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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in Nov 29. 2017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by 진가신

칠월은 안생이 있어 웃을 수 있고, 안생은 칠월이 있어 울을 수 있다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2016) SoulMate, 七月與安生 
2017.12.07  (개봉 예정) 110분, 15세 이상 관람가
(감독) 중국상  (주연) 주동우, 마사순, 이정빈

영화 중, 임칠월의 모습

 리뷰를 쓰고 싶은 영화가 좋은 영화다. 영화 리뷰를 열몇 편을 쓰고 나서 내린 결론이다. 울게 만드는 영화도 좋고, 웃게 만드는 영화도 좋다. 누아르의 묵짐함과, 블록버스터의 경쾌함을 나는, 좋아한다. 그래서 다양한 영화 속에서 어떤 영화를 인생 영화로 뽑겠느냐는 말에 한동안 멍해진 경험이 있었다. 그러다 찾은 좋은 영화의 공통점. '리뷰를 쓰게 싶게 만드는가'. 그런 의미에서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이하 영화)는 훌륭한 영화였다.


영화 중, 이안생의 모습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이하 영화) 에는 리뷰를 쓰고 싶은 부분이 많다. 어린 시절 만난 두 여자의 우정에서부터 벡델 테스트를 통과하는 점도 적고 싶다. 두 여배우의 열연에 박수를 친 시사회장의 모습이 생생하다. 이안생으로 분한 저우둥위의 열연도 꼭 적고 싶다. 영화 속의 중국의 이미지를 하나하나 분석하고 싶었다. 왜 안생 李安生이고, 칠월 林七月 인지 적고 싶어 진다. 


영화는, 두 여인과 한 남자 사이의 이야기를 다룬다. 어찌 보면 뻔한 이야기일 수 있다. 많은 부분에서 클리쉐 같은 연출이 나온다. 하지만 그 클리쉐는 배우들의 연기와, 아름다운 대사들로 뻔하다는 생각을 못하도록 변주된다. 방점은 생생한 두 주연배우의 캐릭터이다. 그들의 이야기에서 '한 남자'는 소품같이 등장할 뿐이다. 그렇다고 마초적인 영화에서 대상화된 여성 캐릭터처럼 그려지지도 않고, <고스터 버스터즈>에서처럼 미러링이 된 형태로 나오지도 않는다. 그저, 이 영화가 두 여인의 이야기이고, 그 소재 중 하나가 '한 남자' 이 뿐인 것이다. 



떠나는 안생과, 남은 칠월


 한 남자를 통해, 두 여자는 헤어지게 된다. 그리고 '가지 않은 길' 들이 놓인다. 안생 李安生 은, 이름과 다르게 떠돈다. 고향을 떠나서 갖은 고생을 한다. 하지만 그녀는 웃는다. 엽서의 말미에는 가명의 안부를 묻지만. 가명이 준 목걸이를 메고 다니지만, 그녀에게 안정이란 없다. 칠월 林七月 은 고향에 나무처럼 박혀 있다. 북경으로 떠난 가명까지, 그녀는 힘이 든다. 칠월. 여름, 모두가 휴가를 가는 계절 이어서일까 - 활기찰 것 같은 이미지이다. 하지만 그녀는 고향에 못 박혀있다. 소가명 蘇家明 은 어떤가. 집을 밝히는 사람. 하지만 그 길에는 번뇌가 가득하고 그는 계속해서 달리며 - 수년간을 달리며 잡생각을 지워 왔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들이 영화 전반에 깔려 있다. 서로는 서로가 가진 것을 부러워할 수밖에 없다. 칠월과 안생의 인생의 대비는 그렇게 그려진다. 영화 말미에서 두 사람이 말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칠월은 가명은 내가 입은 브래지어처럼 촌스런 것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유롭고 싶다면서 브래지어를 하지 않았던 안생이 브래지어를 따라 입는 모습을 뭐라고 한다. 칠월이 가지지 못한 삶을 살면서 자신에게 전부라고 여긴 '가명' 까지 가져가려는 듯한 안생이, 칠월은 밉다. 집에 데려오면, 안생만 챙기는 부모의 모습을 보는 칠월의 얼굴에는 시샘이 묻어 있다. 


 하지만 안생은 칠월을 부러워한 것 같다. 그녀는 떠날 수밖에 없어서 떠났다. 안생에게 첫사랑은 칠월이었지만, 아마 이성으로의 첫사랑은 소가명이었을 것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출장나간 집에 안생은 돌아가고 싶지 않다. 그래서 칠월의 집에 - 그녀에게는 더욱더 안정된 생활을 주는 곳이 되었고, 그곳이 있기에 안생은 떠날 수 있었다. 



그래도 웃는, 칠월

 

두 사람이, 시대정신을 상징한다고 놓고 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고향에 남아 안정된 삶을 하는 사람. 세상을 떠돌며 갖은 고생을 하는 사람. 변화와 안정. 보수적 가치와 진보적 가치. 중학교 1학년생이 교련 훈련을 하는 것 같은 1990년대에서 전자상거래 회사를 다닌다고 말하는 2010년대까지의 중국을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에서는 중국의 변화하는 모습도, 그리고 그 변화 안에서의 격차들도 잘 보여준다. 상해 여행에서 안생이 머물고자 했던 숙소와, 칠월이 데려가는 호텔 사이의 격차. 안생은, '너의 집을 제외하면 내가 누워본 가장 좋은 침대야!'라고 말한다. 


(여담. 교통체증이 심해서일까. 아우디를 타고 다니는 안생이 왜 지하철을 타고 다니지?)


그런 면에서 안생과 칠월은 대립할 수밖에 없는 과거와 미래일 수도 있고, 화해할 수 있는 양자이기도 하다. 애초에 소가명 - 집안을 밝힐 필요만 없다면 둘은 떨어질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둘의 아이인 이동동이 그 화해의 증거이다. 칠월은 안생이 살던 삶을 좇았고, 안생은 칠월의 삶을 따라간다. 안생은 칠월의 삶 속에서 웃음을 잃고, 칠월은 여행길 내내 웃는다. 아니, 웃었을 것이라고 안생은 믿는다. 그렇기에 '칠월의 안생'을 집필하며, 그 끝을 여행하는 칠월의 모습으로 채워 넣었다. 중문과를 선택할 정도로 글솜씨에 재능이 있던, 은행원보다 여행 작가가 어울렸을 칠월을 그대로 재현해내었다. 


그래서 늘 웃던 안생은 칠월의 품에서만 제대로 울 수 있었다. 변화의 폭력을 감내하며 나가는 여정에서, 언제나 고향이 그렇게 해주는 것처럼. 변화의 풍랑 속에서는 고향을 생각하며 웃지만, 고향에 다가가면 이내 울어버리고 만다. 반대로 칠월은 안생을 만나고 - 떠나면서 제대로 웃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고향에 돌아온 안생을 맞이하는 칠월, 그리고 함께 떠난 상해 여행 씬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을 것 같다. 





여담, 그리고 강조 영화에서 저우둥위는 정말 예뻤다. 다시 영화를 본다면 저우둥위를 보기 위해서일 듯...




본 글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다음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페이지에서 가져왔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CNb6DW7Cps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공식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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