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min Feb 07. 2017

페이스북은 언론이 되어야 하는가?

Fake News 에 관한 생각들



2017년, 뉴스를 어디서 보는가?


어릴 적 뉴스는 신문, 주간지나 월간지 같은 활자 매체, 혹은 TV 속에 있었다. 그 당시에 뉴스를 접하는 주된 까닭은 아버지였다. TV 채널의 선택권이 아버지에게 있었으니까. 


그리고 인터넷이 달아오를 때쯤에 난 학창 시절을 보내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2000년대 초반의 지방의 중등교육은 조금이라도 더 많은 시간을 학교에 잡아 놓는 형태였다. 자연스럽게 뉴스라는 것은 사회 관련 수업 시간에 듣는 정도의 것이 되었다. 아니면, 논술 고사를 준비하기 위해 읽는 것이거나. 인터넷을 통한 뉴스는 있었다. 하지만 컴퓨터를 사용하는 시간도 짧고, 스마트폰도 없던 시절이었기에 자연스레 뉴스에서 멀어졌다.


기억나니, RSS?


대학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딱히 뉴스를 찾아볼 이유는 없었다. 그래도 과제를 하러 켠 컴퓨터에서 여러 기사를 읽었었다. 포털 사이트의 헤드라인들은 자극적이었으니까. 하지만 그것도 네이버 뉴스보다는 인터넷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읽게 된 것들이 대다수였다. 그리고 트위터, 페이스북이 나오면서 뉴스를 조금 더 많이 읽게 되긴 했다. RSS 리더를 통해서 여러 언론사들을 등록하기도 했고. 그즈음에는 CES 나 WMC 같은 행사에 관한 해외 언론사의 리뷰들을 보기 위해 언론사를 찾아다녔던 것 같다.


지금은 주로 페이스북을 통해 뉴스를 접한다. 하지만 더 '집중' 하게 되는 뉴스는 카톡방을 통해 날아오는 선전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왜냐면 페이스북에서는 대체로 헤드라인, 공유한 사람의 코멘트 정도만 읽고 마니까. 그걸 모두 읽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고, 변명하고 있으니까. 


그리고 우리는 페이스북을 사용한다, 아주 많이. 이제 세계에서 페이스북을 쓰는 사람의 수가 20억 명에 도달한다고 한다. 나의 뉴스피드는 예전 같이 '놀이터'라고 부르기 어렵다. 수년간 쌓인 좋아요를 통해 내게 맞는 콘텐츠를 추천해주고, 자연스러운 광고에도 빠져들어 가기도 한다. 그리고 내가 Follow 하는 사람들의 계속되는 공유들도 반복된다. 또, 페이스북에서는 Instant Article을 통해, 페이스북을 빠져나가지 않고 뉴스를 소비할 수 있게 되었다. 


오늘날엔 정치적 어젠다 역시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통해 확산된다. 샤를리 앱도 테러 관련해서도, #PrayForParis 도. Badge Type으로 쉽게 내 의사를 표시할 수 있도록 페이스북은 힘을 썼다. 이걸 Slacktivism이라고 욕하는 이도 있긴 하다. 하지만 지난 선거 때 한국에서 했던 투표 독려와 같은 프로그램을 2016 미국 대선에 적용한 결과는 만족스러웠다고 Mark Zuckerberg는 말하고 있다. 적어도 숫자는 그렇다고 말하고 있으니까.


자연스레 나는 예전 매체를 통해 뉴스를 적게 보게 되었다, 갈수록. 페이스북에서 공유되는 콘텐츠들은 대체로 비슷하고, 시사인은 다른 시선을 제공하기에는 이슈에 대응하기 너무 느리고, 종이책 형태는 소비하기 불편했다. 무엇보다 다른 읽을 것들이 많았다. 뉴스, 언론이라고 보기에는 어렵지만 전문적으로 풀어내 놓은 블로거의 분석 글이라거나, 팟캐스트를 통한 정보 습득, 위키 니트 짓을 하며 얻는 잡지식들이 있으니까. 


