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도, 이뤄낸 버킷리스트도 이제 꽤나 많아진 나이. 남은 버킷리스트 중에서 그나마 어릴 때 가야 하는 것 같다고 판단한 일이 바로 순례길 걷기다. 이유는 약 35일간 매일 약 25km를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22km를 걸어본 적이 있는데, 서울 한강에서 열린 나이트워크에 참여했을 때였다. 친구랑 같이 저녁 7시에 시작해서 22km를 걷고 나니 밤 12시였는데, 숙소로 돌아가 잠들기 전까지 오한이 엄청 심해서 이대로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랬던 내가... 약 800km를 걷는다. 동행인이 나보다 다섯 살 어리기 때문에 더욱 많은 준비가 필요한데,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발을 열심히 고르고 싶었는데 결국 친구가 이게 좋다더라 하는 걸로 구매… 이것이 P다. 신발이 좋지 않더라도 후회나 원망도 없다. 이것도 역시 P다.
살로몬 XA 프로 3D
신발은 그래도 신어보고 사려고 스타필드 살로몬 매장에서 샀는데 온라인이 쿠폰을 쓰면 더 저렴한 것 같다
두꺼운 양말을 신어야 해서 크게 사야하는데
크게 나왔다는 말에 정사이즈로 구매했다
발목을 잡아주는 모델도 신어봤는데
무거워서 포기.
방수가 더 잘 된다는 모델도 신어봤는데
갑갑해서 물어보니 통기성이 떨어진다고 해서 포기.
고민 끝에 정했으나 믿음이 가지 않는 것 같긴 해서 길들이려고 여기저기 신고 다니는 중이다 추가로 샌들을 가져가는 이유는 하나의 신발만 가져갔을 때 같은 부위만 자극이 가해져서 상처가 나고 지치기 쉽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혹시나 젖는 경우 대체할 수 있는 신발이 필요해서!
샌들 역시 친구가 추천한 테바와 킨 중에 고민하다가 나는… 아무래도 신발 만큼은 정말 편한 걸로 신어야겠다고 판단하고 친동생의 추천으로 킨 샌들을 구매했다
킨 뉴포트 H2 샌들
놀랍게도 이 샌들의 경우 크게 사라는 리뷰가 많아서
10mm 더 크게 주문했는데
양말 하나 신은 발에 딱 맞는다
이 친구도 열심히 늘려서 가야겠다
생각보다 신발에 돈이 많이 들었다
다녀와서도 일상에서도, 등산갈 때도 신을 거다
2026년은 무엇보다 내 몸이 가장 부지런한 한 해가 되길, 든든한 신발과 함께라면 못할 것도 없지!
배낭은 친한 제작사 감독님이 본인이 7년 전 그리스 여행 때 썼던 걸 주기로 하셨는데 용량이 55l였다
나는 30l 정도를 찾고 있던터라 마음만 받기로 했다
신발은 다녀와서도 신겠지만 배낭은 왠지 다녀와서는 안 쓰게 될 것 같아서. 또 신발에서 생각보다 지출이 많아서 배낭은 중고로 구매하기로 했다. 기준은 하나, 좋아하는 초록색으로!
당근마켓에는 영 마음에 드는 게 없길래
혹시 몰라 네이버에 검색했다가 번개장터라는 곳을 보게됐다 어플을 다운받고 보다가 초록색 30l 배낭 발견!
9만원에 올라온 제품.. 배송비를 보려는데
거래 장소가 우리 동네다, 말 그대로 진짜 우리 동네!! 바로 연락해서 다음날 구매했다
집에서 걸어서 20분 거리의 장소에서 만나서 샀는데 아저씨 한 분이 나와서는 톡으로 대화할 때는 남자인 줄 알았다고 했다… 왜지?
그러거나 말거나 등산이 너무 좋아서 배낭을 사다보니 80개를 모으게 됐다는 이야기부터 그렇게 결국 배낭 장사를 하게 됐다는 이야기까지 듣게 되었다 무언가를 좋아해서 푹 빠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은 기분이 좋다 추가로 아저씨는 내게 배낭 메는 법부터 짐싸는 팁까지 알려주셨다 가방을 사니 드디어 실감이 난다!
아. 무엇보다 나는 이렇게 하나하나 내가 찾아보고 결정하면서 떠나는 여행(?), 모험(!)은 처음이다! J가 된 기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