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메이커 기타리스트, 나쁜 남자 우용의 이야기
지난 회차의 Part 1 에 이어 멜튼의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Q. 오래 기다리셨어요. 이제 우용 님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우용 님이 어떻게 음악을 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간략히 얘기해 준다면.
A. 우용 : 저는 외국에서 오래 살다왔고 평범하지 않은 나라(?)에서 살았어요. 이집트와 요르단에서 오래 살았었고 원래는 운동만 했었는데 어느 날 어떤 형 집에 놀러 갔다가 그 형이 일렉기타를 치는 걸 보게 되었어요. 그게 너무 멋있어서 ‘이건 어쩔 수가 없다’라고 생각하고 바로 기타를 사러 갔어요. 그때는 혼자 타브 악보(번호로 표시된 기타용 악보)를 보면서 그 당시에 유행했던 캐논 변주곡 락버전을 연습했는데 너무 어려워서 레슨을 받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락을 듣게 되어서 RHCP(레드 핫 칠리 페퍼스)나 딥 퍼플을 카피하면서 재미가 들렸어요.
어느 날 학교에서 장기자랑을 할 일이 생겼어요. 제가 미국 학교를 다녀서 외국인들 사이에 인종차별이 좀 있던 나라에 있었는데 거기서 공연을 하니까 그 순간에 인종차별이 확 사라지더라고요. 공연이 끝나고 모든 사람들이 절 알고 먼저 인사를 건네게 되니까 그게 짜릿하고 인싸(?)의 느낌을 느끼게 되면서 희열을 느꼈죠. 시작은 그렇게 시작을 하게 되었어요.
락 쪽으로 관심을 두고 중 1, 2 때부터 시작을 해서 고2 때 한국을 와서 실용음악과 입시를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여기서 입시에 재미를 못 느끼고 음악을 그만둘까도 생각하게 되었어요. 저는 밴드를 대한 꿈을 중학교 때부터 놓지 않았거든요. 정작 입시를 하다 보니 입시를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입시곡을 치다가도 결국 락을 치고 있거나 초견을 해도 락으로 하고 있더라고요. 제가 원래 라인 만드는 걸 좋아해서 연습하다가 결국엔 라인을 만들고 있었죠. 숙제를 해가면 숙제를 해가는 게 아니라 다른 걸 해가는 느낌이었죠. 억지로 뭔가를 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그렇게 된 것 같아요.
Q. 사실 우용 님에 대해서 많이 궁금했어요. 이미 굿나잇스탠드로 활동하고 있던 지훈 님에 비해 정보가 많이 없는 편이었거든요. 멜튼에서 기타리스트면서도 편곡이나 전체적인 곡 작업을 같이 하고 계신 것 같은데.
A. 우용 : 제가 형을 좋아하는 이유가 멜로디를 쓰고 하는 것에도 욕심이 있어서 노래를 잘하는 편이 아니고 사람들 앞에서 하는 걸 꺼리는데 지훈이 형 앞에서는 부끄럼 없이 막 하고, 아이디어도 잘 받아주는 성격이라서 처음에는 소통에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지금은 엄청 잘 서로 이해하는 편이에요. 가끔 진짜 웃긴 건 제가 보컬 멜로디를 만들고 있고 형이 악기들 라인을 만들 때가 있어요. 웬지 네가 이런 걸 칠 거 같아서 준비했어, 이러고.(웃음)
지훈 : 종류 별로 준비해봤어.(웃음)
우용 : 저도 듣다가 어, 이거 내가 칠 것 같은데, 하고. 반대가 될 때 재밌는 것 같아요. 가사 쓸 때가 의견이 제일 안 맞을 때인데 형은 착한 남자의 감성을 가지고 있고 저는 나쁜 남자의 감성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예전에 라디오에서 어떤 분이 저희 곡을 소개하면서 착한 남자와 나쁜 남자가 공존한다고 소개하시더라고요. 엄친아와 나쁜 남자의 무언가가 공존한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생각해도 그런 면이 있는 것 같아요. 항상 싸우다가 중간이 나오거든요. 이게 정확히 멜튼의 음악을 표현해주는 말인 것 같아요.
Q. 인디 View에서 기타리스트를 인터뷰하는 건 처음이에요.(웃음) 와인루프는 기타리스트가 없는 밴드였거든요. 개인적으로 저는 원래 꿈이 기타리스트였기 때문에 더 반가워요. 보통 기타리스트들은 어렸을 때 락 음악을 카피하면서 꿈을 키우잖아요. 지금 신스 팝을 하고 계신데 신스 팝을 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A. 우용 : 예전에는 메탈리카 같은 음악을 좋아했어요. 원래는 메탈을 하고 속주왕이 꿈이었죠.(웃음) 처음엔 다 그래요.
지훈 : ??!?!!?
Dike : 나도 그랬었어.(웃음) 원래 다 그래.