그래서 JTBC 같은 곳에서는 아예 페이스북에 통합하여, 대선 중계를 기획했고, 지금도 소셜 라이브 같은 기획을 밀고 있다. SBS는 <스브스 뉴스>라는 서브 브랜드로 Facebook 사용자를 겨냥했다. 하지만 과연? 대체로 새로운 뉴스보다는 카톡 알림 하나가 더 중요한 것이 오늘날의 개인이다. News 란 본디 '새로운 소식'을 의미했다. 그것은 개인 간의 소통의 거리가 0가 되면서 꽤나 의미를 잃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언론'이 존재 의의를 잃느냐 하면 그건 아니라고 본다. 카톡 알람을 통해 퍼지는 것은 대체로 'data' 도 'information' 도, 'Knowledge' 도 없이 퍼지는 'Wisdom' 이기 때문이다. 아랫 단계가 없는 의견들로, 데마고그, 프로파간다라고 해도 무방한 말들의 나열이기 때문이다. 이데올로기 대결 시절에나 먹힐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은 여전히 카톡 알람, 밴드 알람을 타고 우리를 에워싸고 있다. 



https://en.wikipedia.org/wiki/DIKW_pyramid 



어쩌면 예전에 술자리에서 막 나온 헛소리들이 이제는 바이러스가 강력해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검색하면 반론할 수 있지만, 귀찮은 것들. 때문에 언론의 역할이 필요하지만, 앞으로도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까? 페이스북과 카톡을 통해 퍼져나가는 Fake News를, 개별 언론사가 차단하고? JTBC에서 팩트체크를 아무리 한들 가능할까? 


이러한 상황에서 페이스북은 미디어로 역할을 해야 하는가?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언론이 뭔데? 



나는 언론에 대해 공부해본 적이 없다. 언론이 무엇인지는 잘 모른다. 단편적인 인터넷의 비평글들만 몇 읽었을 뿐이다. 그런 내게 언론의 이데아는 HBO 의 <뉴스룸>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q49NOyJ8fNA

<뉴스룸> 파일럿 에피소드 中 - 이 영상만 수십번 본 것 같다. 


뉴스룸이 내게 언론에 대해 좀 본격적으로 생각하게 만들어 주었다. 극 중에서 맥킨지 멕헤일은 프라임 타임 뉴스 방송으로의 지향점을 News Night 2.0 Agenda로 공유한다.
(News Night 은 극 중 등장인물들이 운영하는 뉴스 프로그램의 명칭) 


News Night 2.0 

1) Is this information we need in the voting booth? 
2) Is this the best possible form of the argument? 
3) Is the story in historical context?


이게 진리라고 하긴 어렵지만, 따르면 좋은 법칙이라는 느낌은 받았다. 그래서 <뉴스룸> 이야기를 잠깐 해보려고 한다. 


<뉴스룸>에서는 뉴미디어, 소셜미디어의 소위 1인 미디어에 대한 위험을 경계하는 에피소드를 틀기도 하고, 그것과의 연계를 모색하기도 한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 때에, 한국의 '네티즌 수사대'처럼 사람들이 범인을 찾기 위해 활동하는 것의 위험성을 보여주기도 하였고, 무바라크 정권 붕괴 시의 이집트 혁명 현장에 대해서는 그곳에서 활동하는 개인 미디어 운영자의 소스를 받기도 한다. (물론 거기서 이름과 얼굴을 밝혀야만 한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월가 점령 운동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논조를 펼치기도 했다. 리더가 없는 운동이 가질 수 있는 한계를 지적하면서. 한 때 그 운동에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지만, 이 작품을 보면서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작품의 논조와 같이 월가 점령 운동을 보고 있지는 않다. 다만,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우리가 더 많이 모이는 것 외에 다른 장치가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그것은, 언론이 찾도록 도와주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사실 <뉴스룸>에 대한 이야기를 쭉 하는 것은 기존 미디어가 '뉴미디어'의 움직임을 보는 시각을 보여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News night 2.0 은 훌륭하다. 하지만 거기까지이지 않을까? 우리는 언론을 제4부라고 칭한다. 모 정치인이 모 기자에게 '요즘은 서울대 나오지 않은 사람도 기자를 하나?'라고 말한 에피소드가 기억난다. 언론은 엘리트의 것이었다. 


뉴스룸의 시즌 1 마무리는 이렇게 끝난다. 

Jenna: What makes America geatest country in the world? 

Will: YOU DO! 


