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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in Jun 30. 2017

<환율의 미래> by 홍춘욱

생각보다는 더 생활에 가까운 환율 이야기

환율. 해외여행 갈 때 빼고 딱히 신경 쓸 일이 없었다. 중요한 변수라는 것은 알지만, 딱히 투자를 하는 것도, 회사를 경영하는 것도 아니다 보니 신경을 끄고 살았다. 학교에서는 경제, 금융 관련 공부를 등한시했었고, 다시 마주칠 일이 별로 없을 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살다 보니, 세계화가 교과서밖에 이미 와 있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난 한국 사이트에 뜬 광고를 보고도 외국 쇼핑몰에서 그 나라 통화나, 달러로 결제를 하고 있었다. 신용카드사에게 수수료를 납부해가면서. 그러면서, 조금은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다.


책은, 그러한 미시적인 영역이 아니라 한국이라는 나라가 환율이라는 큰 게임 속에서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자율 뉴스. 해외의 경제 상황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등등. 물론 해답은 아니지만 실마리는 주었다.


하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책은 아니다. 증명된 사실을 쉽게 - 지식 소매상의 형태로 풀어내기 위해 노력하였다. 물론, 책은 그것 만으로 가치가 있다. 게다가 새로운 아이디어는 보통 미래에 대한 예측을 포함하는데, 과연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경제학에서 예측이 의미가 있었던 적이 사실은 없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니까.


그래도 '환율의 미래'를 제목으로 삼았다면 몇 가지 덧붙일 이야기가 있지 않았을까. 예를 들면, 가상-암호화 화폐 이후 거래 검증 비용, 은행 간 거래를 증빙하는 절차 등이 간소화될 테니, 환거래에 있어서 수수료는 떨어지거나, 궁극적으로는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런 경우에는?


매우 극단적으로 유로존 이상의 거대한 단일 통화가 세계에 유통된다면 어떨까? 전술한 암호화 화폐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일단은 그런 거래 수단은 편의성은 담보하지만 책의 내용을 내가 이해한 대로 사용해본다면, 국가단위의 경제정책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쉽게 편의성만 가지고 도입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닐 것이다. 


제러미 리프킨의 <한계비용 제로 사회>를 읽으면서, 혹은 4차 산업혁명 관련 여러 담론을 읽으면서 과연 먼 미래에도 '돈'이란 개념이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우리가 말하는 '경제활동'이라는 것을 거의 대부분 기계가/로봇이/인공지능이 대신하고 있을 사회에. 매우, 엄청나게 기술 낙관적으로 '희소한 자원'이라는 개념이 궁극적으로 사라지게 된다면? 그때의 돈은 어떻게 될까. 이런 생각도 들었다. 


환율을 내 이해 범주에서 표현하면 '돈'의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더욱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돈의 상대 가치. 결국은 그 돈을 발행하는 국가들 사이에서 가치의 격차가 있는 것도 분명하고. 한 때, ATM기기 업체에서 '돈'을 재고자산으로 보는 것을 보며 신기해했었는데, 이번에도 돈 자체가 가진 가치에 대해서 조금 더 고민하게 되었달까. 환차익 거래를 하는 걸로만 보면 '주식'같은 느낌도 있고. 


그러나 이렇게 잡다한 생각보다는 보다 확실한 내용을 뽑아서 담은 저자에게, - 심지어는 환율 관련 데이터를 쉽게 뽑을 수 있도록 상세한 설명을 덧붙인 저자에게 심심한 감사의 말을 전한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부족하다거나, 몇몇 부분에서는 성급하게 경제학적 문제에 대해 답을 하는 부분은 보였지만 나 같은 경알못, 환율알못에게는 엄청 쉽게, 충분히 깊게 환율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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