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기업형 인간의 실행법_강사준비
글로벌 역량개발 강사양성 프로젝트를 열었다. 관심자들을 모아 정기적인 워크숍을 열어 강사양성, 분야별 교육 프로그램 공동 개발 등을 한 것이다. 관련 협회까지 발전하는 것이 최종 목표였다. 프로젝트 부제가 '대한민국 10만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오픈 HRD'였다. 율곡의 10만 양병론이 외적의 침략에 대비하 듯 세계 속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해 글로벌 저성장 시대를 타개하자는 것이었다. 5년 내 분야별 강사 1000명(매년 200명)을 키우고, 각 강사가 100명의 교육생을 배출하면 10만 명이었다. 모임이 몇 회 진행되자 어느 날 모르는 스카우터(?)에게 연락이 왔다. "하시는 활동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우리와 함께 일해보지 않을래요?" 자신이 속한 곳은 유명 기업 계열 교육기관이라고 했다. 스카우터와 함께 지역 외각 사무실까지 가서 그 회사 대표도 만났다. 결국은 신참 스카우터의 과도한 열정이 부른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비전의 힘은 컸다. 벌써 거의 10년 전 일이다.
자기 몸 하나로 먹고사는 데 강사만 한 게 없다. 별다른 자본 없이도 지식과 경험만 가지고 상품을 만들어 팔 수 있기 때문이다. 강의와 교육이 그 수단이다. 한 분야에서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면 강사에 도전해보자. 강의로 자신이 거둔 성취를 다른 사람과 나누고 협력해 더 성장할 수 있다. 잘하거나 좋아하는 일로 자신만의 강의 영역을 개척해 직업으로 삼을 수 있다. 물론 유명세에 따라 달라지지만 수입도 한두 시간에 몇십만원에서 몇백만원까지 이른다. 얼마 전 1천만원 넘는 한 연예인의 고액 강연료가 화제가 된 적도 있었다. 강의 경험이나 인맥을 바탕으로 출판이나 기고, 컨설팅 등 다른 지식서비스나 제휴 사업으로 확장할 수도 있다. 사업장이나 직원이 필요한 것도 아니라서 1인 사업 아이템으로 적합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강사를 준비할 수 있을까. 먼저 자신이 강의할 분야에서 전문성과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 책 출판뿐만 아니라 포스팅, 영상 자료 등을 SNS상에 꾸준히 올리면 입소문이 난다. 자신을 고객들에게 노출시키고 자연스럽게 강의 수요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이렇게 양질의 콘텐츠를 쌓고 인정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몇 년 동안 매체당 100개 이상의 자료를 쌓아야 효과가 난다고도 한다. 인내가 필요한 과정이다. 이런 자연 숙성(?) 과정과 함께 조금 더 적극적으로 강사를 준비하는 방법도 있다. 강사 활동을 위해 전문적인 훈련을 받고, 직접 강의안 개발과 수요처 발굴을 병행하는 것이다.
10여 년 전 강사를 준비하면서 HRD 강사, NLP 프랙티셔너, 커리어코치, 코칭기초과정, 웃음치료사/레크리에이션지도사 등 다양한 교육을 받았다. 주로 여러 성격 유형을 이해하고, 소통 능력을 향상해 원하는 반응을 이끌어내는 커뮤니케이션 관련 내용이었다. PPT 제작이나, 자료 발굴, 통계 활용 등 강의안 개발, 강사의 마음가짐과 자기계발 등에 관한 내용도 다수 있었다. 여기서 조금 더 나가면 교육기획 등의 과정도 들을 수 있다. 기업의 경영 목적이나 직무, 교육 수요에 따른 맞춤 교육을 설계해 운영하는 방법이다. 개인도 자신만의 강의 프로그램을 짜고, 복합적인 교육체계를 구성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교육 등으로 기본 개념을 잡았으면 본격적으로 자기 강의를 만들어보자. 자신만의 메시지가 확실하고, 수강자들도 따라 해 반복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내용이 좋다. 짧은 강의 시간 내에 효과를 보려면, 빠르게 향상할 수 있는 지식, 스킬, 태도에 초점을 맞춰 강의안을 구성해야 한다. 자신만이 경험과 노하우가 반영된 전문 지식, 가이드북 같이 어떤 문제 해결이나 목표 달성에 유용한 실무 기술, 이런 것들을 자극하는 마음가짐이나 동기부여에 도움이 되는 내용 등을 담는 것이다. 여럿이 같이 강의를 준비할 수도 있다. 한 가지 큰 주제 아래 세부 주제를 나눠 강의안을 만들면 종합적인 교육프로그램이 된다. 하나의 강의안을 머리를 맞대 개발하고, 공동으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청중을 앞에 두고 첫 강의를 한다고 생각하면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럴 때는 같은 처음 강의 준비자들을 모아 시범 강의를 해보면 된다.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고, 강의 방식을 배우다 보면 점점 자신감이 생긴다. 또 1-2 시간의 긴 강의를 처음부터 다 하기 어려우면 관련 주제를 몇 명이 나눠 협력 강의를 할 수 있다. 20분 내외의 기본 주제 발제만 강사가 하고 수강생들이 토의로 참여하는 오픈 강의도 한 방법이다. 이렇게 강의 준비 초창기, 글로벌 분야 강의안 개발을 위해 분야별 역량개발, 업무스킬, 학습법 등의 세미나를 열었다. 이것은 나중에 정기 역량개발포럼, 강사양성 모임까지 발전했다. 아래는 여러 관심자들과 함께 글로벌 역량개발 종합 교육과정을 짤 때 사용했던 자료의 일부다.