미디어 엘리트(Media Elite)가 말하기에 어울리는 문장이다. 실제로 드라마 내내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지점은, 주요 등장인물인 '윌 맥어보이' 가 말하는 이런 내용들 때문이었다. 한편으로는 언론인에 대해서 존경심과, 신뢰를 부여하기도 하지만 '문명화(Civilize)'를 외치는 모습은 교조주의적인 태도가 아닐까라고 의심하게 만들어 주었다. 어쨌든 사람들이 이 작품에 많은 환호를 보냈던 것은 이런 태도를 가진 엘리트가 필요했기 때문이리라.


그렇다면 우리는 이 모습을, '뉴스룸'이라는 드라마 제목에서 따온 듯 한 이름을 가진 '뉴스 프로그램'의 앵커에게 기대하고 있는 것일까? JTBC 뉴스 부문의 손석희 사장, 혹은 뉴스룸의 메인 앵커 손석희가 그런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가? 사실, 손석희 사장의 모습은 100분 토론의 그것에서 딱 반발짝 앞서 나간 것 같이 보인다. 적극적인 개입은 있지만, 그것은 '조직' 차원의 것이고, 많이 앞서 나간 것 같은 부분은 JTBC 뉴스 부문의 스탠스를 취하기 위한 것으로 읽히기도 한다. 


또한, 그들의 실수 역시 많다. 이게 옳은 방향일까? 미디어 엘리트들에게 맡길 수 있을까? 그들에게 또다시 김 O철이 생기지 말라는 보장이 있을까? 해직 기자가 발생하고, 이탈자가 발생하진 않을까, 아니 과연 이대로 가면 많은 사람들이 8시에 JTBC를 틀어놓고 방송을 볼까? (JTBC 가 언제나 정론직필 하는 언론이라고 할 지라도)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또, 그렇다면 돈을 벌지 못할 것인데, 이 모델이 지속 가능할까? 국영방송이 아닌 이상에야 말이다. 


그렇다고 DC 주식 갤러리가 금번 최순실 등 국정농단 관련 청문회에서 활동한 것처럼 하는 게 맞을까? 돈을 벌기 위해 Fake News를 올리는 것과, 이런 개인의 언론 참여는 한 끗발 차이가 아닐까 의심해본다. Fake News를 만드는 기제는 '돈'이었지만, 정의감이 움직이는 경우에는 더 큰 문제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 움직임의 동기가 재미라고 한다면 할 말 없다..) 


해외의 경우 언론은 더 뛰어난 인터렉티브 콘텐츠를 만들면서 섭스크립션 피를 받으며 생존하고 있다. 혹은 신생 미디어들은 네이티브 애드를 통해 성장하고 있고. 전자의 경우, 구독 모델로 훌륭한 언론이 살아남는다고 해도, 대국적으로는 그것을 읽을 수 있는 '미디어 소비 엘리트' 들만을 위한 것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후자의 경우에는 재미있고, 살아남겠지만 NewsNight 2.0 어젠다와 같은 형태로 선거를 준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Econmist 독자는 다르다는, Economist 카피라이트.





소셜 미디어는 언론사들을 파괴할까?



작년, 블로그 미디엄(Medium)의 통계에 따르면 사람들은 글이 좋기만 하다면 긴 글도 읽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 글을 읽는 사람들은 한정적일 것이다. 돈으로 돌아가 보면 명확하다. 그래서 NYT 가 아무리 좋은 콘텐츠를 내놓는다고 해서, 넷플릭스 같을 수가 있을 것이냔 점. 좋은 정보가 퍼지는 것이 아니라, 내게 재미있는 정보가 퍼진다. 


파괴적 혁신. Low end distruption이라는 이론이 있다. 이 이론이 처음 등장한 도서를 수 번 읽었지만 난 100% 이해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혁신은 기존 산업을 파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이 mp3를 삼켜 버린 것처럼. 이제는 뉴스는 플랫폼에 종속적이게 된다. 뉴스를 파괴하는 것은 무엇인가? 


넷플릭스는 TV를 끝장내진 않아도, HBO급이 아닌 다른 PPV 업체들을 고사시킬 것이다. 이런 현상이 페이스북과 다른 언론사 사이에 형성이 될까? (넷플릭스는 최초에 다른 업체의 콘텐츠를 유통하는 업체였지만, 종국에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생산, 배포하고 있다.)


윤전기는 사라질까? 종이 신문은 끝장난 것일까? 


