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식코너

by 어차피 잘 될 나

주말에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며 마트도 함께 돌다가 시식코너를 마주하게 되었다.

남자 친구는 멀찌감치 서있고 나는 고기 굽는 냄새에 매료되어 줄을 섰다. 내 앞에서 딱 끊겼다. 그래서 수박도 보고 다른 과일을 좀 더 둘러본 후 보니까 또 사람들이 질서 정연하게 줄을 섰길래 다시 가서 나도 줄 섰다. 줄이 줄어들면서 고기 굽는 쪽에 가까워지니 철판에 고기가 몇 점인지 보였다. 애매하긴 했지만 운 좋게 내 몫이 있길 바라며 예쁘게 줄 섰다. 그 사이 어디서 초등학생 한 명이 순식간에 나타나서 고기 한 점을 작은 종이컵에 놓자마자 순식간에 낚아채갔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줄을 서지 않고 갑자기 나타나서 고기 한 점 들고 바람처럼 사라졌다. 그다음 내 앞의 아주머니 차례였다. 아주머니가 하나를 집더니 자리를 뜨지 않고 서 있다. 난 불안했다. 철판에는 딱 한 점 남았다. 내가 뒤에 줄 서 있고 딱 하나 남았는데 설마 저분이 욕심을 낼까 했는데 고기 구워 주시는 분이 놓으려 하자 그 분과 내가 둘 다 손을 뻗으려 하자 쉽사리 고기 한 점이 담긴 종이컵을 놓지 않고 있다. 그래서 내가 내 앞의 아주머니께 "줄 서세요"하며 내가 받았다. 그 순간 고기 한 점 든 종이컵을 한 손에 들고 있던 아주머니가 눈으로 욕을 심하게 했다. 눈으로 욕은 받았지만 내 몫을 다행히 챙겼다. 이걸 못 챙겼으면 나 기분 안 좋았을 것 같다. 두 번이나 줄 섰는데 두 번 모두 내 앞에서 끊기면 억울하다.

난 내 몫을 받고 남자친구한테 쪼르르 가서 있었던 일을 말해줬다.


남자 친구가 내가 겪은 일을 듣고는 그런 경험을 하면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나도 마찬가지다.


근데 남자친구는 왜 시식코너에 같이 줄 서지 않은 걸까? 그런 모습을 보여서 좀 부끄럽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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