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상」 - 윤동주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를 읽었다옹

by 수상한호랑이

거리가 바둑판처럼 보이고,

강물이 배암의 새끼처럼 기는

산 위에까지 왔다.

아직쯤은 사람들이

바둑돌처럼 버려 있으리라.


한나절의 태양이

함석지붕에만 비치고,

굼벙이 걸음을 하든 기차가

정거장에 섰다가 검은 내를 토하고

또 걸음발을 탄다.


텐트같은 하늘이 무너져

이 거리를 덮을까 궁금하면서

좀더 높은 데로 올라가고 싶다.


(1936.5)




2023.12.6. 멀리 떨어져 보면 보이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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