2030, 40년에도 신문은 남아 있을까? 


상술한 것처럼, News는 Tweet 같은 것에 해체당했다. 적어도 새로운 소식을 '전하는' '미디어'로의 역할은 더 이상 언론사만의 역할은 아니다. 트위터가 실제로 '속보'의 역할을 대체하기에는 불확실성이 높긴 하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퀄리티'는 매우 정확하고 빠른, 깊이 있는 보도가 아닌 더 빠르게 새로운 사실을 알고, 내 방식으로 그것을 재가공해서 가지고 노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을! 나는 가지고 있다. 


뉴스 산업을 파괴하는가 어쩌면 가십거리 기사들이 더 인기를 끄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 전쟁에서 이기지 못한 채로, Next Paradigm을 맞이한 뉴스 산업. 그 산업이 개개인이 올리는 Fake News에 대응하지 못하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NYT 가 혁신 보고서를 내놓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 NYT 의 범위(Coverage)는 그것을 읽을 수 있는 사람으로 한정되어 있다. 


미첼 스티븐스는 이런 것을 결국 지혜의 저널리즘으로 언론사는 가야 한다는 식으로, 저서 <비욘드 뉴스>에서 밝혔다.  위에서 언급한 DIKW (Data Information Knowledge Wisdom) 중에서 지혜로 가야 한다는 말이다. 과연 그것이 통할까? 의문점이 남기는 하지만, 살아 남기 위해서는 '견해'를 내놓고 각자 정치적, 경제적 포지션(Position)을 선점하여, 여론을 주도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도, 처음 이 글을 적게 된 문제는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다시, 아무리 좋은 지혜를 가지고 와도 그게 퍼지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랴. 퍼지는 것은 Fake news 들일 텐데. 


결국, 뉴스는 '미디어' 플랫폼에 종속적이다. TV 뉴스는 '공중파' 혹은 '케이블'이라는 플랫폼에 종속적이었다. 흔한 말로 1:N 관계를 만들어주는 것이었으니까. 애초에 방송(Broadcasting)의 방식은 윤전기에서 쏟아져 나오는 신문에도 마찬가지로 존재했다. '페이스북' 이 본인들을 '미디어 컴퍼니'로 칭하지 않는 이유라면, 이런 것 때문일 수도 있겠다. 그들은 '망사업자' 일 뿐일 수도 있으니. 


페이스북 이전에도, 플랫폼이 뉴스를 바꾼 사례는 있다. 한국의 경우 네이버가 뉴스를 사실상 지배했다. 그것은 트래픽을 통한 데스킹이었다. 그리고 그 알고리즘은 네이버의 트래픽을 더 늘릴 수 있는 방향으로, 즉 대중의 빠른 소비를 유도하는 것이 된다. 그렇기에 '충격' '경악' 같은 헤드라인들이 쏟아졌다. '충격고로케'라는 서비스를 만들어 헤드라인에 '충격' '경악'을 많이 넣는 언론사를 '고발' 했으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충격고로케에서 정의한 '충격'


그래도 적어도 한국에서는 포털이라는 망 위에서, 언론사의 수익이 분배될 수 있는 기반이 있기에, 최소한 Fake News 까지 가지 않은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그 이상으로 실제 뉴스를 자극적으로 편집해서 낚시하는 언론사들이 있었으니까. (그렇다고 해서 Fake news 문제가 없었느냐 하면 그것은 아니다. 하지만 의도와, 실수는 다르니까.) 


어쨌든 판도라의 상자는 열렸다. 페이스북이 막혀도 다른 채널로 잘못된 정보는 퍼질 것이다. 중국처럼 만리 방벽(Great Firewall)을 만들지 않는 이상, 정보의 채널이 더 확장될 것이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사람들이, Fake News를 딥러닝으로 판별하는, Chrome Extension을 만들었다고 한다. 결국은 기술의 승리!라고 말하기에는 찝찝한 부분이 있다. Fake 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것은 더 이상 사람이 아니다. (물론 NPR 에 따르면 대체로 사람들은 이걸 애초에 못하는 것 같긴 하다.)


