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인디 View

착한 남자와 나쁜 남자의 공존, 멜튼의 음악 Part1

다재다능 아티스트, 착한 남자 지훈의 이야기

by Dike

"형, 이렇게 하면 괜찮을까요?"


겨울로 막 접어드는 어느 하루의 저녁, 망원동의 작업실에선 급한 프로젝트 건의 어떤 가이드곡이 녹음되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후드를 뒤집어쓰고 딴짓에 몰두하고 있는 또 다른 남자가 앉아 있었다. 전혀 다른 느낌의 두 사람이 공존하고 있는 이 작업실엔 전혀 어색한 공기가 없었고 심지어 묘한 안정감이 느껴지고 있었다. 다시 노래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나는 그의 목소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미 익히 알고 있는 세련된 음색이었지만 이렇게 직접 들으니 알 수 있었다.


"지훈아, 이거 완전 괜찮아!"


작곡가가 만나는 인디 아티스트들의 이야기, <인디 View>.

일곱 번째 주인공인 멜튼(Melten Band)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mrmmAMIEUgg

멜튼의 <Don't Leave Me> MV


Q. 소개를 부탁합니다.


A. 멜튼 : 안녕하세요. 저희는 조지훈과 이우용으로 구성된 멜튼입니다. 반갑습니다.


Q. <Narcissist>가 바로 얼마 전에 발매되었어요. 내일은 공연도 앞두고 있는데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A. Dike & 조지훈(멜튼) & 이우용 : (빵 터짐) 푸하핫.....


Dike : 이미 알 것 같지만.(웃음)


지훈 : 곧 예정된 일로 최대한 즐겁게 지내려고 하고 있어요.(웃음)(어떤 일인지는 3편에 공개) 음악도 많이 들어보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순수하게 음악을 좋아했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해요. 음악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도 되는 시기고요. 일단은 둘이 만나면 뭘 계속하고 있더라고요. 레퍼런스를 잡고 곡을 만들다가도 그렇게 못 갈 때가 많아요. 성격이 둘 다 제각각이라서.(웃음) 그런 부분이 재미도 있고 신기한 것 같아요.

우용 : 남의 외주 일을 하다가도 어느 순간에 어, 하고 ‘이거 우리 곡이네’하면서 프로젝트를 따로 저장하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고 그래요.


지훈 : 조금 이상한 것 같아요.(웃음)


Photo by Jinveun


Q. 먼저 지훈 님에 대해서 알아볼게요. 지훈 님의 성장과정이 궁금해요. 본인의 일생을 짧게 얘기해 준다면.

A. 지훈 : 저는 크게 굴곡이 있는 삶은 아니었어요. 어디선가 감명을 받아서 음악을 했다기보다는 가족들도 음악을 하는 걸 반대하지 않았고 다들 좋아했어요. 시작하게 된 계기는 중학생 때 좋아하는 여학생이 있었는데 그 친구가 노래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학원을 같이 등록을 했어요. 그때 시작을 했죠. 저는 취미반이었고 일종의 탈출구라고 생각하고 하고 있다가 고등학교를 가게 되었고 공부를 하다가... 그러다가 다시 하게 되었어요.(웃음) 공부를 하러 방에 들어가도 블로그 같은 곳에서 이어폰 꽂고 계속 조그맣게 노래 따라 부르고 뒤에서 엄마 쫓아오시고 그랬죠. 친형과 나이 차이가 나는 편인데 형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옛날 음악을 많이 들었어요. 주변 사람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조금 다른 얘기를 하자면 저는 원래 예비 신학교라고 해서 성직자가 되는 과정이 있어요. 원래는 그걸 하려고 했었다가 고등학교를 2학년 때 자퇴했어요. 사제를 준비하다가 중간에 음악을 좀 더 해보고 싶어서 발길을 돌렸죠. 크게 뭔가에 감명을 받아서 음악을 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온 것 같아요. 노래를 부르는 제 목소리가 나쁘지 않다고 혼자 생각했어요.(웃음)


Dike : 스스로 알았군요.(웃음)


지훈 : 이게 맞는 건가, 나 혼자 느끼는 건가, 하다가도 주변에서 응원해주는 친구들이 있어서 좋은 기분으로 하게 된 것 같아요. 지금은 우용이와 굿나잇스탠드 혜빈이랑 같이 하고 있고요.


