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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브 Oct 06. 2020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은 대로

네 멋대로 해라 

"엄마, 나 가수가 되고 싶어."

"야이 XX야, 너 도대체 언제 철들래!"


2016년, 'Never Grow Up'이라는 슬로건으로 패션 브랜드를 런칭했었다. 하고 싶은 것을 하려는 젊은이들에게 철들지 않았다는 말을 쉽게 내뱉는 사회와 하고 싶은 것이 부재했던 우리와 같은 젊은이들에게 함께 '철들지 말고 하고 싶은 것을 하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패션 모델, DJ, 타투이스트, 래퍼, 바리스타, 포토그래퍼 등 자신만의 '하고 싶은 것'을 찾아 시작하고 꾸준히 해나가는 이들이 멋지게 느껴졌다. 나도, 우리도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되길 바랐다.


2020년, 함께 브랜드를 운영했던 친한 동생은 대기업의 n년차 사원이, 나는 초보 카페 사장이 되었다. 나는 이렇게 가끔 글을 쓰거나 운영하는 카페 공간 내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동생은 포토그래퍼, 작가로서의 활동을 병행하며 '하고 싶은 것'을 행하는 활동을 소소하게 이어가고 있다.


동생과 술 한 잔 할 떄면 '우리 다시 브랜드 해야지'라는 대화가 툭하고 튀어나온다.(둘 다 브랜드명으로 타투까지 했으니 언젠가 다시 하긴 해야할 것 같다) 그럴 때마다 '당연히 해야지'라는 다짐이 오간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고 싶은 것을 하자'라는 메시지가 5년이 지난 지금도 매력적일까? 지금 젊은 친구들에게 필요한 메시지일까?


5년 새,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인플루언서, BJ, 유튜버' 관련 분야가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미디어, 셀럽, 마케팅 분야에서 기존의 정답들이 무수히 깨지고 기존 시장을 주도하던 세력에 의해 만들어진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누구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친구나 가족이 아닌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되었고 수많은 콘텐츠(자극)를 소비함으로써 자신만의 목표, 꿈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첫 서두에 언급한 가수라는 직업도 물론 성공하기는 어렵지만 유튜브 등의 채널을 통해 누구나 일정 수준 이상의 의미있는 시작은 가능해졌다.


하지만 SNS, 유튜브 등을 통해 탄생한 새로운 가능성의 시장에서도 여전히 새로운 정답이 만들어지고 있다. 또한 겉보기에 쉽고 빠른 성공(주로 경제적인)이 비춰지는 인플루언서, BJ, 유튜버와 같은 직업에 젊은 친구들의 가짜꿈이 몰리고 있다. 하고 싶은 것이 없던 5년 전과 달리 하고 싶은 것은 생겼지만 본인이 하고 싶어서라기보다는 크고 자극적인 흐름에 쓸려가는 것처럼 보인다. 자신만의 하고 싶은 것을 추구하던 친구들도 SNS를 통해 인플루언서 마케팅, 협찬, 공구, 광고를 하지 않으면 그 일을 지속하기 힘들거나 힘들 수도 있다는 걱정이 앞선다.


'하고 싶은 것' 자체를 찾아야 했던 2016년과 달리 2020년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은 대로 하자'라는 메시지가 필요해 보인다. 자신만의 하고 싶은 것을 '진중하게' 찾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하고 싶은 대로' 꾸준히 행하는 멋진 친구들이 더욱 많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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