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 한수남

by 한수남


어둔 밤 일어나 앉아 뼈를 만져 보면

유독 아픈 부분이 있어

광대뼈 턱뼈 어깨뼈 뒷목뼈

차례 차례 오래 오래 뼈들을 만져 보면

새삼 뼈와 뼈의 연결이 경이롭고


몇 번의 경험으로 사랑에 대해 안다고 말할 수 없듯

뼈를 몇 번 만져 본들

뼈에 대해 무얼 알 수 있겠는가,

새삼 뼈를 공부하고 싶어지고


가령, 짐승의 살 속에 박혀있던 굵은 사골뼈

우리고 우려낸 뒤에 남겨진 숭숭 뚫린 구멍처럼

내 존재의 살,

그 살 속의 뼈,

뼈들은 과연 무얼 남길 것인가


몇 번의 경험으로 진정

사랑에 대해 안다고 말할 수 없듯

모든 살아있는 존재는 제 뼈를 다만 느낄 뿐,


뼈가 아픈 날

어둔 밤 홀로 일어나 앉아, 뼈를 만져 보다가



책 든 손 (무료이미지) - 뼈와 살이 책을 받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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