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서 눈으로 강이 흐른다
할머니의 회색빛 흐린 눈에서
손녀의 까만 눈동자 속으로
이 세상 가장 따스한 강이 흐른다
무한정 퍼주고싶어 넘치는 강과
모든 걸 빨아들이는 순진무구의 강이 만난
어느 한 순간을
먼훗날 우리는 추억이라 부른다
눈에서 눈으로 강이 흐른다
보라, 저 느닷없는 눈물줄기의 전염성을
한 사람이 울기 시작하자
여기 저기서 눈물의 수도꼭지가 풀리고
콸콸 쏟아지는 눈물의 대연합이 완성된다
때로 눈물은 헤퍼야 제맛
그 순간을 우리는
사랑이라 불러야 하지 않을까
고향에 피던 수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