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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ture film Nov 26. 2020

<조커>

폭력의 피해자에서 폭력의 주체가 되어가는 아서를 영화는 어떻게 보여주는가

폭력의 피해자에서 폭력의 주체로 변화는 아서


<조커>(토드 필립스, 2018)

★★★☆


조커의 웃음이 지닌 생명력을 잠식하는 사운드의 웅장함.


(2019.11.03)


카메라가 아서에게 서서히 다가가는 두 장면을 주목해 보자.


첫 번째 장면. 영화는 뉴스 나레이션으로 시작한다. 미화원 파업 18일째, 매일 1만 톤의 쓰레기, 그리고 장티푸스의 창궐을 말한다. 그리고 카메라는 서서히 분장하는 아서에게 다가간다. 익스트림 클로즈업으로 포착된 아서의 표정은 명확하지 않다. 이어지는 쇼트에서 카메라는 거울에 비친 손가락으로 입꼬리를 들어 올리는 아서를 포커스 아웃으로 담아낸다. 포커스가 인 되었을 때 아서는 들어올린 입꼬리를 아래로 내린다. 그리고 다시 입꼬리를 들어올린다. 거울에 비친 모습에서 실제 아서의 얼굴로 돌아 왔을 때, 그의 손은 힘겨워 보인다. 그의 표정 역시 힘겨워 보인다.


두 번째 장면. 영화 초반 카메라가 아서에게 서서히 다가가는 또 다른 장면은 고용주에게 부당한 비난을 들을 때이다. 고용주의 비난의 소리는 점점 줄어들면서 웅장한 사운드가 아서를 사로잡는다. 입꼬리를 올린 아서의 표정은 그의 눈과 대조를 이루며 모호함을 배출한다. 고용주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 광고판을 훔쳐간 청년들이 아서를 때릴 때와 같은 소리가 들린다. 이어지는 쇼트에서 아서는 쓰레기를 걷어찬다. 그리고 옆에 쓰러진다. 주변의 쓰레기와 같이 아서는 실루엣으로 즉 어둠에 물들어 있다.


첫 번째 장면에서 보이는 이중성, 두 번째 장면에서 보이는 부당함에 대한 폭력성은 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두 축이다. (<조커>에 대한 논쟁 역시 이에 대한 방점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조커>의 빛과 어둠은 현실과 망상처럼 장식적으로 뒤섞이면서 냉철한 시각으로 주시해야 할 아서의 폭력 역시 외피만 남는다.


(2020.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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