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희망> NETFLIX 2021
어둠 속에서 알렉스(마거리 퀄리)는 딸 매디(라일리 너베이어 윗팃)를 데리고 조용하면서 빠르게 집을 빠져나간다. 션(닉 로빈슨)을 피해 집을 나온 이후 알렉스의 모든 움직임은 생존과 관련 있다. 생존에서 벗어난 여타의 움직임은 알렉스에게 허용되지 않는다. <조용한 희망>은 알렉스에게 집중한다. <조용한 희망>은 션 그리고 아빠 행크(빌리 버크)의 자극적인 폭력성에 시선이 머물지 않도록 한다. 오히려 알렉스의 힘겨운 움직임을 통해 그들의 폭력성을 가시화한다. 이는 매우 타당하다. 자극적인 폭력의 묘사는 이미지의 충격으로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알렉스에게 희망은 거대하고, 우렁차게 찾아오지 않는다. 알렉스는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순간조차 갖지 못한다. 알렉스는 순간순간 생존과 마주할 뿐이다. 좌절할 때에도, 다시 움직일 때도 카메라는 알렉스를 보여준다. <조용한 희망>은 일순간에 찾아온 희망이 아닌 느리지만 알렉스가 서서히 찾아가는 희망을 보여준다.
(2022.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