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이 바다가 되어」 - 윤동주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를 읽었다옹

by 수상한호랑이

하루도 검푸른 물결에

흐느적 잠기고…… 잠기고……

저─ 왼 검은 고기떼가

물든 바다를 날아 횡단할고.


낙엽이 된 해초海草

해초마다 슬프기도 하오.


서창西窓에 걸린 해말간 풍경화.

옷고름 너어는 고아의 서름.


이제 첫 항해하는 마음을 먹고

방바닥에 나딩구오…… 딩구오……


황혼이 바다가 되어

오늘도 수많은 배가


나와 함께 이 물결에 잠겼을게요.


(1937.1)




2023.11.28. 그 어떤 바다에도 서러움은 있겠지만, 반드시 떠나야 할 항해가 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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