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나는 / 한수남

by 한수남

어릴 때 나는

오래 세수를 하는 아이

물이 좋았던 게지

차갑고 시원한 물이 살에 닿는 게 재미났던 게지

꽃이 이뻐서

꽃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고


하늘이 푸른 날

양팔을 벌리고 달리다 구름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


요즘은, 책을 보면 눈이 아픈 요즘은

왜 자꾸 어린 날이 생각나는지

아프지 않았던 어린 날이 좋은 게지

깃털처럼 가볍고

눈이 맑았던 어린 날이 그리운 게지.


꽃 속으로 들어가보고 싶었던 어린 날(꽃은 구절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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