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 / 한수남

by 한수남

바짝 말라 비틀배틀 꼬인 몸통이

물을 만나면 살아난다

싱싱하게 불어난다


적당히 잘린 미역 줄기

참기름 두른 냄비에 들어가 달달 볶이다가

맑은 물 흠뻑 부어주면

뽀얀 국물로 우러난다


기운 없어 누워만 있던 어떤 엄마가

겨우 겨우 일어나 앉아

뜨거운 미역국 한 그릇 훌훌 떠먹더니

이마에 송송 땀이 맺히고

앙앙 우는 아기 달래어 젖을 꺼내어

앙앙 우는 아기 입에 물리면

아, 드디어 뽀얀 젖이 나온다

처음에 시커멓던 미역이

새하얗고 달콤한 젖으로 변했다

아기의 통통한 젖살로 변했다


제가 끓인 미역국 한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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