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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상한호랑이 Apr 17. 2024

「비 내리는 밤」 - 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을 읽었다옹

빗방울은 창에 와 흐득이고

마음은 찬 허공에 흐득인다

바위 벼랑에 숨어서

젖은 몸으로 홀로 앓는 물새마냥

이레가 멀다 하고

잔병으로 눕는 날이 잦아진다

별마저 모조리 씻겨내려가고 없는 밤

천 리 만 길 먼 길에 있다가

한 뼘 가까이 내려오기도 하는 저승을

빗발이 가득 메운다




2024.4.17. 내 마음 적시던 비는 다시 흐르고 흘러갈 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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