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슈브 Oct 10. 2017

계속해, 그 고민.

고민하는 것을 고민하지마.

스무 살 때는 서른 살이 되면 모든 게 안정적이고 여유로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서른 살이 될 거라는 상상도 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어느새 나는 서른 살 아저씨가 되어 있다. 그리고 여전히 수 많은 고민들 아니 더더욱 많은 고민들과 함께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무언가를 선택해야 할 때 우리는 고민을 한다. 최고의 결정을 위해. 점심 메뉴를 고르는 일도 쉽지 않은 데 진로, 직장, 사랑 등의 상황에 대한 고민은 너무나 괴롭고 고민 자체를 고민하게 만든다. 그리고 더 힘든건 이러한 카테고리의 고민들은 짧게는 몇 개월에서 몇 년을 주기로 계속 반복된다는 점이다.


난 수능을 세 번 본 끝에 대학에 들어갔다. 세 번을 보고도 원하는 대학교에는 못갔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말 가고 싶은 학교는 없었다. 단지 남들이 부러워 하는, 좋다고 하는 학교에 가기 위해 약간의 노력을 했을 뿐. 대학교에 들어가면서 부터 나의 끝없는 '고민'은 시작되었다. 패션 브랜드 매니저라는 직업적인 목표가 생기면서 패션 관련 대기업에 취업을 하고 싶었다. 그러다 사회적 기업을 만들고 싶어 기존의 패션 관련 사회적 기업에서 대외활동을 해보고 나만의 사회적 기업을 기획해 실행해 보기도 했다. 그 후에는 패션 스타트업에서 일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취업에 대한 생각은 아예 사라졌다. 작은 나만의 패션 브랜드도 운영해 봤고 뜬금없이 레스토랑도 운영해 봤다. 그 사이에 패션 기업의 마케팅팀에 들어갔다가 일주일만에 퇴사하기도 했다. 나의 이십 대는 수 많은 고민과 고민들이 만남을 가지며 나를 다양한 길로 이끌었다.


이제 서른 살도 얼마 남지 않았고 남들의 조언처럼 웬만한 직장에서 웬만한 직장에 다니는 여자 만나서 결혼이나 해서 안정적이고 편하게 살아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웬만한 직장에 들어가고 결혼하는 것을 비하하거나 쉬운 일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난 계속해서 고민하기로 했다. 이십 대에 그래왔듯이 삼십 대에도 수 많은 고민들을 통해 스스로의 삶의 방향을 정하고 타인들과 더불어 행복하기 위해 끈임없이 고민할 것이다.


고민하는 것을 고민하지 말자.


요즘하는 고민들.

-예전에 했던 브랜드를 다시 할까?

-내가 관심있는 패션 회사 마케팅팀에 들어갈까?

-제주도에 가서 글쓰기, 사진찍기, 작곡공부, 언어독학 등을 하며 나만의 제주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어 볼까?

-왜 서른 살이 되니 연애하기가 힘들까?

-정말로 내가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무엇이었을까? 그게 정말 하고 싶었던 걸까?

매거진의 이전글 널 '그냥' 좋아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