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해진 한 주에 긴장감을 주는 독서모임
국문과를 졸업했다. 그때는 의무적으로, 학업을 위해 책을 읽으니 숙제 같았다. 아니 숙제였다. 숙제가 아닌 진정한 '책 읽기'의 묘미를 느낀 건 졸업 후였다. 책 읽기를 더욱 재밌게 하기 위해 독서모임도 해보았지만, 뭔가 재미가 없었다.
책만 읽어도 뿌듯한 사람도 있었고, 책은 읽었지만 무엇도 남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내 얘기이다. 올해는 책을 제대로 읽기 위해 일독일행을 하고 있다. 난 다독은 딱 싫어한다. 소화도 못 시키면서 많이 읽기만 하는 건 무의미하다. 여행 가서 소화도 못 시킬 음식, 유명하다는 이유로 막 먹는 것과 뭐가 다른가. 난 하나를 먹어도 제대로 먹고 싶다.
그러던 중에 국문과 동기가 집에 놀러 왔다. 우리는 자주 만나진 않지만 만날 때마다 비슷한 영감을 나눈다. 비슷한 걸 최근 깨달았거나, 비슷한 인풋을 받아 서로 신기해한다. 이 친구와 사적인 독서모임을 시작했다. 이른바 <느슨해진 한 주에 긴장감을 주는 독서모임> 한 주도, 하루도 아무 생각 없이 살면 그냥 지나간다. 하루 30분이라도 긴장감을 가져보자며 붙인 이름이다.
책은 내가 읽고 싶었던 <세이노의 가르침>으로 정했다. 이 정도 두께의 책은 러닝메이트가 꼭 필요하다. 안 그럼 절대 반도 못 읽는다. 이 책을 첫 번째 책으로 읽기로 결정했다. 1일 1개 꼭지를 읽고, 짧은 글을 공유하기로 했다. 아주 흥미진진하다.
이 친구와 웃으면서 말하지만, 책 읽으며 힐링하고 머리가 맑아지는 뼛속까지 국문과 친구들이다. 실제로 책 읽기는 뇌의 전신운동과 다름없다고 한다. 진정한 '뇌이트'를 시작한다. 책 읽고, 글쓰기 130일 프로젝트.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