Dike : 결코 평범하지 않은데요. 드라마 <뷰티 인사이드>에 나오는 현실판 안재현이네요.(웃음) 성직자가 되려고 하는 캐릭터로 나오거든요.


지훈 : 맙소사.(웃음) 성직자를 준비할 때는 마지막에 하는 것 중에 일어나서, 밥 먹기 전에 등등 하루 종일 기도를 하는 게 있어요. 그건 괜찮은데 다른 사람들처럼 내가 진지한가에 대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옆에 있는 친구는 정말 절실하게 그 길을 가고 싶어 하는데 나는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부모님께 이 길이 아닌 것 같다고 말씀드렸죠.


Photo by Jinveun

Q. 개인적으로 음악을 만드는 작가로서 굉장히 바쁜 한 해를 보내신 것 같아요. 올해만 굿나잇스탠드로서 4장의 앨범(심지어 바로 어제 새로운 싱글 '우리의 밤'이 또 나왔다), 멜튼으로 4장, 그리고 굿나잇에비뉴 활동까지 했어요. 작업량이 엄청난데 안 힘들었나요?


A. 지훈 : 같이 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많이 힘들진 않았어요. 힘든 것보다는 더 많이 하고 싶었어요.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많이 표현하고 싶었고요. 작업량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강박도 있었던 것 같아요. 시간이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고 더 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렇다고 쫓기듯이 한 건 아닌데 어느 한편에는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고 하는 마음들이 있어서 표출을 했던 것 같아요. 별다른 취미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 더 그랬던 것 같고요. 저라는 사람이 원래 강박 아닌 강박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우용이나 혜빈이가 편하게 해도 될 것 같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고 있어요. 이 강박이 좋은 건지 아닌 건지는 시간이 더 지나 봐야 알 것 같아요.


Q. 굿나잇스탠드에서도 멜튼 밴드에서도 조지훈이라는 아티스트가 음악적인 중심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밖에서 보는 제3자의 입장에서는 실제로 작업량도 가장 많고 본인이 이끌어가고 있는 느낌이 들거든요.

A. 지훈 : 항상 그게 뭔가 갈증처럼 남아 있어요. 제가 주도한다는 생각을 안 했었고 주도하는 분야가 서로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같이 작업을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하는 편이죠. 그래서 밖에서 그런 얘기가 종종 나오면 이거에 대해서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어려운 질문이에요, 정말.(웃음) 예전부터 항상 말했던 거는 그 시간에 같은 공에 있으면 같이 음악을 만든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 시간이 행복하고 재밌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같이 하는 게 혼자 할 때랑은 확실히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Photo by Jinveun

Q. 초기에는 굿나잇스탠드에서 어쿠스틱한 감성의 음악을 만들었다면 최근의 굿나잇스탠드에서나 멜튼의 음악은 꽤 몽환적인 정서를 가지고 있어요. 신스 팝을 보여주고 있잖아요. 취향이 바뀌고 있는 걸까요?


A. 지훈 : 바뀌고 있다면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전에 했던 감성을 싫어하는 건 아닌데 비유하자면 옷장에 보면 이런 옷도 있고 저런 옷도 있잖아요. 이런 옷도 존재한다는 걸 최근에 우용이를 통해 알게 되고 또 막상 입어보면 아직 어색한 것 같기도 한데 주변에서는 어울린다는 얘기도 있어서 거기에 따라서 저도 노력이란 걸 하게 되더라고요. 제 입장에서 신선한 느낌이고 더 많은 걸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로 할 수 있는 분야들이 달라서 재밌는 것 같아요. 그래서 굿나잇스탠드와 멜튼으로 사용하는 유튜브 계정들도 다르게 분리해놓았고 우용이와 할 때와 굿나잇스탠드를 할 때의 듣는 음악의 플레이리스트도 달라요. 우용이와 멜튼을 할 때의 플레이리스트가 주는 매력이 따로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게 재밌고 더 노력하려는 상태예요.


