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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in May 27. 2018

미디어/콘텐츠 산업

내 멋대로 분석하기 #01

You can access to any contents, any-time 

 현재 미디어 사업은 크게 두 트렌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온디멘드(On-demand) 가 소비자에게 다가간 지 20여 년 만에 완벽에 가까운 모습으로 실현되었습니다. 넷플릭스(Netfilix) 플랫폼 같이 언제나 접근 가능한(Always/anytime Access) 가능한 형태로 말이죠. 넷플릭스는 이미 단일 가격에 모든 디바이스(Device)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디바이스 간 연결하여 시청하는 경험이 유려하게(seamless) 설계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언제나 접근 가능하다는 것은 과거의 'N-screen'의 발전된 개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유튜브 캡쳐, '공부하는 모습' 만 올리는 '봇노잼'

 다른 하나는 유튜브(Youtube)와 같이 무엇이라도(Any Contents) 볼 수 있는 형태입니다. 오랜 기간 투자해온 비디오 플랫폼으로, 전 세계의 크리에이터들이 동영상을 업로드를 십 년 넘게 해왔기에 가능한 형태입니다. 물론 콘텐츠 성격에 따라서 강점을 보이는 플랫폼은 다를 수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드라마, 영화를 보는 경험은 저작권의 한계가 있기에 현재로는 제한적입니다. 다만, '무엇이라도'의 의미는, '어떤 콘텐츠' 라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 즉 우리가 이전에 구글에서 검색할 때 느끼던 것이 동영상 검색 영역에서 확장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채널 탐색이 아닌 콘텐츠 검색의 방식으로 소비의 행태를 바꿔 가고 있다고 보입니다. 과거 선형적인 미디어(Linear media)에서는 편성표를 기반으로 시간을 정해놓고 보던 것이, 넷플릭스에서, 유튜브에서 원하는 콘텐츠를 검색하여 가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IPTV 의 리모컨이 버튼이 많이 달려 있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지요. 

왓챠의 예상별점, 이 후 왓챠는 왓챠플레이라는 OTT 서비스를 론칭하기도 함.

 한편으로는 알고리즘(Algorithm)에 따라서 추천받는 콘텐츠에 영향을 받는 시대이기도 합니다. 취향을 분석하는 방식은 아마존이 책을 판매하던 시절의 협업 필터링(coperative filtering)을 뛰어넘어섰습니다. 왓챠(Watcha)에서는 과거의 내가 매긴 별점을 기반으로, 새로운 콘텐츠에 내가 매길 별점을 예측하고 있기도 합니다. 여기에 더해서 소셜 미디어를 통한 공유-시청 경험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서로 떨어진 곳에서 댓글 등의 형태로 함께 시청하는 형태(co-watching)로 유도하는 경험 설계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인터넷 방송에서 시작되었던 댓글은 이제 동영상 댓글까지 발전하기도 했습니다.


UCC 서비스 티비플의 동영상 댓글


다만, 영화와 같은 전통적인 미디어 콘텐츠에서의 공동 시청의 형태가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인 상황입니다. 하지만 현재 시청 군에서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대화를 하고 싶은 욕구가 별로 없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 상술한 왓챠, 포털 사이트에서 별점/리뷰 행위는 소비 전/후에 타인과 의견을 나누고자 하는 니즈를 충분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유튜브에서 티저에 대한 반응을 넣는 것, 반응 동영상의 인기는 이 가설을 뒷받침합니다.  결국 소비 전후 맥락에서는 변화는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소비자가 스스로를 고립하면서 즐기는 콘텐츠, 영화나 연극 같은 콘텐츠의 경우에는 HMD 혹은 그와 유사한 개념의 디바이스가 발달하면서 새로운 발전 방향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VR 기기의 대중화는 Oculus Go 등 기기가 20만 원대에서 10만 원대로 진입할 때라고 예측합니다. 


