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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섭 Mar 06. 2020

누구나 책을 쓸 수 있다고?

누구나 책쓰기 클럽

이렇게 말하면 욕먹을지도 모르겠다. "누구나 책을 쓸 수 있다." 예상되는 반응도 있다. "작가는 누구나 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이 말은 작가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달렸다. 작가를 도스토예프스키 같은 대문호나 베스트셀러 저자, 등단 문인, 적어도 인세를 받는 기획 출판물 저자 등으로 국한한다면 확실히 그렇다. 하지만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작가는 문학 작품, 사진, 그림, 조각 따위의 예술품을 창작하는 사람이다. 자신만의 창작 세계를 가지고 완결된 작품을 독자한테 꾸준히 공개할 수 있다면 어떨까. 프로냐, 아마추어냐 차이지 작가의 범위는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넓어질 수 있다. 여기 브런치에도 전업 작가뿐만 아니라 취미, 성취, 교류 등 다양한 목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 다 브런치 작가로 통칭된다.


책도 마찬가지다. 흔히 서점에 파는, 기성 출판사에서 기획 출간한 도서도 있지만, 그런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제작, 유통되는 독립 서적, 심지어 개인이 직접 만든 소량 자가 출판물도 있다. 시대가 바뀌면서 획일적인 대중성 외에도, 개인의 취향과 특수 목적을 반영한 다양한 출판물들이 온, 오프라인 상에 쏟아진다.


책의 사전적 정의는 이렇다.

종이를 여러 장 묶어 맨 물건

일정한 목적, 내용, 체재에 맞추어 사상, 감정, 지식 따위를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하여 적거나 인쇄하여 묶어 놓은 것 (표준국어대사전)


100만권 팔린 베스트셀러도, 1인을 위한 안내서도 완결된 형태를 갖추면 책이 될 수 있다. 앞으로 개인의 시대, 맞춤 소량 생산이 더 대중화되면 단 1명의 독자를 위한 책도 그리 희귀해 보이지 않을 것이다. 결국, 분량, 분야, 내용 등 양과 질이 확연히 차이나는 다양한 책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책을 낼 수 있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누구나 책쓰기 클럽을 다시 열었다. 직장 다닐 때, 아마추어 작가 도전자로서 운영했던 모임이다. 2017년 연말 2기까지 잠깐 운영하다 중단했으니까, 지금은 3기다. 2-3달에 책 1권 초고를 쓰는 것이 목표였다. 모임 첫날 자신의 책쓰기 계획을 공유하고, 매주나 격주에 한 번씩 모였다. 주로 단계별 책쓰기 팁이나 진행 경과 등을 나눴다. 지금은 처음 1회 모이고, 나머지는 필요에 따라 온, 오프라인 모임을 병행하는 것으로 바꿨다. 매번 모이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모임에서 추구하던 모토도 어쩌다 보니 이뤘다. 그것은 흔히 생각하는 작가가 아니라도 누구나 의지만 있으면 자기 책 1권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책이 될만한 원고 분량이 중요하니, 잘 쓰든 못 쓰든 우선 쓰라는 것이다.


퇴사 후 책 1권 내는 것이 최우선 목표였다. 지식과 경험을 정보 상품으로 만들 팔기 위해서다. 책 원고는 어렵지 않게 A4 100여 장을 완성할 수 있었다. 퇴사 후 에피소드, 직장인 퇴직 준비부터 경력 전환, 자기 일 찾기 등의 주제를 엮은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책을 내줄 출판사를 구하는 일이었다. 몇 번의 출판 거절 끝에 지금은 원고를 다시 수정하고 있다. 대신 시범적으로 우선 자가 출판을 했다. 출판사가 안 내 주니 나라도 책을 낸 것이다. 독립 직업인의 정신이다. 이렇게, 그토록 말했던 "누구나 책을 쓸 수 있다"는 구호를 실천했다.


