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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in Sep 06. 2016

<미래 산업 보고서> by 알랙 로스

트레바리 뇽 - 2016년 9월의 책

사실 10년 뒤에 무슨 기술이 대세일지 보다 오늘 점심을 뭘 먹을지가 보통은 더 큰 고민이다. 닥치지 않은 문제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적다. 그래서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이 그 고민을 쉽게 풀어서 대중들에게 전달해준다. 


이런 책들은 그런 책이다. 전문가의 고민을 대중에게 전달하기 위한 책. 그래서 대체로 다양한 기술에 대한 설명에 덧붙여서, 그 함의와 파장에 대해서 서술한다. 책이 아쉬운 지점은 기술 하나하나를 놓고 보면 고민의 깊이가 조금 얕다는 점이다. (이런 류의 책에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대신에 이 책은 나름대로 현장 답사기처럼, 너네 여기는 안 가봤지 식으로 미래 산업이 만들어지는 현장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주는 편이라서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사실, 그냥 신기술이 뭔지 알고 싶으면 직접 ETRI 보고 서건 논문이건 아니면 하다못해 가트너에 들어가거나 해도 된다. 자주자주 애널리스트 보고서, 메리 미커 보고서나 각종 연례행사들 (WWDC, I/O, MWC, CES 등등등)을 주의 깊게 보면 단초를 발견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에 주목을 하면, 이 책은 사실 어떤 기술이 우리 사회를 바꿀 것이다라는 이야기보다는 우리는 이런 기술과, 혁신을 가지고 변화를 시작할 것이야!라는 선언에 가깝지 않은가 생각이 들었다. 이런 책을 통해서 다음 미국 정권이 (힐러리가 된다면) 어디에 집중할지 엿볼 수 있지 않을까? 많은 기술들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가려면 돈이라는 게 필요하고 보통은 그게 국가 예산으로 지원이 될 때가 많으니까. 




그래서 아마 개방성, 청년창업, 여성의 사회진출과 미래세대 교육에 투자하겠지. (책에 따르면) 오바마가 얼마 전에 스타트업 창업자에게 미국 5년 거주 비자를 낸다라는 것도 발표되었었고. 


저자가 말한 것처럼 프로그래밍 언어, 그리고 그에 부합하는 사고방식은 직업을 구하는 데 있어서 꽤나 필수적인 스펙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많은 작업들이 개발적인 백그라운드 지식 없이는 헤맬 수밖에 없는 것으로 바뀌고 있으니까. OA tool 들도 따지고 보면 다 프로그램들이고. 엑셀에서 수식을 열심히 걸어서 뭔가 만들어내는 것도 코딩에 가까운 것이고. 그리고 이런 지식은 이미 스펙이니까. 그래서 나는 프로그래밍 까지는 아니더라도 프로그래밍적 사고, 디지털 이해도(Digital Litreracy)는 필수적인 스펙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이럴땐 일찍 태어나서 정말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 




변화는 필연적이다. 기술이, 사회가 움직이는 한, 우리가 그것을 막을 순 없다. 그걸 공리로 두고. 우리가 어느 방향으로 가는가? 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 그걸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선언한 다음에 그곳에 투자하고, 힘을 기르는 것은 비교적 가능한 편이다. 


이 책은 그런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변화의 흐름 속에서 우리가 가야 할 곳은 저기야!라는 선언문. 보고서라기보다는 말이다. 어차피 기술의 진보는, 혁신은 지금 시점에서 연구, 조사해서 내놓아보았자 책이 나오는 시점에 이미 저 앞으로 나갈 수도 있는 것이고, 턱에 걸려서 멈춰질 수도 있는 거니까. 


어떤 기술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기술을 통해 우리가 가야 하는 곳이 어디인지를 조금 더 명확하게 밝혀야 하지 않을까.




사족 1. 코딩 학원이 생기고 있다. 한국에. 뭐 저런다고 빌 게이츠가 나오겠냐는 볼멘소리에 공감을 하는 편이다. 하지만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대한민국 사교육에 공교육은 귀 기울 이 필요가 있다고도 생각하는 편이다. 개발자가 아니어도, 개발 언어에 대한 이해는 필요하다. 


사족. 2 생각해보면 엔지니어링 지식과, 디지털 지식은 심판의 날(judgement day) 이후엔 개인화기 사용법만큼이나 중요한 지식이지 않을까. 엔론 머스크가 AI를 경계하라고 하지 않는가! 살고 싶으면 배우자.


 사족 3. 요즘 사실 관심이 가는 부분은 이 것. 인간은 지금도 수천 년 전 원시 인류에 비해 너무나 많은 것 들을 해내고 있는데, 기술의 발전에 발맞추어서 새로운 능력을 함양할 수 있을까 하는 그런 지점. 이미 지금의 표현형으로는 무리이지 않을까. 강제로라도 진화하지 않으면 더 이상 새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도태되고. 하지만 2000년에 세컨드 임팩트는 일어나지 않았으니 인류 보완계획은 아직 없는 거겠지. 


사족 4. 뭐 나도 작두를 타자면, 어쨌든 인류는 우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번영하려면 대기권을 이겨내고 생존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어서 빨리 엔터프라이즈호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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