Contents is King, Always

Youtube 의 RED ORIGINAL

 한편으로는 Netflix Original, Amazon Prime Original에서 디즈니의 마블 / 루카스아츠에 이은 이십 세기 폭스사 인수에서 볼 수 있는 'Contents is the king'의 강화 현상입니다. 롱테일(Long-tail) 영역을 Youtube가 가져갔다면, 디즈니 같은 전통 콘텐츠 강자에서 넷플릭스 같은 신흥 강자들 까지, 저작권에 문제가 없으며 얼마든지 복제 가능한 'IP'를 만들어내어 판매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검색-시청 그리고 공유-시청 경험이 확산이 될수록 자신들만의 '콘텐츠'를 가진 기업의 협상력(Bargain Power)은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또한 슬로뉴스 글처럼 광고는 가난한 자의 세금(Poor tax)이 되었습니다. 광고를 스킵하기 위해서 추가로 돈을 지불하게 만드는 Spotify 의 방식은 Youtube Premium으로 넘어갔습니다. 편리함, 시간 절약을 위해서 기꺼이 광고 제거에 돈을 쓰는 시대가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한편, 유료 콘텐츠 시장이 아직은 미비하지만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들이 전문-소형 잡지들의 부활, Outstanding, Publy 같은 콘텐츠 스타트업들의 실험에서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대비하여, '브랜디드-커머셜', PPL을 넘어서 광고 자체의 콘텐츠화를 통한 접근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네이티브 에드'라는 식으로 나오던 블로그/기사 기반의 광고가 영상 쪽으로도 확장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72초 TV의 시도들은 유의미한 시도라고 생각이 됩니다. 


Live & Linear watching experience

snow 의 잼라이브 홈페이지

 On-demand 시대에서, Live 서비스는 또한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을 받게 됩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Live 서비스는 기존의 방송 사업자들 대비 적은 인프라 투자를 통해서도 진행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고, 미국-중국에서 이어져 한국에서는 '잼 라이브' '더퀴즈 라이브' 같은 형태의 라이브 퀴즈 쇼가 성행했습니다.


 2018.05.20 에는 코카콜라와의 협업을 통해서 콘텐츠 자체에 '코카콜라' 브랜딩을 진행하였습니다. '생방송' 외에도, 참여형 콘텐츠라는 점이 주목할만한 부분입니다. 결정적으로, 방송법 등 규제가 이런 뉴미디어 시장에서는 적용되기 어렵기 때문에 영상 미디어 수익화를 고민한다면 이 부분을 조금 더 고민해봐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상금'이라는 미끼를 통해서 Lean-forward 하는 형태의 콘텐츠를 만들어낸 점이 흥미롭습니다. 또한, 시간대를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을 타깃으로 하여 함께 머리를 물리적으로 모으게 만드는 형태로 구현한 점이 재미있습니다. 상금을 미끼로 하여서 생방송을 가지고 사람들을 한 시에 모은 점을 주목하였습니다. Linear 시청 환경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생방송과 상금, 인터랙티브가 Linear 환경을 재현하는 점을 주목한 부분입니다. 


 극단적으로 Linear 한 시청환경은 트루먼쇼를 향해 달려가야 하는지 고민이 됩니다. 라이브가 아닌 이상, Linear 시청 환경에 매달릴 필요가 없는 상황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본방사수의 시대는, 시청률 집계 방식의 변화와 광고 집행 방식이 변화됨에 따라서 의미가 없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PPL이나 Targeting 하여 VOD 에 광고를 집행하는 것이 더 우위에 있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때문에 '중계권'에 기반한 스포츠 채널은 Linear 하게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SPOTV가 채널을 늘려 가면서 확장할 수 있는 것은, 여러 조건에도 불구하고 합법적인 중계권을 기반으로 생중계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포티비 홈페이지, 게임 방송 까지 4개나 되는 MPP로 발전 中


여기에 게임 방송의 사례들은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리적 공간에 제약이 없이 전 세계에서 매일 진행되는 게임의 경우에는 Live Contents를 확보하기 매우 쉽습니다. 주요 스포츠 이벤트에 비해서 아직은 중계권에 대한 비용이 적은 곳들이 남아 있으며, 무엇보다 게임 산업은 여전히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에 새로운 볼거리가 계속 등장할 수 있단 장점이 있습니다. 유튜브가 게임 방송은 별도 섹션으로 구분하여 super chat, VIP 기능을 도입한 것이나 트위치가 높은 가격에 아마존에 인수된 것에는 이런 배경이 있다고 보입니다. ESPN 이 LoL 방송을 도입하는 것, 아시안 게임에 컴퓨터 게임 종목들이 계속 추가되는 것을 관심 있게 들여다보아야겠습니다. 




What's next?

