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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서 눈으로 / 한수남

by 한수남


눈에서 눈으로 강이 흐른다


할머니의 회색빛 흐린 눈에서

손녀의 까만 눈동자 속으로

이 세상 가장 따스한 강이 흐른다


무한정 퍼주고싶어 넘치는 강과

모든 걸 빨아들이는 순진무구의 강이 만난

어느 한 순간을

먼훗날 우리는 추억이라 부른다


눈에서 눈으로 강이 흐른다

보라, 저 느닷없는 눈물줄기의 전염성을


한 사람이 울기 시작하자

여기 저기서 눈물의 수도꼭지가 풀리고


콸콸 쏟아지는 눈물의 대연합이 완성된다

때로 눈물은 헤퍼야 제맛


그 순간을 우리는

사랑이라 불러야 하지 않을까




고향에 피던 수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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