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도 ― 남행시초1」 -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읽었다옹

by 수상한호랑이

솔포기에 숨었다

토끼나 꿩을 놀래주고 싶은 산허리의 길은


엎데서 따스하니 손 녹히고 싶은 길이다


개 데리고 호이호이 회파람 불며

시름 놓고 가고 싶은 길이다


궤나리봇짐 벗고 땃불 놓고 앉어

담배 한 대 피우고 싶은 길이다


승냥이 줄레줄레 달고 가며

덕신덕신 이야기하고 싶은 길이다


더꺼머리 총각은 정든 님 업고 오고 싶을 길이다




2025.7.2. 평범한 일상조차 찬란하게 만들어주던 그 길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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