마찬가지로 내가 보고 싶어 하는 콘텐츠를 큐레이팅 하는 페이스북. 그가 채널 선택권을 가진 사람인가? 과거엔 내가 특정 뉴스를 보게 된 것은, 우리 아버지의 '데스킹' 때문이었다. 페이스북은 이제 부모의 역할을 하려는 것인가? 의심이 든다. 그들의 알고리즘이 편집을 한다면 공개해야 하지 않는가? 하는 1차원적인 질문이 남는다. 영업 비밀에 해당하는 정보이고, 페이스북에서 광고를 하는 사람들은 그 알고리즘을 찾아 파고들고, 페이스북은 그것을 또 업데이트하는 상황에서 이를 쉽게 말하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대 원칙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 수밖에. 


미디어를 통해서 우리는 생각의 틀을 형성한다. 그렇다면, 그 미디어의 틀을 정하는 것은 '대수'의 원칙에 따라 콘텐츠를 배열하는 알고리즘이 되어야 할까, 소수의견을 존중하는 알고리즘이 되어야 할까. 아니면 Deep learning을 통해, 사회가 더 나은 방향을 위한 알고리즘의 최적해를 찾을 수 있을까, 언젠가는?





더 나은 사회, 미디어를 위해서.


플랫폼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플랫폼의 이용 행태에는 관성이 있다. 트위터가 140자 제한을 없애지 못하는 것은 사용자와, 회사의 관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즉, 당분간 페이스북과 구글을 중심으로 하는 미디어 이용 행태는 판을 뒤집을 만한 새로운 존재(Game Changer)가 등장하지 않는 이상 지속될 것이다. 크롬 익스텐션, 페이스북이 직접 하는 Fake News Alert 은 있겠지만, 그 이용 행태가 바뀌려면, 페이스북이 새로운 모델을 보급하는 수밖에 없고, 그게 언론사의 요청을 따를지는 의문스럽다. 모든 언론사가 페이스북에게는 콘텐츠를 안 준다고 나서지 않는 이상에는.


다른 의문점. 뉴욕 타임스 독자들도 Fake News 에 속을까? 아니, 속을 수는 있지만 이미 믿을만한 정보의 원천을 가진 사람들이 Fake News 에 크게 반응을 할까? 아니면 반대로 믿음직한 Source에게 정보의 검증 의무를 '위임' 하는 사람들이니, 오히려 더 취약할까? 잘 모르겠다. 한 가지, NYT는 이런 방식으로 살아남겠지만 다른 언론은 힘들 것이다, 대체로. 그리고 그때가 되면 살아남은 언론 사끼 리 힘을 합쳐도 플랫폼의 힘의 반의 반이나 따라갈지 의문이다. 


결국은 살아남아야 뭐라도 할 텐데. 즉, 언론사가 '경악'을 쓰지 않고도, 살아남아서 세상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내놓아야 한다. 필연적으로 난립한 언론사들의 경우 시장 논리에 의해 사라질 것이고... 지역 지는 거대 미디어가 다루기 어려운 지역 이슈에 대해 더 파고들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돈'을 벌어야 하는데, 그렇다면 결국 '구독' 이 아닌 '광고' 수익을 올릴 수 있어야 한다. 플랫폼이 '광고' 수익을 나누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공유가 돈이 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트래픽을 하다못해 내면화해야 하는데, Instant Article 은 그걸 막는다. Native ad 외에는 딱히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 


다시. 네이버 뉴스 플랫폼에서 자극적인 제목과, 우라까이를 통해서 얻은 트래픽이 수익화. 적어도 수익화를 법적인 제도 안 해서 하는 최대한의 것. 이게 '가짜' 여도 문제가 없게 되면 Fake News가 되는 것이 아닐까? 법망 안에서 영위하는 사업자는 최소한이 있고, 이것은 테두리 안에서 그 수치를 높일 가능성이라도 있지만, 법망 밖의 개인이 생산해내는 Fake News들은 그게 불가능하니까.(애초에 법 밖이잖아?) 법망 속의 Player 들을 키워서 대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보이는데. 참 어렵다, 그들을 살려 놓기에 뉴스의 경쟁자는 너무나 많다. 뉴스 볼 시간에 돈 벌 궁리를 하고, 재미있는 것을 하고, 맛집을 찾아야 할 텐데 말이다. (애초에 사람들의 관심을 뉴스로 다시 돌리기 위한 노력도 참, 필요할 텐데)


다시, 페이스북은 플랫폼이다. 그리고 그 플랫폼은 미디어의 망(Network)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그 망 위에서 누가 무엇을 사고 있는 것일까? 이전에는 사용자의 관심을 광고주가 사가고 있긴 한데, 그 관심을 위한 콘텐츠를 쏟아내는 이들이 돈을 벌려면... 예컨대 Viral 수치로 Reward를 주는 업체와 같은 수익 배부 방식에 대해서 논의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결국 페이스북이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수익을 배분하는 - 네이버 방식을 택해야 할까? 


