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를 만든다는 것
얼마 전 의상제작과 관련한 협업 제안을 받았다.
사전에 전달받은 내용은 '스트릿 패션' 컨셉으로 진행하고 싶다는 것.
스트릿 패션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자면 우선 용어부터 스트릿이 아닌 '스트리트'로 명명되어 있다.
그 의미는 '흔히 길거리에서 접할 수 있는 사람들의 유행 패션'이란다.
패션 스타일에 관해 언급하면서 위의 의도로 '스트릿 패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라는 생각이 든다. 스트릿 포토그래퍼들의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를 제외하고.
협업 제안 속 '스트릿 패션'을 나는 당연히 사전적 정의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Y3 볼캡에 레터링 혹은 그래픽이 들어간 베트멍 후드 그리고 릭 오웬스 조거팬츠에 이지나 트리플S 따위의 트렌디한 슈즈. 브랜드는 상관없이 나에게 '스트릿 패션, 스트릿 브랜드'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하지만 오늘 미팅을 하면서 내가 생각하는 '스트릿 패션'과 상대방 머릿속의 그것이 다를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와 같은 상황은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나타난다.
서로가 자신의 생각이 담긴 자신만의 용어 혹은 자신이 속한 집단, 업계 내에서의 용어로 말할 때
그리고 그 용어를 상대방이 당연히 나와 같은 의미로 사용한다는 무조건적인 신뢰를 갖고 있을 때 이러한 오해가 생긴다. 이러한 오해 아닌 오해는 상호간의 대화에 딜레이를 발생시킨다.
그렇지만 지속적으로 대화를 이어가다보면 상대방의 언어에 대해 이해하게 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 시기를 넘어서면 진행이 더디던 대화, 회의, 프로젝트도 술술 진행된다.
브랜드 아니 브랜드가 되려는 수 많은 메이커, 디자이너들이 존재한다.
그들은 그들만의 감성, 용어, 방식으로 사람들과 대화를 시도한다.
처음에는 당연히 귀 기울여 듣는 사람도 적고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못 알아듣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선은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
동시에 사람들에게 전달하려는 명확한 메시지와 가치를 지니고 꾸준히 말을 걸어야 한다.
사람들이 그 메이커, 디자이너의 언어에 대해 이해하게 되는 순간은 반드시 찾아온다.
그 시기를 넘어선다는 것은 '브랜드'라는 결승선으로 이어진 경기장 안에 진입했음을 뜻한다.
'저기요, 우리 대화 좀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