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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in Sep 18. 2016

<나는 왜 일을 하는가>
by 사이먼 사이넥

Start With Why!


2016.01.03 ~ 2016.02.10 완독 


이 책은 유명한 TED 강연. Golden Circle 의 연장선상에 있다. 아니, 거의 모든 내용이 여기에 해당한다. 책을 모두 읽을 시간이 부족하다면 본 동영상으로 책의 절반 이상이 전달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TED 동영상: How Great Leaders inspire action




왜?부터 시작하라 (Start with why)라는 이름이 왜 ‘나는 왜 일을 하는가’라고 번역돼서 출판되었는지는 당최 모르겠다. 이름만 보면 흔하디 흔한 자기계발서로 보인다. 하지만 그런 내용은 없다. 긍정적인 생각에 대한 찬양 같은 부분이 있긴 하지만, 본질적으로 이 책은 마케팅, 브랜딩에 가까운 내용을 서술한다. 회사의 운영 방향에 대한 것일 수도 있겠다.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에 더욱 그럴 것이다.


스타트업의 관점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이유가 명확해야 한다는 것이 책의 대부분이다. 다만, 그 ‘왜’ 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조금 부족했었다. 예를 들면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을 연결하기 위해서’라고 페이스북이 외치는 이유. 마크 저커버그가 돈이 될지 안될지 모르는 세계 인구의 나머지 절반을 위한 인터넷 연결 사업에 그토록 목메는 것인지- 에 대한 설명이 바로 이 ‘Start with why’, 혹은 위 링크의 동영상에서 말하는 골든 서클(Golden Circle)의 골자라고 생각한다.




물론 책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 같이 다른 사례를 통해 위 내용을 설명한다. 어찌 보면, 다른 스타트업 관련 격언들에서 볼 수 있는 내용이다.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뭐지?라는 질문이 ‘왜’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배달의 민족은 광고 전단지들이 무의미하게 낭비되는 것은 아닌가, 더 나은 방법이 있지 않은가 하는 질문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왜? 우리는 음식을 시켜 먹을 때 더 편리하고 싶으니까! 그러니 업체 리스팅 서비스에서, 바로 주문하기, 바로 결제 시스템까지 차근차근 만들어 갔다. 반면 사장들에게는 더 편할 수 있는 마케팅 채널을 열어둔 것이다.


우버의 경우에는? 택시가 필요할 때 찾기 힘들고, 과도하게 비싸기 때문에 생겨났다. 창업자는 물었을 것이다. 왜? 사람들이 필요할 때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이 아마 그들의 미션이고 비전이었을 것이다. 여기에 조금씩 더해가겠지. 누군가는 더 편하게 이동하고 싶어 할 것이다. 그러니 Black을 만들자. 이런 식으로.


왜?로 시작하라는 것에 대한 부분이지만 사실, 무엇을, 어떻게도 많이 중요하다. 다만 저자가 왜를 강조하는 이유는, 그것이 부족해서 실패한 사례가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도야 어찌 되었던 ‘왜’ 로 시작하지 않고서도 성공한 기업도, 잘 해나가는 기업도 많다. 개인의 층위에서는 더 많지 않을까? 물론 저자가 말한 ‘영속성’에 있어서는 어쩌면 결격 사유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떻게? 나 무엇을로 시작하는 기업도 충분히 많고, 그들이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페이스북이야 그럴듯한 미션과 비전을 가지고 위의 사례처럼 세상을 연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처음 시도는 그렇게 거창하지 않았다는 것을 모두 잘 알고 있다. 혹은 그냥 모방하는 2nd tier 들도 충분히 먹고 살 정도로 돈을 벌 수도 있다. 그냥 거기 시장이 있으니까, 장사를 하겠다는 것이 도덕적으로나 방법적으로나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지속적으로 장사를 하기 위해서는 ‘왜’ 가 뒷받침되어야 편할 것 같다. 의사결정의 축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결국 우리 회사의 ‘사명(mission)’에 대한 부분인 것이다. 그게 없을 때 문제는, 외풍에 휘둘리기 쉽다는 것이다. 예컨대 핵심역량을 두고, 트렌드에 맞추어 신사업을 추진하다가 성공하지 못하는 케이스가 여기에 해당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혹은 무리한 확장을 통해 자연스럽게 재무적으로 무너지는 경우도 여기에 해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보통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과도한 확장 전략으로 해당 브랜드 자체가 무너지는 것 같은 경우가 이럴 것이다.




