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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SKI Sep 13. 2024

AI야, 나는 누구니?

(Insight) AI는 마케팅을 어떻게 바꾸고 있나


A 씨는 오늘 하루가 유난히 힘겹다. 밀린 일이 산더미인데, 상사의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들어주고 있으려니 귀에 피가 났나 싶다. 거울을 보니 다행히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이제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시원한 아이스 라떼 한잔 마시고 싶어 진다. 그렇게 평소에 자주 가던 카페로 들어서니 마음이 좀 놓인다. 그럼 이제 자주 먹던 아이스 라떼를 주문해 볼까. 그렇게 주문을 하려는 찰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바리스타가 미소를 지으며 라떼 한잔을 건넨다. “이거 한 잔 드시겠어요?” 아니 어떻게…? A 씨는 생각했다. 이거 라떼 플러팅인가. 



좀 더 상상해 보자. 바리스타가 실제 사람이 아니라, AI라면 어떨까. 마치 그의 생각을 읽고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면? 취향과 선호를 훤히 알고 있는 AI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이 AI는 카페인이 필요한 시점에 커피를 제안하고, 분위기에 맞춰 음악을 추천하며 일정관리에 자산관리까지 척척 해줄 수 있다. 


이런 상상이 허무맹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AI는 이미 우리 일상으로 가까이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잊고 있던 생활 용품의 구매 주기가 되면 알려주며, 내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한다. 평소보다 이번달 지출이 더 많다는 걸 말해 주며, 소비패턴에 맞는 신용카드를 소개해 주기도 한다. 그렇게 나의 생각을 훤히 꿰뚫고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 


그런데 이 모든 건 어떻게 가능해진 걸까. 그리고 우리 비즈니스에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면 이번 글에서 제대로 한번 알아가 보자. 





나는 누구일까  



앞서 말한 일들이 가능해진 건, AI가 우리의 활동을 눈여겨보고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온라인 상, 우리의 행동과 선택을 AI가 기록하고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AI는 우리의 취향도 알고 있고 우리가 무엇에 반응하지는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 같다. 심지어 어쩔 때는 나보다도 나를 더 잘 아는 것 같다. 


그렇다면 과연 AI가 나를 어떻게 분류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해 보면 어떨까. “그게 가능해?”라고 생각한다면, 지금 핸드폰을 손에 들고 확인해 보자. 아래 순서대로 차근차근 따라 해 보면 구글이 ‘나’를 어떻게 분류해 놓았는지 직접 확인이 가능하다. 


[ 유튜브가 분류하는 내 모습 확인 해 보기 ] 

유튜브 앱 >> 우하단 프로필 >> 우상단 설정(톱니바퀴) 아이콘 클릭 >> Youtube의 내 데이터 >> 개인 맞춤 광고 >> 개인 맞춤 광고 


어떤가? 나에 대한 정보가 상당수 일치 하고 있나? 사실 과거에는 인구통계학적 분류 이외에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까지 좀 더 디테일하게 소개 됐는데 요즘은 더 심플하게 바뀌었다. 아마도 개인정보 이슈 때문 인듯하다. 위의 내용은 외부 강의를 할 때마다 아이스브레이킹을 위해 하곤 하는데, 그때마다 사람들이 그렇게 재밌어한다. 대부분 잘 들어맞지만, 잘 안 맞는 부분도 있고 또 그게 웃음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분류 결과를 들여다보면, 상당히 다양한 라벨링이 되어 있는 걸 알 수 있다. 내가 검색하고 시청했던 행동에 기반한 결과인데. 연령, 성별, 소득 수준, 자녀 유무, 부동산 소유, 소속된 회사의 규모까지 확인할 수 있다. 그러니까 내가 현재 기혼자인지 미혼자 인지. 기혼자라면 자녀가 있는지, 또 자녀가 있다면 몇 세 정도 되는지 알 수 있다. 게다가 현재 직장의 규모는 어느 정도 되는지, 소득은 상위인지 중위인지, 부동산은 소유하고 있는지까지 거침없이 보여준다. 


