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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in May 27. 2018

웹툰 / 웹툰 플랫폼

내 멋대로 분석하기 #02

2013년에 작성했던 글입니다.
그 이후 웹툰 이용이 거의 없어, 수정해야 할 내용이 많을 것 같습니다. 

콘텐츠 이용자에겐 탐색, 감상, 소통, 창작의 4가지 욕구가 존재한다. 탐색은 자신에게 맞는 콘텐츠를 찾고자 하는 욕구이다. 감상은 작품에 몰입하고 충분한 심적 만족을 얻고자 하는 욕구, 소통은 콘텐츠에 대한 생각과 의견을 듣고 말하고자 하는 욕구이다. 마지막으로 창작은 자신도 콘텐츠를 만들어 전하고자 하는 욕구를 말한다. 이러한 욕구를 어느 정도 만족시킬 것인가는 콘텐츠와 이용자의 속성, 기술 및 환경의 제약에 의해 정해진다. 따라서 웹툰 서비스의 개선을 위해선 웹툰이라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이용자들의 욕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나아가 이를 어떻게 만족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탐색

탐색의 경우 검색의 편의성과 자신의 취향에 부합하는 정도가 중요하다. 현재 네이버 웹툰의 경우 사용자들이 선호하리라 여겨지는 웹툰들을 한 군데 모아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장르와 인기를 고려해 분류할 수 있게 하여 선택을 돕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 상 웹툰의 증가와 사용자들의 취향이 세분화되고 구체적이게 변함에 따라 이것 만은로는 충분한 탐색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는데 첫 번째는 공급이 계층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네이버 웹툰은 크게 보면 유료만화, 정식 연재 웹툰, 베스트 도전, 도전 만화가의 4단계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이 구분의 문제는 각 카테고리의 수준과 니즈 차이에 비해 소비자 접근성의 격차가 지나치게 크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작품의 수준은 정식 웹툰에 버금가게나 심지어 어떤 사용자에겐 최고의 웹툰일지도 모르는 작품이 베스트 도전 웹툰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용자들에게 전해지지 못 하고 있다. 이는 각 카테고리의 조회수 차이를 보면 이를 분명히 알 수 있다.

두 번째 문제는 사용자의 취향에 대한 정보를 탐색과정에서 얻을 수 없다는 점이다. 사람마다 취향은 제각각이다. 사람들이 많이 보는 웹툰이라고 해도 나와 전혀 다른 성향의 사람들이 보는 웹툰이라면 나에겐 아무런 재미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지금의 웹툰 검색 기준은 단순한 양적 정보의 의지하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보는 것, 사람들이 별점을 높게 준 것은 작품이 나쁘지 않다는 의미는 될진 몰라도 나에게 만족을 줄지는 보장할 수 없다.






감상

감상은 콘텐츠 소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다. 따라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있어왔으며 네이버 웹툰은 감상에 대해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다만 최근의 행보에 대해선 좀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네이버는 스마트툰을 통해 감상의 경험을 더욱 강화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감상의 만족을 높이기만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선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콘텐츠의 질을 높이는 데에는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웹툰 소비자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뉘는데, 하나는 마니아 집단이고, 다른 하나는 일반 대중이다. 만약 네이버의 타깃이 마니아라면 감상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 의미가 있다. 이들의 요구 수준은 매우 높으며 이들은 자신의 욕구에 대해 충분한 지불 의사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들은 작품에 대한 기대가 그리 크지 않다. 단지 재미난 이야기를 원할 뿐이며 그림이나 효과는 몰입에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면 만족하는 이용자들이다. 또한 이들은 작품에 대가를 지불하는 것에 대한 반감이 크다. 따라서 이런 고객들에게 감상의 질을 높여봐야 초과 만족만을 가져올 뿐이다.




소통

소통의 욕구는 그동안 사소하게 여겨지던 영역이다. 네이버의 경우 댓글과 베스트 댓글 정도의 기능만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소통 또한 콘텐츠의 일부라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콘텐츠는 작가와 작품으로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수용한 이용자의 해석에 의해 완성된다. 사람마다 각자의 생각과 경험에 따라 콘텐츠의 내용은 달라지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모든 사용자는 각자 자신만의 콘텐츠를 재창조하게 되며 이를 공유하는 것을 통해 사용자들은 콘텐츠를 보다 풍성하게 즐길 수 있게 되고 나아가 그 자체가 새로운 콘텐츠가 된다. 


지식에 기반한 작품의 심도 있는 해석이나, 번뜩이는 창의력에서 나오는 작품을 활용한 유머, 작품과 유사한 개인의 경험담, 캐릭터와 줄거리에 대한 호불호와 평가 들은 콘텐츠 경험의 일부이다. 예를 들어 <삼국전투기>의 경우 작품에 등장한 패러디에 대한 설명이 활발히 논해지고 이를 정리해서 올리기까지 한다. <치즈 인 더 트랩>의 경우 남자 주인공인 유정에 대한 해석으로 토론이 이루어지며, 넌피플의 경우 작품에 대해 저마다의 견해를 나눈다.


