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브런치에 글을 쓴 지 일 년이라는 시간이 되어간다. 내 인생의 목표도 뚜렷함이란 없듯 어쩌다 보니 시작된 나의 글쓰기에도 뚜렷한 목표는 없었다.
쓰고 싶은 말이 생기면 창을 열어 주절주절 쓰다 보면 때론 무료한 삶이 덜 무료해지고, 때론 답답했던 마음이 뻥 뚫리는 것 같고, 때론 아무것도 아닌 나의 일상의구멍에 자잘한 돌들이 채워져 조금 덜 헛헛해졌다는 것 말고는..
하지만 그런 글쓰기에도 작은 목표는 있었다.
내 글을 종종 읽어주던 친구가 말한 글쓰기 100개, 친구는 100개를 쓰면 뭔가 달라져 있을 거야!라는 말을 자주 했었다.
그러나 1년에 100개는 너무 버겁다.
그래! '1년에 50개 쓰기에 도전해보자'라고 나 혼자만의 슬로건을 마음속에 새기고 천천히 걷게 된 길의 막바지에 온 것이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전에 썼던 것도 있으니 1년 동안 50개를 쓴 건 아니지만 이리저리 돌고 돌아 얹힌 글을 합쳐 나는 50개란 목표를 눈앞에 두고 있다.
글이라는 여행길에서 나는 추억의 음식과 소소한 일상과 드문드문 읽었던 책들과 나의 사사로웠던 감정들이라는 친구를 만났다. 돌아보니 별 것 아닌 것 같았던 그 친구들이 올 한 해 나를 옆에서 지켜주고, 위로가 되어주고, 나의 하루를 조금 더 풍요롭게 해 주었다는생각이 든다.
글 속에 남겨진 이야기들을 가끔씩 들여다보며
지난 시간들로돌아가 있기도 하고, 그때의 감정들로 혼자 웃거나 울기도 했다.
흘러가는 시간은 잡을 수 없지만 글 속에 남겨진 삶들은 여전히 그곳에서 나를바라보고 있었고,
그렇게 남겨진 흔적은인생이란 덧없음의 무게를 덜어내어허망한 마음을 달래주었다.
그리고
1년이란 시간을 먹고 자라난 글쓰기는 어느덧 나의 옆자리를 꿰차고 앉아 나의 온갖 넋두리를 들어주는 제일 친한 친구가 되어가고있다.
조금씩 스며들어 스며든 것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아주 서서히 말이다.
친구의 말처럼 100개를 써내면 나의 글도
나만의 친구가 아니라 누군가의 친구도 될 수 있을까? 이룰 수 없는 꿈을 간직하는 것만으로도 지금은 행복하다. 왜냐하면 그 친구는 늘 내 곁에 머물러 언제라도 만날 수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