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코트를 반코트로,
치렁치렁 종아리에 감기던 낡은 코트자락을
무릎 께로 잘라버리니 한결 산뜻
한참 닳은 뒷굽을 떼어내고
정든 구두에 새 굽을 땅땅 박으니
발걸음도 힘차게 또각또각 산뜻
멈춰버린 손목시계를 서랍에서 꺼내
약을 갈아끼우고 시간을 딱 맞추니
손목 위에서 시곗바늘이 산뜻
대중목욕탕에서 발뒤꿈치 각질을 벗기고
단골 미장원으로 들어서니
미용사는 은빛가위를 들고와 머리카락 끝자락을
샤사삭 잘라주니 기분이 산뜻
동네 까치 한마리 나를 보더니
참 잘했다고 깍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