위의 순서대로 따라가 보면, 유튜브가 분류한 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엥? 나는 이런 정보를 입력한 적이 없는데?”라고 깜짝 놀라는 분도 있다. 당연히 내 소득이 어느 정도 인지, 내 자녀가 몇 세 정도인지 정보를 입력한 적은 없었을 것이다. AI 가 온라인상의 행동 패턴을 통해 추론할 결과물일 뿐이다. 물론 추론이라는 건 가정을 전제로 하기에 100% 정확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많은 이들이 팩트와 상당수 일치하는 것을 보고 놀라곤 한다. 


이쯤 되면 뭔가 싸한 기분이 들어서인지 다급하게 찾아와 이런 질문을 하는 분들도 있다. “이거 어떻게 없앨 수 있나요?” 물론 기본적으로 구글은 로그인 기반으로 고객을 분류하기에 로그아웃을 하고 이용하는 게 가장 쉬운 대처법이 될 것 같다. 



다만,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애드 ID(단말 고유 번호와 매핑된 모바일 활동 기록 식별자)를 기반으로 한 분류는 계속된다. 하지만 어쨌든 구글 플랫폼에서 로그아웃 해 버리면 많은 분류에서 의도적으로 배제될 수 있다. 물론 그렇게 되면, Gmail, 구글 드라이브, 유튜브 등을 디바이스별로 심리스 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기회는 없어진다. 


따라서 로그인한 상태로 데이터 제공 동의를 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그럴 경우 구글을 더 이상 나의 데이터를 트레킹 하지 않는다. 구글은 특별히 이 점을 강조하는데 개인정보보호가 워낙 이슈이다 보니, ‘개인 데이터의 통제권은 사용자에게 있음’을 여기저기에서 알린다. ‘당신이 원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당신의 정보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구글의 맞춤 광고 중지 설정(고객센터/https://support.google.com/accounts/answer/2662922


여기서 중요한 건, 데이터에 기반한 맞춤형 서비스가 어떻게 작동하고 그래서 나에게 어떤 영향이 있는지 아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원리를 과연 우리 비즈니스와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사실 온라인상에서 고객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 의미를 도출하는 AI는 상당히 다양하게 존재한다. 그렇지만 이번 글에서는 우리와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다루는 ‘구글 플랫폼’에 한정해 이야기해 보겠다. 그럼 구글 AI가 나를 어떻게 분류하는 것일까. 그 원리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구글 AI가 나를 분류하는 원리 



구글은 ‘사용자의 검색어와 위치, 사용한 웹사이트와 앱, 시청한 동영상과 광고 및 연령대, 성별을 비롯해 사용자가 Google에 제공한 기본 정보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고객의 데이터는 크게 3가지로 나누어 수집되고 분석된다.  


첫째로 ‘내가 입력한 정보’다. 이는 기본적으로 유저 스스로 구글 계정에 입력한 정보를 기반으로 한다. 생년월일 등을 입력했다면 그 정보를 기반으로 나이를 추정하는 식이다. 이 외에 모바일 디바이스가 가진 위치 정보를 통해 데이터를 얻기도 한다. 


둘째로 ‘내 활동’이다. 이는 유저가 구글에 검색한 히스토리, 방문한 웹사이트 유형, 영상 시청 유형, 시청 시간, 기존 광고에 보인 반응 등을 기반으로 한다. 어제 아이폰 리뷰 영상을 시청했는데, 오늘 아이폰 판매 광고가 뜨는 이유다.  


셋째로 ‘기타 정보’이다. 현재 위치한 지역의 시간대 정보를 활용하기도 한다. 아침에 눈뜬 사람에게 커피 광고를 하는 것은 이런 시간대 정보를 활용한 예가 될 것 같다.* 


결국 위와 같은 데이터를 활용해 AI는 사용자의 관심사와 취향을 추청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여름휴가를 위해 하와이 여행을 검색하는 빈도가 높아지는 유저에게 관련된 광고를 노출하는 식이다. 사실 이런 맞춤형 광고를 보며 편리하게 생각하는 분도 있겠지만, ‘내 개인정보가 새고 있나?’라며 불편해하는 분도 분명 있을 테다. 


