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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상한호랑이 Apr 04. 2024

「여름 한철」 - 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을 읽었다옹

동백나무 묵은잎 위에

새잎이 돋는 동안

아침 창가에서 시를 읽었다


난초잎이 가리키는 서쪽 산 너머

지는 해를 바라보며

바로 세우지 못한 나랏일에 마음 흐렸다


백작약 뿌리를 달여 먹으며

견디는 여름 한철


작달비 내리다 그친 뒤에는

오랜 해직생활에 찾아온 병은

떠날 줄 몰랐다


여름밤 깊고 깊어 근심도 깊은데

먼 마을의 등불도 흔들리다 이울고

띠구름 속에 떴다 지는 까마득한 별 하나




2024.4.4. 근심의 구름이 하늘을 가리더라도 해와 별은 언제나 그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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