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이 찾아왔다. 주말이 지나가고 한 주 시작을 알리는 월요일이 찾아올 때면 괴로움에 빠진다. 잠을 푹 자도 정신적 피로는 가시지 않는다. 주말에서 벗어나기 싫어하는 몸부림이 분명하다. 억지로 웃으려 해봐도 부자연스러운 웃음만 나올 뿐.
괴로움을 벗 삼아 어찌어찌 하루를 보내다 보니 퇴근시간이 찾아왔다. 하나 둘씩 가방을 챙겨 문을 나섰고, 동료들을 따라 퇴근길에 합류했다. 여름철 퇴근길은 어둠이 쉽게 찾아오질 않았다. 무겁고 습한 공기, 높은 온도는 남아있던 에너지마저 빼앗아 갔다.
덥고 피곤해도 저녁은 먹어야 하니 가는 길에 편의점을 들렀다.
짜장라면과 콜라를 손에 쥐고 계산대로 향했다. 계산대에 서계신 분은 40대 중후반. 키는 185cm는 돼 보였다. 전형적인 곰상 느낌이 나는 남직원분 이었다.
'삑 삑' 상품을 찍고 결제를 했다. 구입한 물품을 봉투에 담아주시더니 건네며 말한다.
“식사 맛있게 하세요.”
“안녕히 가세요.” “또 오세요” “감사합니다”는 들어봤어도, “식사 맛있게 하세요”는 처음 들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고 허리 숙여 인사했다.
“감사합니다.”
이 한 마디에 황폐해진 마음에 단비가 내렸다.
인사치레 말이더라도 툭 던진 말 한마디의 힘을 실감했다. 월요병이 심한 나에게는 이 말 한마디가 치료제 역할을 해준 셈이다.
어쩌면 누구나 치료제를 지니고 있지 않을까. 내가 느꼈던 감정처럼, 다른 누군가에게 동일한 감정을 느끼게 해줄 치료제를 하나씩은 갖고 있지 않을까.
다음번엔 다음과 같이 답례를 보내고 싶다.
"당신도, 식사 맛있게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