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나

천륜도 끝이 있다

by 어차피 잘 될 나

가깝다, 천륜이다(벗어날 수 없다), 언제나 내 곁에 있을 가족공동체라는 이유로 막대하면 천륜도 등 돌릴 수 있다. 이 세상에 모든 것을 다 포용할 수는 없다. 가족 내의 서열은 오랜 기간 동안 이어져 내려오기에 서열을 엎는 건 불가능하다.

엄마는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사람이었고 분노의 역치는 매우 낮았다. 어릴 때 화나면 손부터 나갔고 입에 욕을 달고 살았다. 어린아이가 기억을 못 하는 줄 알고 그런 적 없다고 오리발 내밀지만 난 생생하게 기억한다. 말을 알아듣기 시작하면서부터 나는 괴로웠던 것 같다. 엄마와 함께한 시간들 중에 그녀 중심이 아닌 적이 없었다. 유아원 다닐 때 다른 친구들은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했는데 나는 그런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너무 분리불안이 없었다. 엄마는 늘 나를 귀찮아하는 것 같았다. 모성애가 애초에 없는 사람인가 싶다가도 남동생에게 하는 것 보면 그런 것도 아니다. 그냥 첫째인, 딸인 내가 싫었나보다. 어릴 땐 '내가 예뻤다면, 내가 잘났다면 사랑받을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며 엄마사랑받고 싶어 했던 것 같다. 초등학교 1학년때는 피아노학원에 갔는데 학원선생님이 나를 예뻐해 주셔서 그분이 내 손 통통하고 귀엽다고 할 때 이 선생님이 나를 데리고 가서 키워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새벽에 다양한 생각들이 떠오르는데 한참 사랑 많이 받고 즐겁게 보낼 초등학교 2학년때는 내가 길에 우두커니 있는 감정 없는 돌멩이면 차라리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생각했던 그 시절의 나를 더 이상 사랑받으려 애쓰지 말고 아파하지 마라고 꼭 안아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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