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매일 글쓰기 (021/100)
의사결정. 이름만 들으면 매우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실 매일매일 점심 뭐 먹지? 와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간단하고 쉬운 것이냐? 그렇지 않습니다. 점심 뭐 먹지에 참여자가 누구냐, 그들의 선호가 무엇이냐? 주어진 점심시간은 얼마인가에 따라서 선택지가 좁혀지고. 또 그렇죠? 쉽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일단 의사결정을 본능적, 관습적으로 행하는 결정들 말고, 보다 이거 어떻게 하지? 뭘 해야 하지?라는 의문이 생기는 영역, 그리고 회사의 팀과 같은 조직에서 필요한 것들을 대상으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예컨대 이 사람을 채용할 것이냐 말 것이냐? 이 기능을 추가할 것이냐 말 것이냐?
일단 대원칙입니다. 의사결정이라는 것은 참여하는 자들에 의해 내려지는 선택이어야 합니다. 왜냐면 의사결정 이후에는? 그 결정에 따라서 무언가를 해야 하잖아요? 그러니, 참여해야 합니다. 또한, 많은 경우 특정 소수에게 의사결정을 위임하려고 하는데, 보통 스스로의 역량만으로 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의사결정은 언제나 복합적인 특성을 가지며, 그 과정에서의 책임과 부담은 상당히 큽니다.
그래서 이는 단순한 개인적 역량의 발현이 되는 영역이 아닙니다. 반대로 협력적 리더십의 발휘로 이해해야 합니다. 요약하자면, 의사결정은 협력적인 과정이며,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관점과 정보를 바탕으로 최선의 선택을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대부분의 의사결정은 가설에 기반한 과정입니다. 사실 정답을 아는 것이라면 의사결정이라는 대단한 이름을 붙이고 우리가 다루고 있진 않겠죠. 무엇인가 불확실한 상황, 불명확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렇게 하면 이러한 결과가 나올 것이다"라는 가정하에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아주 가벼운 예로. 오늘 일기 예보가 비가 온다고 했는데, 오후 2시 무렵에 3시간 정도 온다고 한다. 그럼 난 우산을 가지고 가야 할까? 일기 예보가 틀리면 귀찮은데? 그런데 우산을 챙기는 게 무조건 우월전략이라고 볼 수 있나? 너무 가벼운 예시일까요? 뭐 그래도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감을 잡기 좋아 보입니다. 이렇듯 모든 결정은 여러 변수와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의사결정은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일종의 전략적 행위라 할 수 있으며, 이는 우리의 일상적인 삶을 포함해 조직의 운용 방식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불확실성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것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은 현대 사회에서 중요한 역량으로 간주됩니다. 다시, 어쨌든 비를 맞아서 옷이 망가지는 것 대비하여 비가 혹여 오지 않더라도 우산을 챙기는 게 더 우월한 전략일 수 있겠죠.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의사결정의 복잡성을 보여주는 사례? 요즘 <리그 오브 레전드>의 스위스 스테이지 중인데. 밴과 픽을 볼까요? 상대방이 잘하는 챔피언을 알고, 우리의 조합에 위험한 챔피언을 밴하고. 그럼에도 우리도 상대방에게 밴 당했지만, 전략을 수정하여 픽하고. 이렇듯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다양한 가설을 세운 후 그에 맞는 전략을 수립해 나갑니다. 이러한 전략적 사고 과정은 의사결정의 핵심 요소와 유사합니다. 처음에 작전을 세울 때는 상대팀의 기존 밴 성향, 플레이 성향을 보면서 어떤 것을 밴할 것이지 미리 정했었겠죠.
이처럼 의사결정은 곧 가설을 세우고 실행하며,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면 이를 수정해 나가는 반복적인 과정입니다. 이처럼 의사결정은 가설 설정, 실행, 그리고 실패 시 재조정을 통한 학습의 반복입니다. 실패는 불가피하지만, 그것으로부터 배우고 개선하는 것이 의사결정의 본질적인 부분입니다. 특정 상황에서는 결정을 번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만,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는 능력 또한 성장과 혁신의 원동력이 됩니다.
스티브 잡스에 관한 일화를 봅시다. 잡스가 언제나 옳게 일한다라고 평가를 내린 사람이 있었습니다. 사람이 그럴 수 있나? 나중에 다시 물어보니 스티브 잡스가 언제나 '옳다'가 아니라 '올바르게 일한다' 즉, 틀리면 다시 수정해 나가는 프로세스나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더군요. (이게 나온 책이 팀워크 관련 책이었는데, 이름이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틀렸음을 인지하고 수정하는 능력을 말하는 것입니다. 잡스는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실수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했습니다. 즉, 의사결정의 핵심은 완벽한 선택이 아니라, 그 선택이 잘못되었을 때 이를 빠르게 수정하는 데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건 가설적 접근이니까요.
그래서 심리적 안정감과 솔직함은 이러한 의사결정 과정을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모든 참여자가 솔직하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한 것이죠. 불명확함을 뚫어내기 위해 더 많은 의견이 필요합니다. <두려움 없는 조직>의 저자는 이러한 심리적 안정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팀원들이 더욱 자유롭게 자신의 관점을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다 나은 결정을 도출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팀 내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구축하는 것은 다양한 관점을 반영할 수 있는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는 데 필수적입니다. 심리적 안정감이 부족한 환경에서는 팀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숨기게 되고, 이는 결국 잘못된 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른 측면도 보죠. 되돌릴 수 있는 결정과 빠른 실행의 중요성입니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의사결정에서 결정의 되돌릴 수 있는지 여부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이라면 더욱 신중해야 하지만, 쉽게 되돌릴 수 있는 결정이라면 빠르게 실행하고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오늘날의 비즈니스 환경에서 매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비즈니스 로직의 근본적인 변화를 주거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변경하는 것과 같은 결정은 높은 비용과 위험을 동반하므로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반면, 상세 페이지의 구성이나 상품 추천 로직의 변경과 같은 결정은 상대적으로 저비용으로 실행할 수 있으며, 실패하더라도 그로부터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신속한 실행과 학습의 과정은 조직의 적응력과 민첩성을 강화하며, 실패를 하나의 학습 기회로 삼아 더 나은 의사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게 합니다.
의사결정을 책임지는 사람의 역할은 불확실성과 그로 인한 고통을 감내하며 팀과 조직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 결정하는 데 있습니다. 모든 결정은 책임과 리스크를 동반하며, 때로는 그 결정이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계속해서 배우고 성장하며, 더 나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노동(labor)의 어원이 '고통'에서 왔다고 하지만, 그 고통을 넘어선 곳에 진정한 성장이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고통이 아니라, 조직의 발전과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이러한 성장의 과정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리더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의사결정은 결국 성장의 과정입니다. 실패와 성공의 반복을 통해 우리는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배우고 수정하며 발전해 나가는 것입니다. 매일 우리는 수많은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들이 우리의 삶과 조직을 변화시킵니다. 그러한 변화 속에서 우리는 성장하고, 더 나은 리더와 더 나은 사람이 되어 갑니다.
여러분이 지금 내리고 있는 모든 결정이 그러한 성장의 발판이 되기를 바랍니다. 모든 결정에는 불확실성이 따르지만, 그 불확실성을 두려워하지 않고 받아들임으로써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성장을 이룰 수 있습니다. 의사결정을 통해 성장하는 여러분의 모습을 기대하며, 이 글이 그 여정에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초고: 2023.08.31
탈고: 2024.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