스스로 만들고 인쇄한 6,500원짜리 책을 받아 들고 내심 기뻤다. (판매가는 1만 원이나 자기 책은 원가에 살 수 있다.) 자가 출판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하고 서글펐던 마음이 실물을 보고 싹 바뀌었다. 진짜 작가가 된 기분이었다. 책의 디자인 측면은 떨어지지만, 도서관에서 흔히 보는 여느 책과 느낌이 다르지 않았다. 이쪽저쪽 온라인 상을 떠돌던 자기 글을 보는 것과는 달랐다. 뭔가 훨씬 정돈된 느낌이었다. 지면을 빼곡하게 채우고 줄줄 이어지는 글들의 향연은 나를 작가의 세계로 흠뻑 빠져들게 했다. 이대로 가면 시중 서점에 꽂혀 팔리는 책을 쓰는 것도 금방일 것 같았다. 멋진 개정판을 써내서 여태껏 거절한 수많은 출판사들 중 하나를 입맛대로 고르는 즐거운 복수(?)도 상상했다.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기성 작가가 꿈이지만, 그전에 작가적인 삶을 사는 것이 먼저다. 글을 쓰고 삶을 나누는 것이다. 세상과 이웃의 생각 고리에 나만의 작은 관점 하나를 보태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직장인 때 열정 하나로 시작했던 누구나 책쓰기 클럽을 다시 연 이유다.


실패는 때론 새로운 기회의 문을 열어준다. 1인을 위한 책을 내는 과정에서 사업 아이디어도 하나 얻었다. 그것은 1인 맞춤형 전자책 온라인 상점을 여는 것이다. 상점 이름은 '창직나라'로 붙였다. 개인들이 쓴 1인 출판물을 온라인에서 팔아주고, 작가가 직접 써주는 1:1 맞춤형 글을 독자가 싸게 살 수 있게 연결해 주는 것이다. 또 작가한테는 이러한 경험들을 모아서 자신의 강연, 기고, 상담 등의 파생 지식상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 바로 콘텐츠 창직 패키징 사업이다. 1호 판매 상품은 나의 책 "대기업, 공공기관 20년 퇴사준비생의 홀로서기- 나 대로"이다.


홀로 책 내고, 스스로 팔고, 독자 기반 없는 창작자의 길은 요즘 텅 빈 거리만큼 썰렁하다. 하지만 투박한 원고,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책이라도 그 효용은 있다. 그것은 창작자 자신이 느낄 기쁨이며, 창작물이 자기와 독자들한테 가져다줄 연쇄 효과다. 창작은 공동체적 변화와 성장, 풍요를  위한 한 줌의 거름이 된다. '누구나'라는 이름으로 자신만의 책 한 권 내보자. 미래와 운명을 짓는 인생의 작가로 다시 서자.




                                                                                              누구나 책쓰기 클럽 공유자료

                                                     <간단 책쓰기 Tip>

◈ 책쓰기 필요성 및 대상
  - 책쓰면 그분야 전문가로 인정받고, 비즈니스 기회와 승진, 취업 등 성취
  - 책쓰기는 100세 시대, 초경쟁 사회에 개인 브랜딩을 위한 주요수단
  - 누구나 꼭 그분야 전문가가 아니라도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온 사람이라면 책쓰기 가능
  - 자신만의 특별한 경험, 치열한 고민 등을 통한 문제해결 경험이 책의 주제가 될 수 있음

◈ 책쓰기 방법
  - 책쓰기는 크게 기획, 집필, 출판 3부분으로 나뉨
  - 기획이 제일 중요하고 글쓰기는 그중 한 부분. 먼저 주제(기획), 목차(구성) 잡은 뒤, 서론 쓰고 각 꼭지(2페이지 분량, 소주제로 서론 본론 결론 변증) 완성
  - 형성된(될 수 있는) 시장이 반응하는 자신의 강점을 책 주제로 잡기
  - 독자가 돈 내고 살 만한 자신만의 전문적인 지식이나 독특한 경험을 쓰기
  - 현장(서점)에 나가 쓰고 싶은 분야(경제 등) 종류(멘토링, 자기계발서, 자신만의 비법전수 등) 조사해보고 자기 책 분야 포지셔닝
  -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독자가 읽기 쉽게 타겟 독자가 앞에 있다 생각하고 풀어쓰기
  - 출판사 투고는 자기 해당 분야 전문 출판사 연락처 등 확인해 그쪽 관심, 형식에 맞게 보내기
※ 책 1편은 만드는 데 2000만원이 들며, 3000부가 나가야 수지맞음. 이런 책은 10-20% 정도 밖에 없어 출판사 마다 좋은 책 선별에 고심

                                     '이젠 책쓰기다(라온북, 조영석 지음)' 개정판 저자 직강('17.9) 내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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