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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SKI Sep 01. 2024

[McDonald's] 준비된 사람에게만 보이는 그것

(Case Study #6) 생성형 AI는 마케팅을 어떻게 바꾸고 있나

AI는 광고를 어떻게 바꾸고 있나. 


이번에 소개할 사례는 맥도널드와 버거킹의 광고다. 둘 사이의 오랜 경쟁 구도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인데, 브라질 상파울루에서는 유난히 그 경쟁이 뜨거웠던 것 같다. 이번 사례를 준비하며 두 회사의 순발력에 나도 피식 웃음이 났다. 


이들이 AI를 어떻게 이용했는지, 이번엔 좀 가벼운 마음으로 살펴봐도 좋을 것 같다. 예상치 못한 반전도 있으니 끝까지 읽어보자. 




Chat GPT에게 대세를 묻다



Chat GPT가 2022년 말 처음으로 등장한 후, 깜짝 놀란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마케팅 씬에서도 대체 이걸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나 또한 “이거 요물인데 어떻게 쓰지”를 고민하고 있던 차, 맥도널드에서는 선수를 친다. Chat GPT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며 말이다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버거는? What is the most iconinc burger in the world?" 


Chat GPT는 빅맥이라는 답을 보여주고 그에 대한 설명까지 구구절절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이 버거로 말할 것 같으면 1967년에 처음 만들어져서..." 맥도널드는 바로 그걸 그대로 옥외 광고로 써 붙여 버린다. 이게 바로 1등 브랜드의 스웩인가. 줄줄이 이어져 있는 글자색들을 마치 빅맥이 연상되도록 바꾼 센스도 잊지 않았다. 


맥도널드의 옥외광고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버거는?”



이러한 전략은 도브나 하인즈에서 보여줬던 1등 브랜드가 할 수 있는 방식이다. 확고한 인지자산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입지를 뽐내는 방식말이다. 


그런데 이때 예상치 못한 복병이 등장한다. 절대로 질 수 없다는 생각에, 며칠 후 버거킹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Chat GPT에게 한다. 


“그리고 가장 큰 버거는? And which one is biggest?"  


이번에는 와퍼라는 답을 친절하게 보여주는 GPT! "직화 쇠고기 패티와 참깨빵, 치즈, 토마토, 양파, 치즈 등으로 구성된..." 이를 놓칠 리 없는 버거킹은 역시나 그 내용을 그대로 옥외광고로 걸어 버린다. 그것도 맥도널드가 걸었던 버스쉘터 바로 옆에 나란히 보이게 말이다. 문장의 시작을 굳이 'And'로 한 것 또한, 바로 옆에 있는 맥도널드 광고를 의도적으로 의식해 만든 것이다. 'And' 앞에는 "알았으니까 됐고!" 정도가 생략된 것 아닐까. 


* 참고 이미지 - 맥도널드와 버거킹의 광고가 나란히 걸려 있다




비교 광고가 유효한 경우 



맥도널드는 햄버거라는 카테고리의 1등 사업자가 누구인지를 강조하기 위해, Chat GPT를 사용했다. 이는 앞서 살펴본 하인즈 케첩 사례와 마찬가지로 TOP가 가장 높은 시장 선도 사업자가 취할 수 있는 전략이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1등 사업자는 “내가 제일 잘 나가!”를 뽐내며, 고민하지 말고 대세에 올라타라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 다수를 따라 선택하려는 심리는 밴드웨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해당 카테고리에서 확고한 1등일 때 해야 한다. 맥도널드는 이 점을 간과했던 걸까. 버거킹은 품질 좋은 패스트푸드라는 세부 카테고리에서 우위 사업자였다. 양상추가 축 쳐진 빅맥보다야, 아삭아삭한 야채와 함께 한 와퍼를 선택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다. 버거킹은 이 점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곧장 자신이 잘하는 분야를 밀어붙일 수 있는 것이다. Chat GPT마저도 ‘그래 이 분야는 버거킹 니가 킹이지!’라며 인정하듯 말이다. 그래서 상파울루에서는 맥도널드와 버거킹의 경쟁을 옥외광고로 볼 수 있었다. 