개인의 차원으로 접근해보면 어떨까. 무엇을 얻기 위해, 어떻게 일하느냐를 넘어서 ‘왜’ 일해야 하는가로. 이 차원은 정말로 자기계발서의 영역일 것이다. ‘창업가’ 혹은 ‘기업가’ 정신을 가진 사람에게는 책의 서술과 같이 ‘Dreamer’처럼 낙관주의로 무장하여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면 될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다수의 ‘Builder’ 즉 실제로 망상가들의 꿈을 만들어내는 사람에 의해서 돌아간다.


사실 책의 한국 제목의 원 뜻대로만 보면, 참 어려운 질문이다. 왜 일을 하는가? 돈을 벌려고, 돈을 벌어서 더 나은 집 더 나은 차를 사려고. 왜? 가족들을 먹여 살리고,.. 어쩌고 저쩌고 결국 행복하기 위해서. 여기에다 대고, 성당을 짓는 벽돌공의 미담을 들이대는 것은 치사한 짓이다. 먹고사는 문제 앞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에게, 개인적인 심리적 만족을 요구하는 것은…. 성당의 이야기에서 처럼 종교적인 행위에 불과할 것이다.


Dreamer 들의 역할은 Builder들이 꿈을 꾸면서, 체 게바라의 말처럼 불가능한 꿈을 꾸면서 리얼리스트 적으로 일을 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괜히 공밀레 공밀레 소리가 들리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어쩌면 Builder 가 항상 개고생 하고, 돈은 Dreamer 가 가져가는 꼴일지도 모르겠다. ) 그래도, Builder 들은 스스로 inspire 하거나, Dreamer에서 inspire 되어야만이 책에서 설명하는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날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워즈니악만 데리고 일을 했었나? 애플의 모든 사람들은 다 낙관적이고 꿈꾸는 사람들로만 이뤄져 있을까?




스타트업 혹은 어디라도, 동기부여라는 것이 그래서 참 사기꾼 같아 보여도, 중요한 것 같다. 다시, 성당의 벽돌공과 같이 지원들이 일하도록 만들려면 리더는 무엇을 제시해야 할까? 이건 저자의 2번째 TED 강연에서 잘 보여준다. TED 동영상: Why Good Leaders makes you feel safe 은, 왜 해군 장교는 가장 마지막에 밥을 먹는가?라는 식의 제목을 더 잘 알려져 있다. 어쩌면 개인들을, builder 들을 수동적으로만 묘사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Leader들이 스스로의 꿈에 Builder를 합류시키고, 그리고 계속 가게 하려면, 이런 내용들도 함께 숙지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실 과학적인 근거, 혹은 적어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라도 제대로 제시되는 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억측일 수 있는 내용, 성공한 뒤에 끼워 맞춘 브랜드 관련 용어로 설명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Golden circle 의 비유는 참 와 닿았었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그게 무엇이든)이라는 것을 넘어서, 지속적으로 장사를 하게 하는 원동력인 ‘브랜드’를 만든다거나 혹은 스스로가 창업을 하기 위한 어떠한 구실로 쓰기엔 참 좋다고 생각을 했다. 어쩌면 저자가 말한 것처럼 그 이상의 역할을 수행하게 만들지도 모르고.


나에겐, 조직으로도, 개인으로도 왜(Why)는 어쨌든 중요하다. 책의 내용과는 큰 관계없이 말이다. 그냥 하는 일은 금방 질리고, 아니면 억지로라도 이유를 갖다 붙이게 됐었다. 그래서, 예전에 이 비슷한 내용을 공유한 뒤에, 나중에 다시 창업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why’를 찾으면 그럴 것이라고 답했었다. 그게, 뭐 증명된 것은 아닐지 몰라도 나에겐 중요한 것이니까.


TED 동영상을 볼 때만큼의 감명은 없었지만 나름대로 즐겁게 읽었다. 도움되는 구절도 몇 얻었고.


다른 사람과 경쟁할 때는 아무도 도와주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기 자신과 경쟁할 때는 모든 사람이 도와주고 싶어 한다” p295, 
비관주의자의 말은 대개 옳다. 하지만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낙관론자다. p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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