숟가락 / 한수남

by 한수남


물끄러미 들여다 본 적 있니?

밥보다 먼저 눈물이 툭 떨어질 때

뒤집어 탈탈 털어낼 힘도 없을 때


바짝 당겨 오목한 바닥을 보면

얼굴이 거꾸로 박혀있는 우물

살아서는 빠져나오지 못하는

그 얕고도 깊은 바닥을


휙, 돌려세워 본 적 있니?

혹처럼 튀어나온 자리

휘어질 듯 애쓰는 숟가락의 뒷면을

얼굴 가까이 당겨보면

왕방울 눈에 빵빵해진 볼이 비치고


킥, 웃어본 적 있니?

킥킥, 웃음을 그치고

떠나고 없는 사람 몫까지 가지런히

밥상 위에 놓아본 적 있니?


깔깔한 입 속을 들락거리며

사람을 위로해 준 은빛 숟가락 하나


오목하게 슬픔이 담긴 앞면과

반짝이며 튕겨내는 뒷면은 이미 한 몸인 것을


숟가락1.jpg

숟가락(무료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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