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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속에서 발견하는 동기

365 Proejct (302/365)

by Jamin

기사/인터넷을 보고 생각 정리하기 016: 유병재의 무공해 를 보고

기사/인터넷을 보고 생각 정리하기 017: 1, 2 를 보고

기사/인터넷을 보고 생각 정리하기 018: 내재적 동기에 대한 내용을 보고


“왜 일하는가?”라는 질문은 단순하면서도 가장 근본적인 물음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스스로에게 던져보지만, 쉽게 답하지 못한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말하기엔 일은 우리 삶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차지한다. 즐거움이나 자기 성장이라고 말하기엔, 때로는 지루하고 고된 순간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심리학에서는 흔히 ‘위생요인’과 ‘동기요인’을 구분한다. 급여, 안정, 근무 조건 같은 위생요인이 충족되지 않으면 불만족이 생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진정한 동기를 만들지 못한다. 동기는 그 위에서 피어나는 더 깊은 무언가다. 문제는 이 깊은 차원의 이유, 곧 나만의 why를 어떻게 찾느냐는 것이다.


나는 솔직히 말해 내 안에서만 그 답을 발견하기는 어려웠다. “내가 왜 살아야 하지?”라는 질문 앞에서 스스로만으로는 막막했다. 그러나 ‘누구를 위해서’라는 맥락이 생기면 이야기는 달라졌다. 가족을 위해서, 동료를 위해서, 팀을 위해서. 그것은 단순히 외부의 강요가 아니라, 내가 나를 투영해 다시 발견할 수 있는 창이었다.


관계가 만드는 나


소설 드래곤 라자에는 이런 대사가 있다. “나는 단수가 아니다.” 이 말은 나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 역할과 관계 속에서 의미를 얻는 존재다. 팀장으로서의 나, 남편으로서의 나, 동료로서의 나. 이 모든 얼굴이 합쳐져 지금의 나를 만든다.


흔히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을 한다. 그 말은 단순히 직책이 권위를 부여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역할에 따른 기대가 내재적 동기를 일으키고, 나는 그 기대에 맞추어 스스로를 형성한다는 뜻이다. 나는 혼자가 아니라, 끊임없이 관계 속에서 조율되고 새롭게 쓰이는 존재다.


동기의 이론과 내 경험


자기결정이론은 내재적 동기를 세 가지 욕구로 설명한다. 자율성, 유능성, 관계성. 이 가운데 나는 관계성을 가장 크게 느낀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어서만이 아니다. 관계 그 자체가 내 삶의 의미로 내재화될 때, 그것은 내재적 동기가 된다.


그래서 나는 ‘내재적 동기’와 ‘외재적 동기’의 경계가 흐릿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상사의 칭찬을 원한다면 외재적일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이 팀과 함께 성장하고 싶다”라는 감각이 자리 잡는 순간, 그것은 이미 내 안으로 흡수된 내재적 동기다. 결국 중요한 것은 동기의 출처가 아니라, 그것을 내 삶 속에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다.


팀장으로서 바라본 동기


팀장으로서 나는 종종 이렇게 묻는다. “어떻게 해야 팀원들이 의미를 느끼며 일할 수 있을까?” 성과를 관리하는 것만이 내 일이 아니다. 환경을 설계하는 것도 나의 몫이다.


기본적인 조건과 공정한 보상은 최소한의 출발점이다. 그 위에서 자율성과 책임을 균형 있게 부여하고, 구체적이고 도전적인 피드백을 통해 유능감을 키워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와 인정이 자연스럽게 교환되는 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예기치 못한 보상이나 진심 어린 피드백은 유능감을 높여 내재적 동기를 촉진한다. 반대로 과도한 간섭과 통제는 자율성을 침해해 동기를 꺾는다. 그래서 나는 가능하면 간섭을 줄이고, 신뢰를 주며, 성장을 함께 목격하려 한다. 팀장의 동기는 결국 팀원들의 성장을 통해 나 자신을 다시 발견하는 것이다.


동기의 본질을 묻다


동기는 결국 “행동의 에너지는 어디서 오는가?”라는 질문이다. 신경과학적으로는 도파민과 보상 회로, 심리학적으로는 자율성·유능성·관계성, 철학적으로는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


나의 답은 분명하다. 나는 단수가 아니다. 나는 타인 속에서, 그리고 그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 역할을 통해 의미를 얻는다. 내재적 동기란 단순히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가를 넘어, 나는 누구와 함께 어떤 이야기를 쓰고 있는가라는 물음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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