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 / 한수남

by 한수남


너는 혹시 죽었느냐

소식 끊긴 너를 기다리며

오늘 또 하루를 견디었고, 봄날은 간다


봄이 가는 건 좋아라

꽃 지고 바람 불고

봄 때문에 너 때문에 미칠 것 같았는데

가는 봄이 시원해서 마냥 좋아라


아픈 몸을 이끌고

낙타처럼 우두커니

나 이제 우두커니 서 있지 않으리라


내 둥근 혹을 안고

얼마든지 사막에 주저앉으리

꽃이 지든 말든

바람이 불든 말든

너를 만나도 마음 흔들리지 않으리라


그저 긴 눈썹 한번 깜박이며

모래바람을 만나리

주저앉은 채 여름이 오면

내 둥근 혹을 더욱 키우리


너는 혹시 죽었느냐


조미혜 <평온>, 진주여고 백주년기념 전시회에서.


이 시로써 일단 수수한시 9부를 마무리합니다.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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