우용 : 그런데 어느 순간 외국 친구들과 놀다 보니 항상 파티에 가면 EDM이 나오고 있더라고요. 듣다 보니 신스와 강한 베이스 소리에 사람들이 춤추고 있는 게 멋있더라고요. 저런 게 밴드로도 있을까, 생각했는데 그때는 모르고 있다가 Two Door Cinema Club이라는 밴드의 음악을 듣게 되었는데 너무 신나고 개러지틱한 느낌이 좋았어요. 그리고 기타가 코드를 치는 것 말고 메인 멜로디 자체를 가지고 가는 게 멋있어서 거기에 반하고 푹 빠졌어요. 그때부터 라인에 빠진 것 같아요. 그리고 엇박으로 가는 느낌이 멋있어서 거기에 확 빠졌죠. 보컬과 악기의 멜로디가 같이 어우러져서 가는 게 좋더라고요. 신스와 밴드가 같이 나오는 느낌을 알게 되었죠. 나이가 조금 더 먹기 시작하고는 개러지틱한 느낌만 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뭔가 세련된 느낌의 밴드가 나오기 시작하더라고요. The 1975 같은 팀들. 원래는 레트로 한 걸 좋아하다가 이런 세련된 느낌이 나오니까 제가 느끼기엔 훨씬 멋있더라고요.
Q. 와일드베리의 <너란 우주 안에서>의 작업에도 참여하셨어요. 멜튼에서나 굿나잇스탠드의 작업도 같이 하는 것을 보면서 우용 님도 지훈 님 이상의 음악적인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작업을 하면서 재밌던 일들이 기억나는 게 있을까요?
A. 우용 : 그때 제일 문제였던 게 퓨처 베이스라는 장르에 기타가 끼기가 힘들거든요. 그래서 앞부분은 문제가 없었는데 맨 뒤에 보컬 하고 같이 나오는 솔로를 할 때 불꽃 솔로(?)를 보여 달라고 하셔서 좀 무서웠어요.(웃음) 옛날이라면 괜찮았을 텐데 제가 나이가 들면서 부드러워졌더라고요. 지훈이 형이랑 팀을 하면서 톤도 부드러워지고. 그래서 오랜만에 불꽃 솔로(?!?!)를 하려니 힘들었어요. 올드한 느낌이 있어도 상관없으니 블루지하게 해달라고 해서, 녹음을 지훈이 형이 받아주고 있었는데 60, 70년대 블루스 솔로 하는 사람 보는 것 같다고 계속 장난을 치면서 놀리더라고요. 옆에서 뭔가 막 따라 하고 있고 그래서, 웃느라 녹음이 좀 걸렸어요.
지훈 : 와일드베리도 빨리 가야 하는데 셋 다 웃다가.(웃음) 서로 웃으면서 해가 뜨고 난 뒤에 집에 갔죠.
Q. 음악을 하는 건 늘 즐겁기만 한 일은 아닐 거예요. 저도 그렇거든요(웃음). 음악을 하면서 힘든 점들이 있다면 어떤 것들일까요?
A. 우용 : 저는 주관이 강한 편이라서 제가 하고 싶은 걸 해야 하는 스타일이에요. 그 와중에 이상주의자라서 그게 엄청 심해서 꿈꾸고 있는 것과 현실적인 부분들이 공존해야 하는 부분이 힘든 것 같아요. 원하는 게 정확하게 있는데 아직 뭔가 시장이 좀 작은 느낌이라서 많이 발전은 했지만 다른 곳에 비해 좀 좁은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아직은 음악 자체가 틀 안에 있는 느낌이에요. 제가 외국에 오래 살아서 외국 사람들과 한국 사람들이 느끼고 생각하는 게 너무 다른데 그거에 적응하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입시를 할 때도 이건 이렇게 해야 돼,라고 말하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정답이 있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전 항상 답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https://www.youtube.com/watch?v=nQ-wnbiUiHw
Q. 사실 두 분을 보고 있으면 정말 열심히 음악을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분 전환을 할 타이밍들이 있는지 의문이에요(웃음). 보통 다른 분들은 딴짓들을 하다가 영감을 얻기도 하는데 우용 님은 음악을 하면서 영감을 어디에서 얻나요?
A. 우용 : 저는 작업을 하는 도중에 안 되는 것 같으면 바로 놓고 나가는 스타일이에요. 형은 안 돼, 앉아서 해야 돼!라고 하는 스타일이고요. 또 재밌는 건 제가 ‘그래, 나가지 말자’라고 하면 ‘그래, 나갔다 오자’라고 해서 나갔다 와요. 이렇게 오래된 부부 느낌으로 소박하게 피자도 먹고 사람이 많은 곳으로 가서 사람 구경을 하고 와요. 낮 시간에는 제가 커피를 엄청 좋아해서 합정 쪽에 그 날의 기분에 따라 예쁜 카페나 혹은 어두운 카페를 가서 일상 얘기를 하는 걸 좋아해요. 그게 저에게 탈출구예요. 사람이 없는 곳에서 혼자 맥주를 마실 때도 있어요. 저는 거기서 영감을 얻는 것 같아요.
지훈 : 저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노트북 들고나가는 게 제일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아요. 결국 다시 작업 파일을 열긴 하지만.(웃음) 그냥 나가는 게 재밌어요. 어느 정도의 관심도 좋아해서 작은 건반도 들고 가요.