따라서 구글에서는 상당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맞춤형 광고를 원치 않으면 언제든지 꺼버릴 수 있다는 안내를 하는 이유이다. 또한 광고를 노출시키고, 이 광고가 왜 노출되었는지를 알려주기도 한다. 유저라면 누구나 클릭 한 번으로 확인할 수 있다.** 


* 참고: 광고를 위해 사용하는 데이터(구글 고객센터 / https://support.google.com/ads/answer/1634057?hl=ko&ref_topic=7049263 ) 

** 참고: 구글 홈페이지 안전센터 / https://safety.google/privacy/ads-and-data/ 



구글이 이렇게 정성스럽게 데이터를 모아, 고객을 분류한 데는 비즈니스에 이용하기 위함이다. 특히나, 광고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다. 누구나 자신들에게 꼭 맞는 잠재 고객을 찾길 원한다. 농구공을 파는 사람은 농구를 좋아하는 사람을 찾고 싶고, 핸드폰 판매하는 사람은 핸드폰 구매자를 찾고 싶어 한다. 따라서 고객이 뭘 좋아하고 무슨 행동을 했는지 알고 있다는 것은 다양한 비즈니스로 확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다양한 비즈니스를 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광고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마케터의 관점에서 우리는 이러한 고객분류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마케팅터는 이런 분류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마케팅 관점에서 이런 고객 분류는 맞춤형 마케팅 진행을 위한 기반을 만들어 준다. 그리고 잠재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맞춤형 광고를 가능하게 한다. 맞춤형 광고의 종류는 다양한데, 이 글에서는 대표적인 유형 5가지만 알아보도록 하겠다.  


첫째 인구통계적 변수를 통해 연령과 성별, 소득 수준이나 자녀 유무에 따른 별도의 광고를 할 수 있다. 영유아 자녀를 두고 있는 유저에게 육아용품 광고를 할 수 있는 게 대표적 사례다.  


둘째, 고객의 취향과 선호에 따라 맞춤형 광고를 할 수 있다. 자전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자전거 광고를,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캣맘을 타깃으로 캣타워 광고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위치 기반으로 맞춤형 광고를 할 수 있다. 휴가철에 부산 해운대 지역에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요트 여행 광고를 할 수 있고, 인천 공항 근처에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로밍 요금 광고를 할 수도 있다. 


넷째, 유저의 디바이스별로 별도의 광고를 할 수 있다. 오래된 플래그십 단말을 사용하고 있는 고객 대상으로 신형 플레그십 단말 광고를 할 수 있다. 


다섯째, 우리 기업의 유튜브 채널을 팔로우하거나 댓글을 다는 등 상호작용을 했던 고객을 타깃으로 맞춤형 광고를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우리 채널에 우호적인 고객이니, 신상품 홍보를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잠재고객이 될 것 같다.  


* 참고: 동영상 캠페인 타기팅에 대한 정보(출처: 유튜브 고객 센터 / https://support.google.com/youtube/answer/2454017?hl=ko


물론 이런 5가지 조건은 중복해 사용할 수 있다. 예컨대, 25세~34세 고객이면서 서울에 살며 아이폰을 쓰고 있는 고객만 골라낼 수 있다. 그중에서 IT 기기나 예술에 관심 있는 고객만 따로 분류할 수 있다. 그렇게 분류하는 게 뭐가 좋은데?라고 묻는다면, 조금 더 디테일하게 타기팅을 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 된다. 단순히 ‘여름휴가를 계획 중’인 사람이 아니라, 해외여행인지 국내여행인지 알고 있다면 좋을 것 같다. 국내라면 도심 속 럭셔리 호텔을 이요하고 싶은지 자연 속 힐링을 원하는 것인지 알고 있다면 더 좋다.  