하지만 지금의 댓글 시스템은 의견이 해당 작품의 한 화에 한정되고 그나마도 수많은 무의미한 댓글들에 파묻히게 된다. 이는 의견을 남기는 사람 입장에서 의욕을 줄이게 하고, 감상자 입장에선 댓글을 보기 귀찮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이용자는 더 나은 만족을 얻을 수 있음에도 이를 누리지 못 하게 된다. 이런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팬카페나 커뮤니티나 블로그 등을 이용하긴 하지만 규모나 성격상 한계가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창작

창작은 콘텐츠의 한 축을 담당하는 주요한 요소였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동안 간과되어온 욕구이다. 기존에는 창작자와 수용자가 분리되어 있었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에게 창작과 공유의 기회를 주는 것은 지나치게 비효율적이었으므로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많은 콘텐츠들이 충분한 기술을 가진 선별된 소수에 의해 제작되고 배포되어 왔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로 콘텐츠의 제작과 유포가 용이해짐에 따라 기존의 현실적 제약이 완화되었다. 또한 콘텐츠가 대중화됨에 따라 이용자의 요구 수준도 낮아져 좀 어설프더라도 재미만 있으면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현재의 웹툰 역시 그 영향을 받았는데, 기존 만화계와 비교해보면 이를 알 수 있다.


네이버는 도전 만화가와 베스트 도전을 통해 이용자에게 창작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으나 실제 사용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엔 부족한 점이 있다. 첫 번째로 진입장벽의 문제인데 도전 만화의 경우 기본적으로 연재를 전제로 만들어진 공간이다. 물론 많은 사용자들이 이를 신경 쓰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쓰긴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문득 만화나 그림 한편 그려볼까 하는 사람들에겐 부담스러울 것이다. 


또 한 가지는 능력의 문제인데 스토리도 잘 짜고 그림도 잘 그리는 사람은 흔치 않다. 그래서 프로작가들의 경우 스토리와 그림을 분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 막 창작을 하려는 사람이 함께할 사람을 구하기는 어렵다. 만약 자신이 글이나 그림 중 하나에 소질이 있고 의욕이 있더라고 창작으로 이어지지 못하게 된다. 두 번째 문제는 공유의 문제인데, 베스트 도전과 도전만화는 그 안에 갇힌 콘텐츠기에 사람들에게 확산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보내기를 통해 전달할 수는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함이 있다.




이와 같은 점에서 볼 때 탐색과 소통과 창작의 측면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동시에 이것이 기존의 감상을 저해해선 안 된다. 트위터를 활용한 웹툰인 트윗툰의 경우 소통의 측면에만 집중한 나머진 기본적인 사용자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해 이용자들의 에게 만족스러운 콘텐츠 경험을 주지 못하였다.

 기존의 웹툰은 트리 형태의 계층적 구조를 취하고 있다. 이는 분류를 용이하게 하며 사용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는 데이터를 경직되게 만든다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기존의 구조에서는 탐색과 소통과 창작이 일어나기 어려웠다. 따라서 기존의 데이터들의 관계를 해체하여 각자를 개별적인 독립된 존재로 만들어 자유롭게 연결되게 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면 모든 데이터들 즉, 웹툰, 작가, 독자, 댓글 같은 요소들이 자유롭게 연결되고 소통될 수 있게 된다. 물론 이 데이터를 기존과 유사하게 연결하여 기존과 동일한 구조를 만드는 것 역시 가능하므로 기존의 사용자에게 혼란을 주지 않고 유사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즉, 표면은 유지하되 내부를 교체함으로써 새로운 가능성을 더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수많은 정보들은 연결하기 따라서 보고 싶은 만화들을 모은 잡지가 될 수 도 있고,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편지가 될 수도 있고, 각자의 작품을 뿌리고 의견을 나누는 동인회가 될 수도 있고, 웹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카페가 될 수도 있고, 웹툰에 대한 지식을 모아둔 서재가 될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은 기존의 구조를 해체하고 구조의 형태를 사용자에게 위임함으로써 가능해지게 되는 것이다.

이는 앞서 이야기했던 사용자의 욕구 충족에도 도움을 주게 된다. 연결이 강화되고 소통이 활발해지게 되면 콘텐츠 간 위계가 사라지므로 기존의 카테고리로 인한 장벽을 제거할 수 있게 되고 자신과 유사한 취향의 사람들을 통해 나에게 맞는 콘텐츠 선택이 가능해지므로 탐색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작품의 한 화를 넘어서 보다 폭넓고 자유로운 대화가 가능해지며 자신에게 불필요한 허튼소리가 아닌 자신이 관심 있는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게 되어 소통이 활발해진다. 또한 콘텐츠의 위계가 사라지고 소통이 강화됨에 따라 작품의 창작이 쉬워지고 협업이 강화되며 공유 역시 활성화된다.

문제는 이러한 새로운 구조와 그 가능성을 어떻게 하면 사용자가 쉽게 받아들이고 활용하게 할지이며, 이를 위한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초고: 2013.12.16

탈고: 2018.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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