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다쟁이 Jul 02. 2024

나도 할 수 있다, 홈베이킹(5)

-프렌치 머랭 마카롱-

마카롱이란 구움 과자를 처음 접한 건 유치원을 다니던 딸아이의 친구로부터다.

마카롱을 사달라던 꼬마친구로부터 마카롱이란

특별한  과자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아마 딸아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동그란 뚜껑 속에 크림이 들어간 달짝지근한 좀 오묘한 맛의 과자

첨에는 아이들이 먹는 불량식품이라 생각했었고

그다지 맛있다고 생각하지 못했었다.

마카롱에 대한 나의 첫인상은 그랬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며 예쁜 모양의 마카롱을

아이에게 하나씩 사주게 되었다.

아이는 나처럼 싫어하는 것 같지 않았고

나름 마카롱 맛을 즐기는 것 같았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선택의 이유는 마카롱의 그 알록달록하고 앙증맞은 모양이 구매욕을 자극했다.

마카롱은 충분히 시각적인 이끌림을 간직한

매력적인 과자였다.


더 시간이 지나 아이 때문에 하나씩 고르던 마카롱은

하나에서 둘로 둘에서 셋으로 바뀌었다.

작고 귀여운 마카롱을 단 것이 당길 때

입안에 넣고 씹으면 쫀득한 식감과 크림이

솜사탕 뭉치를  먹는 것처럼 기분을 좋게 하고

맛이 있다고 느껴졌다.

마카롱은 서서히 알듯 말듯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그렇게 사 먹어야 하는 줄만 알았던 마카롱.

오늘은 맛의 깊이와  정체를 정확히 알 수 없는 마카롱을 만드는 날이다.

헉!! 내가 마카롱을 만들다니..

나름 공정이 까다로울 것 같았던 마카롱은

그런대로 홈베이킹으로 할만한 종류의 구움 과자였다.


야구모자의 뚜껑처럼 생긴 둥근 부분은 꼬끄라고 한다. 꼬끄는 프랑스말인데 우리말로 하면 껍질이란 뜻이다. 이 꼬끄를 잘 만드는 것이 어쩌면 마카롱의 관건이다.


흰자를 휘핑하고 설탕을 섞어 머랭을 만든 후

아몬드가루를 섞고 마카로나쥬 해주는 게

마카롱의 특징이다. 마카로나쥬는 볼 벽면에 반죽을 펼쳤다가 다시 뭉치는 과정인데  과정이 잘돼야 우리가 보는 매끄러운 마카롱이 완성된다.


머랭과 마카로나쥬과정

쉬운 듯 쉽지 않은 것이 마카로나쥬과정이다.


팬닝한 꼬끄

팬닝 한 꼬끄를 건조해 구우면 마카롱 만들기는

거의 완성한 샘이다.


오븐에 구워진 마카롱

저 동그란 모양이 참 정겹다. 조금 있으면 안과 겉이 맞물려 크림을 마주하고 하나의 동그란 짝꿍이 될 것이다.


햄버거처럼 만난 짝궁

사는 것보단 모양이 덜 이쁘지만 내가 만든 마카롱은 훨씬 더 사랑스럽다. 나의 노력과 정성을 듬뿍 담았기에..


어느 날 베이킹을 배우고 집에서 실습을 하는 걸 알던 친구가 나에게 문득 이런 말을 전했다.

베이킹 배우고 가족끼리 훨씬 더 달달해진 것 같다고..

좀 닭살스러웠지만

내가 만든 걸 남편의 회사 동료에게도.. 언니와 언니의 지인들에게도.. 그리고 아이의 친구 엄마에게도.. 나누고, 맛있게 먹고, 맛있었다고 얘기하는 시간들이 무엇보다 즐겁다.

왜냐면 내가 살아있는 것 같아서..


커피와 친구한 마카롱


형님께 선물받은 마카롱

(선물 받 마카롱의 경지까지 오르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작가의 이전글 나도 할 수 있다, 홈베이킹(4)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