디스전의 히스토리



사실 맥도널드와 버거킹이 경쟁하듯 상대방을 디스 하는 광고는 그 역사가 깊다. 버거킹에 등장한 맥도널드 캐릭터 로날드 광고는 익히 잘 알려져 있다. 프랑스 한 도로에는 가장 가까운 맥도널드 매장은 5km, 버거킹 매장은 258km라는 옥외광고를 했다. 그만큼 맥도널드에 비해 버거킹 매장은 몇 개 없다는 걸 디스 한 것이다. https://www.topdaily.kr/articles/72848 버거킹 역시 이에 질세라, 맥도널드 매장 인근에 가면 버거킹 와퍼를 1센트에 먹을 수 있는 쿠폰을 뿌리기도 했다 https://www.brandbrief.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05  



* 맥도널드 vs 버거킹 디스 광고 히스토리

버거킹에 등장한 로날드
"가장 가까운 버거킹 매장은? 258KM" "가장 가까운 맥날은? 5KM" 에라잇!
"가까운 맥날 매장에 가시면 버거킹 쿠폰을 드려요~"



그런데 사실 이러한 경쟁적인 비교광고는 주로 후발 사업자가 하는 전략이다. 1등 사업자가 후발 사업자와 함께 묶여 흙탕물 싸움을 해 봤자 본인들에게 유리할 게 없다. 그렇게 진하게 싸워봐야 ‘그 밥에 그 나물’ 소리 밖에 더 듣겠나. 따라서 이렇게 경쟁 적인 디스광고는 비교광고는 2등이나 3등이 1등을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래서 보통은 펩시가 코카콜라와 비교광고를 하고, BMW가 벤츠와의 비교광고를 해왔다. https://www.motorgraph.com/news/articleView.html?idxno=23850  



BMW의 광고 - "벤츠도 운전의 즐거움을 배달할 줄 안다"
펩시의 광고 "빨대도 거부하는 코카..."
펩시와 코카콜라의 쌍방공격. (펩시: "공포스러운 할로윈이 되길" vs 코카콜라 "누구나 히어로가 되고 싶어 해!")



싸움의 시작이야 어찌 되었든, 경쟁하는 브랜드가 광고로 배틀을 붙는다면 고객은 즐겁다. 힙합 뮤지션들이 서로를 디스 할 때처럼, 그걸 보는 고객들은 묘한 카타르시스마저 느낄 수 있다. 그래서일까. 둘 간의 싸움에 은근슬쩍 숟가락을 얻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서브웨이 샌드위치다. “니들이 내 앞에서 사이즈를 논해?” 긴 사이즈로 치면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따라갈 자가 없는 건 맞다. 상파울루에서 3사가 나란히 광고를 하게 된 이야기였다. 이쯤 되면 정말로 궁금해진다. 이 싸움판에서 진짜 승자는 누구일까. 


3사의 광고판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만 보이는 법



Chat GPT를 광고에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이 광고(맥도널드 vs 버거킹 광고)를 발견했다. 그리고 재치와 센스에 박수를 보냈다. 사실 처음 GPT가 등장했을 때만 해도, 신기하긴 한데 정확도가 떨어져서 활용도가 낮다는 평가도 많았다. 게다가 아이디어를 요청하면 다소 진부한 답을 내놓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 점 때문에 GPT활용은 아직 시기상조인가 라는 생각을 하던 차. 위의 광고 대전을 보며 무릎을 쳤다. 


어떤 도구가 등장하든 역시나 활용하기 나름 아닐까. 기회는 준비된 사람의 눈에만 보일 수 있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Chat GPT 4.0에게 3사가 싸우면 누가 이길지 물었다. 평화주의가 같은 GPT는 “팬들의 응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진부한 답을 내놔 나를 크게 실망시켰다. 하지만 나도 여기서 물러나지 않는다. 추심하러 온 대부업체 직원처럼 다그치자 마지못해 답을 준다. 그 답은 아래와 같다. 이 싸움을 시작한 맥도널드의 전략은 스마트했던 걸까? 


 

* 마케터를 위한 팁 

 - 어떤 도구가 등장하든 그건 활용하기 나름(GPT는 무기였나? 불완전한 신제품이었나?) 

 - Chat GPT의 불완전한 답변도 훌륭한 마케팅 소재가 될 수 있었음   

 - 그래서 우리 브랜드는 AI를 무기로 쓰기 위해 뭘 해야 할까 



* 참고 문헌

송정미, 하영희. (2015) 브랜드의 시장 지위에 따른 직접비교광고와 간접비교 광고의 소비자 반응. 한국심리학회지. 





* AI는 마케팅을 어떻게 바꾸고 있나 

  - [Volvo] 그래서 혁신은 비주류에서 피어난다

  - [Dove] AI 편향성, 마케터는 어떻게 활용할까

  - [Heinz] 무엇이 우리 눈을 그토록 사로잡나

  [BurgerKing] 준비된 사람에게만 보이는 그것


* 글쓴이의 책 소개


* 글쓴이의 EBS방송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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