페이스북이 미디어라고 인정할 필요는 없다. 언론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적극적인 데스킹을 할 수도 없고. 하지만 고민을 시작할 때이다. 개인의 참여 속에 미디어 엘리트들의 역할을 보장해야 하지 않을까. 언론이 제 4부라면, 우리가 의회에 우리의 대표자를 보내 듯, 우리를 대신하여 Data를 모으고, Information으로 바꾸어 우리와 함께 Knowlege를 쌓고, Wisdom을 찾기 위해 대행자들이 필요하다. 지금 Facebook 은 그 역할을 대신해서도, 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사람들에게 그 역할을 제공하기 위해 미디어 엘리트들에게 길을 열어 주어야 하지 않을까. 페이스북은 다시, 플랫폼이어야 하고, 생태계의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소위 미디어 엘리트들 역시도, 바뀐 판에서 놀기 위해 Show를 처음부터 다시 디자인해야 할 것이다. News Night 2.0 이 아닌 3.0 이 필요한 시점이다. 좋은 콘텐츠를 만든다고 사람들이 보진 않는다. 사람들이 보기 쉬운, 사람들이 알면 좋은 것이 아닌 무조건 알아야만 하는 것을. 결국은 개개인의 미디어에 대한 관심이 돈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그들을 대표하는 언론사에게 전달이 되어야 할 것이라는 뻔한 말 밖에 떠오르지는 않는다, 뭐 답을 알면 내가 그걸 하면 되지 뭐 이리 주저리주저리 쓰겠냐만은.





마치며.



젠더 이퀄리티 사건을 떠올리며(나무 위키 성평등주의 날조사건) 나무 위키 편집 관련 사건 인터넷에서 정보가 어떻게 생성되어, 퍼지고 그것이 의견을 가지게 되는가란 생각을 잠시 했었다. 


위키피디아가 이슈일 때, 정확도가 꽤나 괜찮았다고 한다. 리태니커에 근접한 오류율 하지만 참여자가 늘어났을 경우, Wikiality로 놀림을 받기 시작했다. 그 장벽이 더 낮은 나무 위키의 경우에는 악의적 참여로 인한 반달리즘 등의 이슈에 이어 이런 날조까지 생겼으니. 위키를 읽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말도 이해가 간다.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 기사 다음으로 많이 참조하는 게 개인적으로 위키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게 자료가 그렇게 잘 정리된 곳도 잘 없거니와, 검색 상단에 항상 나타난다... 그리고 그게 위키피디아도 아닌 나무 위키인 경우도 많다.) 



강남역을 검색하면 나무위키가 제일 먼저 뜬다 (...)


위의 링크는 나무 위키가 나무 위키의 날조 사건을 지적. 대중. 바뀔 수 있다. 의견은. 그 지점이,

이 지점이, 미디어 전문가들이 필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That's where Medai Elite is needed, indeed.)


물론 그들도 실패한다. 여러 가지 문제로. CNN 도 그랬고. 그럴 땐 뉴스룸의 리오나 랜싱 여사가 말했듯, 'Get It Back' 해야지. 


https://www.youtube.com/watch?v=bkIALBIvG5c

멋있는 리오나 여사님.



#트레바리 #넥스렙23 #2월의읽을거리 #FakeNews #Media #Journalism


글의 재료가 된 기사들: 

https://www.highly.co/hl/qvZWPY9bhRmPNx

https://www.highly.co/hl/8gWZPHR2FqZCbx

https://www.highly.co/hl/RFdD8VebMWclLP


2017.02.07




사족. 

급 생각이 나서 Fake News / 가짜 뉴스로 구글 검색을 해봤다.

가짜 뉴스 제작소라는 곳이 있더라... (http://www.dailypadak.com/


물론 만우절 장난을 위해 만든 사이트 같습니다만.

매거진의 이전글 2030 즈음의 설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