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이름만으로 펼치게 된 완전한 행복이란 책은 앞부분을 읽어 내려가다가 살짝 스포를 훑어본 후 읽을까 말까를 고민했던 책이었다.
작가의 말을 먼저 읽고서야 무겁게 짓누르는
잔인함의 공포를 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었다.
책을 통해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된 건
가스 라이팅이란 말이었다.
사람이 사람을 조정하는 일
내 맘이나 내 뜻대로 안 되면 화가 나거나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일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나
부부간에 있어서나
친구관계, 모든 인간관계에 있어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기가 의식하지 못한 채
이런 일들을 행하고 있지 않은가?
어쩜 그건 겉으로 드러나는 폭력보다도
더 잔인한 일이 아닌가 생각해보게 된다.
소설 속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인물은 지유였다.
굴복할 수밖에 없었던 자식을 향한
부모의 가스 라이팅은 아이들에게는
얼마나 큰 폭력일까?
착하게만 자랐던 언니 재인도
부모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
한 번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어린아이였다는 사실도 새삼 섬뜩했다.
이 세상에 완전한 행복이란 있을 수 있을까?
어쩌면 감내할 수 없는 불행을 겪지 않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 하지 않을까?
나만 행복해야 하고 나만 특별해야 하는
이기적인 모습들에 정신 차리라고 호통치기 위해
작가는 좀 더 소설을 잔인하고 섬뜩하게
묘사했을까?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처럼
나보다는 다른 사람의
행복에 대한 책임도 잊지 말고 살아야 한다는
말이 무겁게 다가오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