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읽었다옹
오리치를 놓으려 아배는 논으로 나려간 지 오래다
오리는 동비탈에 그림자를 떨어트리며 날어가고 나는 동말랭이에서 강아지처럼 아배를 부르며 울다가
시악이 나서는 등뒤 개울물에 아배의 신짝과 버선목과 대님 오리를 모다 던져버린다
장날 아츰에 앞 행길로 엄지따러 지나가는 망아지를 내라고 나는 조르면
아배는 행길을 향해서 크다란 소리로
― 매지야 오나라
― 매지야 오나라
새하려 가는 아배의 지게에 치워 나는 산으로 가며 토끼를 잡으리라고 생각한다
맞구멍난 토끼굴을 아배와 내가 막어서면 언제나 토끼새끼는 내 다리 아래로 달어났다
나는 서글퍼서 서글퍼서 울상을 한다
2025.4.23. 듬직하던 그 모습, 언제나 등불이 되어주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