다이아 TV 홈페이지 캡쳐

 1인 미디어, 왕홍, MCN, 개인방송 등 영역은 앞으로 주의 깊게 봐야 할 영역이 분명합니다. MBC가 시도했던 '마이 리틀 텔레비전' 방식을 한 개의 프로그램이 아닌 조금 더 '플랫폼' 적으로 접근해볼 필요가 있다고 보입니다. 넷플릭스, 디즈니, 유튜브, 아마존 같이 데이터가 없는 곳에서는 '성공할 수밖에 없는' 공식을 찾아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지만, 그 외 업체들의 경우에는 그 만한 인사이트를 뽑아낼 데이터를 보유하지도, 처리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확실한 한 방이 없다면, 타석에 많이 올라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에 더해서, 앞으로는 개인의 아이디어를 복제, 모방하여 기업이 따라가기 어려운 방식의 법 제정이 될 것으로 기대되기에 1인 미디어와 미디어 기업 간의 우호적인 관계 형성은 필수적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유튜브가 될 수 없기에 유튜브에 올라타야 하는 입장에서 각 플랫폼에서 PP, CP 보다 자유롭고 더 '싸게' 콘텐츠를 제작하는 1인 미디어와 PP/CP 간의 협업 혹은 공동 생산 체계는 불가피해 보입니다.


플랫폼 입장에서도 새로운 고민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망사업자들 중, 동축케이블 기반 사업자들이 얼마나 남아있을지 의문이 드는 시점이 오고 있습니다. Google 은 Google Fiber를 통해 자체 망 테스트를 진행하다 이제는 Youtube 기반 Linear 미디어 시장까지 넘보고 있습니다. 2017년에 시작한 Youtube TV는 아직은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만 가입 가능하지만, 점차 세력을 확장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알파벳(유튜브 모기업)이 보유한 방대한 클라우드 자원을 활용, 무제한 클라우드 DVR 기능을 제공하는 등, 기존 사업자들이 시도할 수 없었던 새로운 서비스를 결합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TV 홈페이지 캡쳐

네이버, 다음에서도 라이브 서비스를 통해 이미 스포츠 중계 서비스를 시작한 지 오래입니다. 5G 시대가 다가오면 생방송 인프라가 더 이상 거대한 미디어 기업의 전유물이 아닌 쪽으로 옮겨 갈 것입니다. 스마트폰의 발전, 차세대 네트워크의 등장, 영상 편집 등에 관한 애플리케이션의 대중화와 개인의 영상 기술 친숙도 상승은 시장에 큰 파문을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So what?


모든 것은 변합니다. 변화의 방향을 예측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아주 큰 흐름을 캐치한 사람은 엘빈 토플러 같은 미래학자가 될 것이고, 과거의 변화를 설명할 수 있다면 유발 하라리 같은 빅 히스토리의 대가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일개 개인으로 변화를 예측하여 대항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의 말을 빌려야겠습니다. 10년 뒤에 변할 것이 아닌 변하지 않을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여전히 사람들은 '재미있는 것' '의미 있는 것'을 찾을 것입니다. 시청 환경에 HMD까지 발전할지, 그것을 넘어서 뇌파를 어떻게 하는 방식까지 갈 진 예측할 수 없습니다. 확실한 것은 재미있는 것을 사람들은 여전히 원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영화가 나오고 연극은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하지만 방송이 나온 이후로도 영화 산업은 계속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와 방송은 본질적으로 '영상' 매체로 유사한 특성이 있지만, 큰 화면, 더 좋은 사운드 등 개인이 해결할 수 없던 니즈를 만족시키는 '기술' '공간'과 결합하여 살아남았고, 더 크게 발전하였습니다. 새로운 미디어가 나와도, 현재 자본 집중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 볼거리'는 한동안 '영화'의 영역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방송 역시도, 개인 방송이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을 처리할 수 있는 곳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것이 Linear 환경일지 아닐지는 단정 짓기 어렵다고 봅니다. 하지만 스포츠 중계 등, Live 중요한 영역, 전문성이 남아 있어야 하는 영역에서는 방송은 정부의 지원,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 살아남을 것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현재의 변화를 계속해서 따라가면서, 사람에 대한 고민, 미디어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이 한동안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왜 우리는 남이 공부하는 영상을 보는가? 남이 밥을 먹는 영상을 보는가에 대한 것은 영상을 제작하는 분야를 넘어서서 현재 사회가 가지고 있는 결핍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뻔한 이야기입니다. 사람은 보고 싶은 것을 봅니다. 그것은 절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무엇을 보고 싶은지를 알고 그것을 보다 편하게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고민해야겠습니다. 



2018.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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