Dike & 우용 : (빵 터짐) 푸하하하하하하하
지훈 : 페달까지 들고 가지는 않아요. 작은 걸 예쁘게 생겨서 샀는데 쓸데가 없어서 외부용으로 가방에 넣고 꼭 가져나가요. 카페에 가서 남들에게 방해는 안 하는데 딱 가운데 자리에서.(웃음) 막상 별 건 안 하는데 사람들이 쳐다보고, 그럼 시크하게 커맨드+S(저장)만 누르고. 그런데 그렇게 만드는 것도 많은 것 같아요. 그렇게 만들었던 게 Take me higher였어요.
Q. 좋아하는 음악의 스타일이 현재 멜튼의 색과 일치하는지 궁금해요. 2명 이상이 작업을 하면 아무래도 서로 취향을 맞춰야 하잖아요. 만약 다르다면 개인적으로는 어떤 스타일의 음악들을 좋아하시나요?
A. (갑자기 대답하는) 지훈 : 저는 건반악기를 좋아해서 건반 소리를 채워 넣는 걸 좋아해요. 색이 어떠하든 정답이 없는 게 재밌어요. 저한테 다가온 신스 팝은 그런 느낌이라서 재밌어요. 둘만 의견이 맞으면 쓸 수 있다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가끔씩 몰래 곡에 건반 소리를 넣어놓고 우용이가 ‘언제 넣어놨어요’라고 하면 끄고.(웃음) 딱히 장르나 스타일보다는 그냥 건반 소리에 반응하는 것 같아요.
우용 : 저는 완전히 제가 하고 싶던 스타일 까지는 아닌데 뭔가 새로운 게 나왔다고 생각해요. 20살 때부터 상상한 거였는데 형의 목소리가 좋았고 공연 때 다른 팀으로 처음 만났는데 제가 SNS로 먼저 연락해서 만났거든요. 제가 해 온 것과 형이 해온 것을 합쳐서 새로운 걸 만들어 낼 수 있어서 신스 팝이면서 목소리가 세련되고 정답이 없이 새로운 걸 만들어가고 있어서 만족하고 앞으로도 할 게 많다고 생각해요.
Q. 평소에는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요?
A. 우용 : 저는 일상 자체가 눈뜨면 커피예요. 음악을 엄청 많이 듣고요. 엄청난 애주가라서 술을 엄청 좋아해요. 끝까지 마시는 스타일이에요.(웃음)
Dike : 음주 스타일은 둘이 안 맞겠어요.
우용 : 가끔 새벽에 마트 같은 곳에서 세일하는 와인 같은 걸 한 병 사 와서 마실 때가 있어요. 형이 한 잔을 끝내면 제가 한 병을 끝내 놓은 상태더라고요.
지훈 : 다 먹더라고요.
우용 : 그리고 요새 저의 취미가 맛집 탐방인데 특히 한 음식에 빠지면 그 음식의 여러 종류를 다 먹어봐야 해요. 그래서 라멘에 빠졌을 때 마포구에 있는 라멘 집에 다 갔어요. 그래서 프로필 찍기 전이였는데 둘 다 4kg씩 찌고 그랬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bbasMXvWH-k
Q.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는?
A. 우용 : The 1975와 더 네이버 후드(The Neighbourhood), 칵스(The KOXX)의 영향을 받았어요. 칵스는 라이브를 많이 봐서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Q. 아티스트로서의 이우용이라는 사람이 10년 뒤에는 어떤 모습으로 있었으면 하나요?
A. 지훈 : 군인 어때?
Dike & 우용 : (빵 터짐) 푸하하하하하하하 (2)
우용 : 직업 자체가 제가 하는 일이 젊었을 때 가장 빛이 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10년 뒤에는 멋있게 늙었으면 좋겠고 누가 봐도 멋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최고의 기타리스트가 되는 건 바라지도 않고 그냥 사람 자체가 누가 봐도 멋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해요. 나이가 들어서도 새롭게 풀어가는 그런 음악을 하고 싶고 그때도 재밌게 음악을 했으면 해요.
착한 남자와 나쁜 남자의 공존, 멜튼의 음악 Part 3는 12월5일 수요일 오전 10시에 업로드됩니다.
<단독> <최초공개> 신스팝 밴드 멜튼의 향후 계획은?!??!
멜튼을 만날 수 있는 곳
멜튼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melten/
멜튼 네이버 뮤지션리그 : https://music.naver.com/artist/home.nhn?musicianId=11429
멜튼 Insta : https://www.instagram.com/meltenband/
멜튼 Youtube : https://www.youtube.com/channel/UCmFdebn1j0OwIfUwHMqsO7g
조지훈 Insta : https://www.instagram.com/g.night_jihun/
이우용 Insta : https://www.instagram.com/ted.rhee/
인디 아티스트 인터뷰 매거진 <인디 View>
인디View x 메리애플의 인디다락방
여러분의 좋아요와 공유는 아티스트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Insta : sanghoonoh_d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