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과 겨울 사이에는 무엇이 사나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떠나온 어떤 여자의
쓸쓸하고 쓸쓸한 사연이 살지
가을과 겨울 사이에는 무엇이 사나
서서히 사라지려는 가을의 남은 꼬리가 살고
이제 당도하려는 겨울의 서늘한 입김이 살지
가을과 겨울 사이에는 무엇이 사나
우체국에 가서 아이의 내복을 한 벌 부치고 나오는
저 쓸쓸한 여자의 쓸쓸하고 쓸쓸한 웃음이 살지
가을과 겨울 사이에는 무엇이 사나
값이 껑충 뛴 배추와 무와, 그것들을 잘 절여야 할
하얗고 굵은 소금이 살지
가을과 겨울 사이에는 무엇이 사나
선물처럼 갑자기 당도하려고 은밀히 준비를 하는
첫눈, 첫눈이 살지.
가을이 퍽~~ 깊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