Q. 지금까지 작업한 곡 중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곡이 있나요? 그 곡을 작업했을 때의 에피소드와 곡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A. 지훈 : 가장 기억에 남는 건 <Starry night>에요. 완성도나 취향을 떠나서 그때는 일정이 굉장히 촉박했는데 밤에 우용이에게 연락이 왔어요. 바로 오겠다고 하더라고요. 심지어 친구들도 데려와서 같이 베이스라인도 고민해주고 밤새 같이 작업해서 태어난 곡이 <Starry night>이에요. 그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어느 정도의 구성이 있었는데 어떻게 할지 몰라서 우용이에게 토스하고 서로 떨어져 있으니까 어떻게 하지, 막 이러다가 선뜻 늦은 시간에도 와줬던 게 고마웠죠.


우용 : 가사가 처음에 너무 우울해서 제가 ‘형, 요즘 힘들어요?’라고 했었어요.(웃음) 가이드도 다르게 해 보라고 얘기하기도 했어요. 영어처럼 흥얼거려놓은 것 중에 ‘Starry night’이라고 들리는 부분이 있어서 이렇게 저렇게 하면 멋있겠다 싶어서 전화로 얘기하다가 택시 타고 갔죠. 제가 집이 분당이라서 분당에서 바로 출발했죠. 만나서 쭉 만들었어요. 심지어 이 곡은 한번 엎기도 했었어요. 레퍼런스도 아예 없었는데 앨범 자켓의 이미지가 떠올라서 그걸 제가 설명하고 그걸 기반으로 만들었죠.


지훈 : 저희는 나름 앨범 자켓을 엄청 신경 쓰는 팀이에요.(웃음) 밖에서는 아닐 수도 있겠지만 저희는 그렇게 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그렇게 할 거고요.

Photo by 한올빼미

Q. 메이킹에 관련된 능력뿐만이 아니라 보컬로서도 꽤 유명하잖아요. 인디 씬에서 나름 국보급 음색(?)의 남자 보컬리스트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어요. 실제로 피처링도 많이 하고 있고요. 제 곡을 가이드해줬을 때도 엄청 느꼈어요.(웃음) 피처링으로 참여한 곡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은 어떤 곡인가요?


A. 지훈 : 보통 처음이 가장 생각이 나는 것 같아요. 맨 처음에 ‘숨셔’라는 아티스트가 있어요. 소개로 알게 되어 연락이 와서 같이 작업을 했죠. 다른 곡들도 재밌게 했지만 처음에는 ‘이거 어떻게 하면 되는 거지’하면서 헤매면서 하는 게 재밌던 것 같아요. 보컬 녹음할 때는 보통 첫 테이크가 가장 좋은 것 같은데 조금씩 변하니까 그걸 다시 부르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최대한 첫 테이크를 살려두고 다른 것들을 섞어서 하는 걸 연습 중이에요. 이런 노하우들을 깨닫게 되는 게 재밌어요.



Q. 이제 조금 다른 얘기들을 해볼게요. 조지훈이라는 사람이 음악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들이나 가치관이 궁금해요. 본인에게 음악은 어떤 존재인가요?


A. 지훈 : 요즘이랑 전이랑 다른 것 같아요. 전에는 내가 힘들면 힘든 걸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조금 추가된 생각은 저 사람들이 이런 기분을 느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귀로 듣는 것도 있지만 앨범 자켓이나 음악에 대해 보이는 선이나 영상 같은 것들을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저한테 있어서 음악은 처음으로 돌아가 생각해보면 뭔가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내가 할 수 있는 표현 중에 와 닿는 게 무엇인지 생각했을 때, 음악을 했던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더라고요.


Dike : 멜튼이라는 아티스트로서 굉장히 열일(?)을 하고 있는데 가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어쩌면 너무 무리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요.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다작을 하고 작가로서, 플레이어로서 모두 활동하는 아티스트는 사실 드물잖아요. 그래서 이 사람에게는 음악이 어떤 존재이기에 이렇게 할 수 있는 걸까, 라는 생각도 했어요.


