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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브 Jul 01. 2018

취향병자

tastefag

아이폰, 라프시몬스, 헤이즐넛 아메리카노, 레드와인, 제니, 나이키, 스테판 커리, 소프, 인스타, 디뮤지엄, 장콸, Sik-K, 오르에르..


우리는 각자 '취향'을 지닌다.

그 취향들은 옷차림, 식사 장소, 자주가는 카페, 플레이리스트 등으로 표현되며 대부분 인스타를 통해 타인들에게 공유된다.

우리는 살면서 각자의 취향을 지속적으로 변화시키거나 강화시킨다. 하드 록을 즐겨 듣다가 힙합에 빠지기도 하고 이름도 모르고 마시던 하우스 와인으로 시작해 어느새 특정 와인에 대한 역사를 운운하기도 한다.

모든 대화에 빠지지 않는 '사랑', '연애'에 대해 말을 섞다 보면 '취향', '관심사'와 같은 키워드가 꼭 한 번은 등장한다.


"나랑 말이 통하는 사람, 나랑 좋아하는 게 비슷한 사람을 만나고 싶어."


자신만의 취향을 지니고 그 취향들을 깊숙히 향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특정 브랜드가 그 브랜드만의 '취향'을 지니고 있는 것과 같다. 우리는 수 많은 브랜드 중에서 나와 취향이 맞는 혹은 내가 추구하고 싶은 취향을 지닌 브랜드를 선택한다. 어떠한 취향도 지니지 않은 브랜드는 매력적이지 않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선택받기 위해 취향을 지닐 필요는 없다. 이성을 유혹하기 위해 와인의 역사를 줄줄이 외워댈 필요는 없으니까. 그러나 취향은 그 사람을 매력적으로 만들 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행복감도 충족시킨다. 남들은 잘 모르는 인디밴드의 음악을 찾아 듣는다거나 성수동의 작은 카페에서 플랫 화이트를 마시며 비오는 창 밖을 바라보며 남들과 '다른' 자신의 모습에 만족감을 느낀다. 나아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이면 문화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큰 시너지가 발휘되기도 한다.


우리는 자신만의 취향에 빠진 '취향병자'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단, '취향'은 트렌디하고 감성적이고 멋진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자신의 취향 못지않게 타인의 취향도 존중받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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