그렇게 디테일한 니즈를 알아낼수록 우리가 어떤 제품을 고객에게 광고해야 하는지, 또 어떤 점을 소구 포인트로 삼아야 하는지 알 수 있다. 결국, 타기팅을 디테일하게 할수록 고객은 세부적으로 쪼개질 것 같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며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의 궁극적인 도착지점은 바로 개인화 광고일 것 같다. 개인별로 생각하고 좋아하는 것들이 모두 다른 세상에서 개인에게 딱 맞춰서 맞춤형 광고를 할 수 있다면, 성과는 분명 달라질 것이다.  





맞춤형 광고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기업들 



실제로 이런 환경을 십분 활용해 맞춤형 광고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 하나의 상품도 고객의 취향과 선호에 따라 각기 다른 부분을 강조해 소구 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벤츠의 사례다. 벤츠는 고객 취향별로 각기 다른 카피를 제공하는 타깃 맞춤형 광고를 제작했다.  


예를 들어 골프를 즐기는 고객에게는 골프백을 실을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어필한다(파트너의 골프백까지 여유롭게). 팻을 키우는 고객에겐 팻을 태울 수 있는 편의성을 어필하고(반려견이 더 편안해지는 공간). 여행에 관심 많은 고객에겐 여행 가기에 딱 좋은 차라는 얘길 한다(우리 가족 완벽한 차박을 위해).


벤츠의 맞춤형 광고 사례



캠페인 결과 또한 좋았다. 위 캠페인을 통해 시승 신청수가 16.4배 증가했고, 시승 신청 전환율은 이전 기간 대비 16% 증가했다고 한다.* 


이런 성과는 비단 벤츠만의 것이 아나다. 맞춤형 광고를 통해 고객에게 다가간 브랜드들의 긍정적인 성과들이 실증적인 데이터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에서는 수천 개의 F&B 브랜드들의 캠페인을 분석한 결과 관심사 기반의 타기팅이 단순히 데모 타기팅을 한 것보다 광고상 기도는 1.2배, 인지도는 1.5배 높다는 결과**를 공개했다. 


관심사 기반의 타기팅 효과(출처: 유튜브 F&B 플레이북 (Think with Google)) 



이러한 결과가 우리에게 주는 함의는 분명하다. 우선 잠재고객의 관심사를 집요하게 파고들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관심사를 저격할 수 있는 취향 맞춤형 광고를 만들라는 것이다. 누구나 자신이 관심 있어하고 좋아하는 분야의 이야기가 나오면 더 주의 깊게 듣는다. 결국 이런 맥락 가운데 전달되는 광고는 더 이상 귀찮고 성가신 소음이 아닐 거라고 본다. 





생각해 볼거리 



지금까지 <AI야, 나는 누구니?>라는 제목으로 디지털 상에서 이뤄지고 있는 사용자 분류에 대해 이야기했다. AI가 실제로 나를 어떻게 분류하고 있는지 직접 찾아봤다. 그리고 마케팅 관점에서 그런 분류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알아봤다. 구글(유튜브)에서 직접 진행할 수 있는 5가지 맞춤형 광고 유형을 알아봤고. 광고를 통해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는 기업들의 사례까지 살펴봤다. 


결국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싶어 하는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은 분명한 것 같다. 한 편의 광고를 만들더라도 고객의 취향을 저격할 수 있는 광고를 만들어야 한다. 이제 데이터는 우리 주변에 충분히 있다. 과연 그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또 그 활용을 통해 어떤 성과를 이끌어 낼 것인지 온전히 우리에게 달려있는 것 아닐까. 기회를 찾는 이에게만 AI는 무기가 될 수 있다. 




* 마케터를 위한 팁

  - 온라인에서 우리의 모든 활동은 흔적을 남김 

   - AI는 그러한 활동을 추적하고 분석해 고객의 취향과 선택을 예측할 수 있음 

  - 이를 적극 활용한다면 우리의 잠재고객을 찾아 비즈니스를 확장할 기회를 잡을 수 있음 


*참고 자료 

   - YouTube 마케팅의 새로운 장르, 비디오 액션 캠페인 (Think with google 2021 Action 플레이북) 





  

* 글쓴이의 책 소개


* 글쓴이의 EBS방송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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