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보도 중에는 끔찍한 일들이 참 많이 일어난다.
그중에서도 가장 가슴 아픈 일은 아이들을 학대하거나 방치하는 일이다.
아!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나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에
차마 가슴이 먹먹해서 그런 기사를 읽을 수조차 없었다.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아이를 잘 기르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는 몸으로 마음으로 깨닫게 된다.
아니 잘 기르기는 관두고
옛날 엄마처럼만 기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옛날 엄마들에게는 강요하지 않는 자연스러움이 있었다.
울면 속상한가 보다.. 달래주고
티브이를 보고 웃고 있으면 그렇게 재밌니? 하고 웃어주고
밥을 안 먹고 있으면 입맛이 없겠지..
이따 배고프면 먹어라 하고
잔소리하거나 뭔가를 억지로 하려고 하질 않았던 거 같다.
그저 지긋이 바라봐 주고
원하는 것이 있으면 해 주고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하기에도 바빴던 엄마들.
생각해 보면 우리 엄마도 그랬던 거 같다.
그래서인지 나는 평범하지만 어디 가서나 기가 죽지는 않았었다.
누가 뭐라 해도 마음속에는 항상
난 우리 엄마의 딸이라는 커다란 믿음이 있었다.
그렇다고 엄마가 배움이 많거나 잘난 사람도 아니었다.
그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내신 것 밖에는..
먹고 싶다는 건 다음날이면 꼭 해주고
빠듯한 형편에도 가지고 싶다는 건 어렵사리 사주시려 애쓰셨다.
내가 울면 같이 속상해하며 보듬어주고, 내가 기뻐하면 같이 행복해하셨다.
그래서 늘 든든했고 힘이 됐었던 것 같다.
하지만 어리석게도 그게 사랑인가 보다 생각했던 건 엄마가 돌아가신 후였다.
그러나 나는 어쩌고 있는가?
울고 있으면 울지 말고 말을 해야 할 거 아냐?
바보같이 울면 누가 알겠어? 나무라고..
티브이를 보고 있으면
티브이는 바보상자야 티브이 볼 때처럼 공부를 열심히 해봐 잔소리하고..
밥을 안 먹고 있으면
너 밥 깨끗이 안 먹으면
다음부턴 밥 안 줄 거야! 협박하고..
아! 나는 아이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고 있는가? 돌이켜 반성해 본다.
아이의 잘못은 다 엄마의 잘못인 것을 알면서도 속상하거나 힘든 감정을
아이에게 화풀이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사랑에 대한 수많은 정의 중에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건
'사랑은 사람을 살게 하는 것이다.'이다.
사는 게 아무런 의미가 없이 느껴질 때, 누군가가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믿음은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되고 힘이 된다.
그 믿음을 나는 내 아이에게 주고 싶다.
그리고 이 세상의 모든 아이들도 그런 사랑으로 커나가길 바라본다.
사랑으로 큰 아이들이 세상에 두려움이 없이 큰 눈을 가질 수 있게, 사랑으로 큰 아이들이 우울증 없이 행복한 꿈을 꿀 수 있게, 사랑을 받으며 자란 아이들이 자기 소신껏 자신감을 가지고 살 수 있게 말이다.
그러려면 우리는 엄마라는 이름의 커다란 무게를
행복하게 지고 가야 한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이 사랑으로 크고
사랑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새싹이 파릇해지고 봄이 오는 길목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행복한 꽃이 피어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