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키 스가루의 <3일간의 행복> 리뷰
처음 이 책의 표지를 봤을 때는 일본의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이 소설로 나오는, 그런 종류의 소설인 줄 알았다. 대게 그런 책들은 애니메이션적인 표지와 그 특유의 느낌을 가진 디자인으로 책이 출간되기 마련이다. 이 책도 그런 책 중에 하나였다.
하지만 이 책은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이 원작이 아닌 일본에서 히트를 기록한 웹소설이 종이책으로 출간된 것이라고 한다. 원제는 '수명을 팔았다. 1년 당 1만 엔에'라고 한다. 이 특이한 제목에 이끌려 난 이 책을 집어 들었고 특이한 소재의 이야기들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너무 재미있게 읽힌 의외의 재미를 선물해준 책이 되었다.
인간의 삶의 가치에 대한 고민
이 소설의 주인공인 쿠스노기는 우연히 알게 된 한 상점에서 자신의 수명을 팔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수명에 대한 감정을 받게 된다. 그러나 1년 당 1만 엔이라는 낮은 가치를 받게 되고 3개월의 수명만을 남긴 채로 자신의 수명을 모두 팔아치우게 된다.
소설의 초반에 쿠스노기는 과거 학교를 다닐 때 선생님께 들었던 질문을 떠올린다. 인간의 수명을 실제 돈으로 따지면 얼마나 될 것 같냐는 그 질문은 분명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 이야기다. 그리고 학급 친구들의 계산은 누구나 흔히 그런 식으로 계산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앞으로 벌게 될 돈을 추정해서 자신의 가치로 환산하는 것.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이 독특한 소재는 굉장한 흥밋거리 기도 하고 많은 부분을 생각하게 한다. 가벼운 분위기의 소설처럼 보이지만 담고 있는 메시지는 꽤 무겁고 강렬한 소설이다.
그 이후에 쿠스노기에게는 감시인 미야기가 붙게 된다.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의 문제행동을 감시하기 위한 조치로 쿠스노기와 미야기는 사실상 동거나 다름없는 생활을 시작한다.
궁지에 몰린 인간이 할 수 있는 행동
하나의 장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런 내용의 작품들은 대게 철학적이고 재미가 있었다. 흔히 말하는 '인간 관찰'이 가능한 이야기나 '하나의 작은 사회'를 보여주며 우리의 사회를 비유하는 이야기들. 이를테면 <무한의 리바이어스> 같은 이야기. 거기서 우리는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3일간의 행복>에서는 쿠스노기, 한 사람에게 한정되지만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인간이 최대한의 궁지에 까지 몰리게 된다면 어떤 행동을 하게 될까?
어렸을 때 농담 삼아 누구나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무엇을 하겠는가, 라는 질문을 친구에게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어렸을 때야 낭만적인 대답들이 많았지만 나이가 들고 선의 가치가 자신에게 큰 의미가 없는 현실을 느끼게 되었을 때, 악한 인간들이 문제없이 잘 살아가는 현실들과 부조리한 사회를 피부로 겪게 되었을 때. 그 이후의 우리의 대답은 범죄의 영역을 넘어 욕망을 채우는 쪽의 대답들이 점점 늘어갔다.
사실 당장 내일 죽는다는데 오늘 뭔가 힘들게 노동을 하고 남들이 알아주든 알아주지 못하든 자신에게 즐겁지 않은 일을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작가는 본인이 그런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는 하지만 의외의 작품성과 재미를 가진 작품인 건 확실하다. 주인공인 쿠스노기가 남은 수명 동안 생각하고 행동하는 일들을 지켜보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그 재미를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함께 느꼈으면 하는 마음이다.
아마도 그 3일은.
내가 보냈어야 했던 비참한 30년보다도,
내가 보냈어야 했던 유의미한 30일보다도,
훨씬, 훨씬 가치 있는 나날이 될 것이다.
- 쿠스노기, <3일간의 행복> 中에서.
매우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글쓰기.
음악과 소설을 사랑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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