지훈 : 뭔가 답답한 게 많아서 말하고 싶었던 게 많았던 것 같아요. 뭘 해야 할지 몰라서 이렇게 표현되는 중이에요. 노는 것도 좋아하는데 음악을 하는 것도 재밌어서 맨날 작업실에서 샘플 하나씩 듣다가 막 뭔가 하고 있고 그러는 중이죠. 막상 엄청 열심히 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다작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어떤 곡을 만들었을 때 완벽하게 다 되어있을 때 들려주고 싶은 게 있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이 잘 안 되는 것 같아서 고민이기도 하고 이걸 해결해나가려고 했던 게 다작의 이유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또 어떤 면에서는 다른 생각도 드는 게 오래 붙잡고 있다고 해서 잘 되는 것도 아니더라고요. 뭔가 언어 같은 느낌이에요. 말하다가 딴 소리를 할 수도 있는 그런 느낌?


Photo by 한올빼미


Q. 사실 초기의 편곡들을 듣다가 시간 순서대로 최근의 작업까지 듣다 보니 시간에 따라 발전하는 것들도 굉장히 많이 들리더라고요. 음악적으로 좋은 결과물들을 들려주고 있는데 음향적으로 사운드는 러프한 느낌이 간혹 있어요. 의도한 사운드인가요?


A. 지훈 : 모르겠어요. 의도를 했다는 것보다는 그때 당시엔 그냥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했었고 100을 다 하려고 했는데 100이 다 안 될 때도 있더라고요. 계속 그런 것 같아요. 지금도 잘하는 여러 동료들에게 피드백을 받기도 하는데 매번 그런 것 같아요.


https://music.naver.com/musicianLeague/contents/index.nhn?contentId=72927


Q.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는?


A. 지훈 : 누굴 좋아했더라.(웃음) 멋있고 그런 사람들의 리스트를 적어서 말하는 게, 그런 부분이 저한테 없는 것 같아요. 오그라들기도 하고. 그때마다 어울리는 느낌을 찾아서 듣고 영향을 받는 것 같아요. 이런 질문을 최근에 어떤 엔터 미팅 자리에서 받은 적이 있었는데 저는 옆에 있는 사람(우용)으로 말했거든요. 실제로 우용이의 영향을 요즘 많이 받고 있고요. 아마 조만간 제가 예전에 듣던 음악들을 다시 찾아 듣는 시간이 생길 것 같아요.(웃음)


Q. 최근 듣고 있는 음악은?


A. 지훈 : 우용이의 음악을 듣고 있어요.(웃음)


Dike & 우용 : (빵 터짐)


Dike : 워너비 아티스트군요.(웃음)


우용 : 잘못하면 말실수가 될 수도 있어. 사람들이 읽다가 얘가 뭔데(?), 그러면 어떡하려고.(웃음)


Q. 음악 외의 취미가 있다면?


A. 지훈 : 요즘엔 술을 좀 먹어보고 있어요.


Dike : 술을?


지훈 : 그렇게 많이 먹진 않는데, 아니에요. 잘못 말한 것 같아요.(웃음) 음, 이게 취미는 아닌데 성격적으로 우유부단한 부분이 있어서 뭔가를 하려고 하면 나가서 걸어 다녀요. 근데 생각해보니 그게 나쁘지 않더라고요. 그게 취미가 된 것 같아요. 뭔가 이상한 말인데 걸어 다니는 게 취미예요.


https://www.youtube.com/watch?v=iRpWm7KpA0Q

멜튼 <Something In Your Mind>




착한 남자와 나쁜 남자의 공존, 멜튼의 음악 Part 2는 12월 4일 화요일 오전 10시에 업로드됩니다.

라인메이커 기타리스트, 나쁜 남자 우용의 이야기


멜튼을 만날 수 있는 곳

멜튼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melten/
멜튼 네이버 뮤지션리그 : https://music.naver.com/artist/home.nhn?musicianId=11429
멜튼 Insta : https://www.instagram.com/meltenband/
멜튼 Youtube : https://www.youtube.com/channel/UCmFdebn1j0OwIfUwHMqsO7g

조지훈 Insta : https://www.instagram.com/g.night_jihun/
이우용 Insta : https://www.instagram.com/ted.r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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