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읽었다옹
머리 빗기가 싫다면
니가 들구 나서
머리채를 끄을구 오른다는
산이 있다
산 너머는
겨드랑이에 깃이 돋아서 장수가 된다는
더꺼머리 총각들이 살아서
색씨 처녀들을 잘도 업어간다고 했다
산마루에 서면
멀리 언제나 늘 그물그물
그늘만 친 건넌산에서
벼락을 맞아 바윗돌이 되었다는
큰 땅괭이 한 마리
수염을 뻗치고 건너다보는 것이 무서웠다
그래도 그 쉬영꽃 진달래 빨가니 핀 꽃바위 너머
산 잔등에는 가지취 뻐국채 게루기 고사리 산나물 판
산나물 냄새 물씬물씬 나는데
나는 복장노루를 따라 뛰었다
2025.9.26. 그 모든 걸 품고도 이 한 몸 뛰놀 공간 있는 넉넉한 존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