강의 콘텐츠나 교안이 만들어지면, 이제 본격적으로 강의 대상을 발굴해보자. 자체 강의를 개설하거나 관련 단체나 기업에 프로필과 강의 제안을 넣어 홍보하고, 시범 강의 등도 해볼 수 있다. 이전에 글로벌 역량개발 교육과정을 짤 때 고려했던 대상별 강의 주제다.
방과후 교실(초/중/고) - 글로벌 인재양성 커리큘럼 들고 가서 학교에서 강의
대학생 취업진로교실 - 기업 글로벌 인재상에 따른 취업 및 진로 준비
직장인 직무교육 - 글로벌 비즈니스 기본 및 시장개척 방안
일반인 교양강좌 - 체험 및 재미 위주의 지구촌 문화탐방(여행상품과 결합해 시너지 효과 및 부가가치 창출)
1인기업 - 해외 비즈니스 개척방안
글로벌리더십 다문화(언어) 캠프 등
분야별 강사 협회나 관련 사이트에 등록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인맥을 쌓고, 강의 수주를 위한 상시 홍보 채널을 개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이트 종류는 회비를 내고 정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는 협회부터 무료 강사 구인구직 플랫폼까지 여러 가지다. 형태도 자격 교육 과정에서부터 대중적인 인기 강연자 섭외, 개인 교육 위주 등 다양해 자신에게 맞는 곳을 선택하면 된다. 이런 규격화된 사이트를 이용하면 자기 콘텐츠의 시장성을 살피기 좋다. 유사 강의 분야, 경쟁 강사, 수요 정도 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최근 눈에 띄는 커넥트밸류라는 강사 사이트에 등록해 봤다. 오픈 HRD 플랫폼을 표방한 곳으로 활발한 활동과 깔끔한 디자인, 상호 작용성이 돋보였다. 강사 프로필부터 강의안, 자료도 따로 넣을 수 있고, 교육담당자들은 강의 의뢰와 공모까지 직접 할 수 있었다. 단순한 강의 홍보 사이트 기능을 넘어 앞으로 성장할 잠재력과 활용성이 커 보였다. 아래는 이 사이트 강의분야다.
이 중에 글로벌 비즈니스, 비전과 목표, 자기계발, 은퇴설계, 행복을 강의 세부 분야로 정했다. 글로벌 창직이라는 관심 주제에 맞게 국제협력과 기업CSR을 비즈니스와 연계한 것이다. 그 외, 청년 때 세계적인 일을 해보겠다는 꿈을 가지고, 공고생에서 외국어 전문가, 글로벌 사업가로 경력을 키워온 자신만의 경험과 핵심 가치를 주요 강의 영역으로 잡았다. 강의 분야를 정하고, 10개 정도의 강의 경력과 이수 교육, 강의 스타일 등을 넣으면 등록은 끝난다. 이렇게 해보는 것 자체로 자신의 강의 방향을 명확히 할 수 있다. 아래는 등록이 끝난 강사 프로필 페이지이다.
직장인 때 바쁜 일상으로 중단한 인생 프로젝트들이 1인 기업 독립 후 하나둘씩 부활하고 있다. 강의는 그중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것 중 하나였다. 글로벌 역량이라는 조금 광범위한 타깃도 글로벌 진로직업 개발로 구체화했다. 이렇게 어느 정도 경력이 쌓였으면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 보자. 강사 활동으로 자기 분야 사람들을 모아 일가를 이루고, 완성된 교육 프로그램으로 제2, 제3의 분신을 키우자. 1인 수입 활동을 넘어 자신의 평생 기업을 일구고, 나 자체가 반복 재생산되어 하나의 직업이 되는 놀라운 일들을 경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