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남자에게 받은 위로
(사진)-삼시 세 끼 어촌 편 5-(출처;네이버)
by
수다쟁이
Mar 1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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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몇 년 전이다. 삼시 세 끼라는
예능프로가
유행하던 때가.. 내가 본 시리즈는
삼시세끼
어촌 편이었던 거 같다.
비주얼이 훌륭한 세 배우의 밥해먹는 이야기는
아주
단순해 보이지만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많은 위안과 힘을 얻었다.
아마도 주부라서 그랬나보다
.
주부 경력 15년 차임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삼시 세 끼를 해결하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아침 먹고 치우면 두 시간 남짓, 점심은 뭘 먹지?
고민에 휩싸이게 된다. 점심 먹고 식당에서 갖는 브레이크 타임처럼 잠깐의 여유를 부리면
저녁시간은 이내 다가온다.
코로나가 시작된 후로는 삼시 세끼에 대한 부담은
더더~~ 더욱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메인 셰프 차승원의 존재는 전업주부 15년 차인 나에게도 절로 감탄이 나오게 하는 요리실력을 뽐낸다.
뚝딱뚝딱, 대충대충, 설렁설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숨어있는 요리의 내공과 비주얼과 비주얼로 느껴지는 맛은 과히 일급 호텔 요리사 못지않다
.
없는 재료에서 '오늘은 뭘 해 먹지?'라고 말하며 일단은 있는 재료로 그날의 날씨와 분위기에 맞게 메뉴를 선택한다.
그러면 '아! 나도 오늘 저거 해 먹어야지'하며 돌고래 박수를 치게 된다.
그리고 완성된 요리는 감탄을 먹는 것처럼 흐뭇하다.
엄마보다 더 엄마 같은 매력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만든다.
두 번째
남자는
매력적인 훈남, 유해진이다.
영화 속 조연으로 많이 나왔던 유해진 배우는
처음에는 크게 관심이 가지 않았던 배우였다. 어쩌면 영화 속에서 마치 진짜처럼 극 중 인물로 살아서인지 배우와 인물이 따로 분리되지
않았던 것도 같다.
그러나 유해진은 요즘 나에게 충분히 매력적이고, 진중하게 다가오는
배우이다.
삼시 세 끼에서는 마치 한 가정의 아버지처럼
묵묵히 뒤에서 먹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통발을
던지고, 낚시를 하고, 닭을 돌보고
,
필요한 물건을 만들고 고치고 하는 맥가이버 같은
존재다.
한 마리의 커다란 문어를 건져 올렸을 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속으로 큰 기쁨을 삼키며 행복해하는 모습은
옛날의 우리들의 아버지가 통닭을 두 마리 사 가지고 손에 들고 오면서
, 아이들이 기뻐할 모습에 웃음 짓는 모습과
닮아있다
.
오늘도 아버지는 크게 한 껀 했다.. 음하하!
세 번째
인물은 귀엽고 잘생긴, 동생 삼고 싶은 남자
손호준이다.
혹시 이 남자를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그건 절대 오산이다.
어떤
일이든 메인이 있으면 거기엔 제대로 된 보조가 있어야 일이 제대로 돌아가듯,
손호준은 온갖 허드레 일을 맡는다.
차승원의 잔심부름은 물론 불 피우기, 밥하기, 설거지 등등
어디선가 부르면 재깍하고 나타나 자기 일을
마치고 유유히 사라진다.
보조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힘들면서도 힘듦을 티
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메인의 역할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손호준은 드러나지 않게 삼시 세 끼의 감초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오늘도 나는 결코 힘들지 않다 ' 속으로 되네이면서..^^
왜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삼시 세 끼를 시청하면서
, 완벽한 세 남자를 통해
주부로서
의 힘듦과 추락된 자존감을
치유받는 느낌이 들었다.
역할을 나눈 세 사람은 티브이 속에는 여유롭게
보이기도 하지만
그들이 삼시 세끼를 위해
해내야 하는 일은 아주 많고 때론 힘겨워 보였기
때문이다.
주부로 산다는 건,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어쩌면 누구나 갖게 되는
명함이다.
하지만 그 명함 속에는 항상 당연하다는
형용사가
따라붙는다.
삼시세끼 밥을 차리는 것도 당연하고
치우는 것도 당연하고
아이를 잘 돌보는 것도 당연하고
집안 청소나 살림을 잘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리고 어쩌면 모두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당연한 일에 위로를 해주는
사람은 드물다.
밥 차리느라 힘들지?
애들 돌보고 케어하느라 고생이 많아..
살림이라는 게 안 하면 티가 나고,
잘하면 티가 안나는 일인데
늘 똑같은 일 지겹지 않아?
가끔은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품고
이런 따뜻한 안부를 물어주면 어떨까?
주부라는 명함의 당연함 속에 고마움이나
수고로움에 대한 감사도
조금은 묻어있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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