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윤섭 Jan 12. 2022

직장 안팎을 아우르는 경력을 만들려면

1인 기업형 인간의 자기계발_경력개발계획

자신만의 커리어 전체 지도가 있는가? 평생 일의 목적지가 어디며, 단계별로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이루겠다는 분명한 청사진 말이다. 이런 인생의 통합 비전이 있다면, 직장 안이나 밖에서 무엇을 하든 한 방향으로 흔들림 없는 인생의 경주를 펼칠 수 있다.


직장인은 의외로 자신의 경력 개발에 무관심할 때가 많다. "주어진 회사 일만 잘하면 된다." "월급 나오는 이상 어차피 다른 일은 생각해봤자 골치 아프다." "승진하고 월급만 오르면 그만이지." 이런 생각은 평생 회사 안에 있을 때나 가능하다. 회사 안의 경력이 밖에 나가면 아무런 소용없을 때도 있다. 더 이상 자신의 경력으로 이어지지 못한다. 왜 잘나가던 우리 팀장, 부장님이 퇴사 후 편의점, 치킨집을 차리고, 아파트 경비로 재취업하는가. 우물 안 개구리였던 것이다. '평생 직장'이라는 비전은 자신의 의지만으로 되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직장에 있어도 그렇다. 언제 조직의 축소, 경영 위기가 닥칠지 모른다. 개인적으로는 매너리즘, 육체적 쇠태를 겪기도 한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안정적 직장 생활에 돌발 변수가 생긴다. 그만큼 우리는 급변하는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 회사 기획팀장으로 있을 때 일이다. 작은 회사라 기획팀은 여러 가지 일을 했다. 사업 외 총무나 회계 등 거의 모든 회사 공통 업무를 담당했다. 이중 인사와 교육도 있었다. 한 번은 직원 교육훈련 계획을 수립하게 됐다. 당시 커리어코치 과정도 이수했기에 이 분야 강사도 초청했다. 강사는 책도 많이 내고 유관 협회 쪽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전문가였다. 마침 지역도 같았다. 하지만 직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마치 매년 듣는 의무 교육을 수강할 때 같았다. 아니, 그것보다 더 딱딱하게 보였다. 강사의 질문이나 강의에 일체 호응이 없었다. 마음 문을 꽁꽁 닫기로 작정이라도 한 것 같았다. 직장 안 성벽 속에서 직장 밖 커리어의 세계는 이방인 같았다. 직원 능력개발 계획을 좀 더 업그레이드시켜보고자 했다. 교육훈련과 보직이동, 평가보상 등을 종합적으로 연계하는 것이다. 회사 전체를 위한 CDP(경력개발계획)를 짰다. 이 CDP에 따르면 직원은 회사 내에서 자신이 성장해나갈 경로를 직접 그려볼 수 있었다. 어떤 부서(보직)와 교육훈련을 거쳐 자신의 경력목표를 이룰지 스스로 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회사는 이 과정을 인사관리에 반영해 정책적으로 뒷받침해 준다. 여기에 더해 회사 내 경력이 직장 밖에서 어떤 경력으로 확장 가능한지도 짚어줄 수 있다. 그럼 직원은 회사 밖으로도 시야를 넓히고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다. 동시에 회사는 자사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인재를 키우게 된다. 직원 개개인의 경력개발과 회사의 조직개발 방향을 일치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개인과 조직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스위트 스폿이 된다. 그러다 직원이 그만두면 회사 손해 아니냐고?평생 고만 고만 일하는 직원이 좋은가? 아니면 매순간 베스트를 다하며 자신의 최대치를 갱신하는 직윈이 좋은가? 이런 직원은 물 최고의 순간 홀연 회사를 떠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정신은 고스란히 조직의 문화로 남았고, 회사 시스템만 건재하다면 더 뛰어난 인재를 얼마든지 또다시 키워낼 수 있다.


이런 CDP 계획이 제대로 실현된다면? 회사가 자기 경영목표와 함께 직원의 경력개발까지도 살갑게 챙 수 있다. 하만 결과적으로 시도한 CDP는 별로 성공하지 못했다. 직원들과 회사 전체의 관심을 끌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계획은 신입직원 OJT 교육이나 직무 매뉴얼 등에나 참고될 뿐이었다. 직장 내에서 경력개발은 개개인이 주체가 되어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도 직장 안팎을 아우르는 통합적 계획이라면 더 그렇다. 직장에서 제도적 지원이 없어도 개인이 경력개발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좀 더 관심과 노력이 필요할 뿐이다. 회사 체험을 위해 매년 들어오던 인턴들에게 해주던 말이다.

"취업이나 개인 목적을 다 이루는 실습 기간이 되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회사가 시키는 것만 해서는 안 돼요. 다들 자기 일한다고 정신이 없을 때도 있거든요. 자기 스스로 주도적 경력 개발이 필요합니다. 각 부서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연간 사업계획이나 업무 매뉴얼 등을 주의 깊게 보세요. 그리고 자기 경력에 도움이 될만한 일을 찾아보세요. 00 프로젝트 참여 등 지원하는 이력서에 한 줄 넣으면 도움이 될만할 일 같은 거죠. 그리고 그런 일이나 행사가 있을 때 본인도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요청해 보세요."

그리고는 동석한 인턴사업 담당자한테 확인을 한다.

"그렇게 하도록 지원해줄 거죠?"

"네."

얼마나 많은 인턴들이 실제 활용했는지 모르겠지만, 직원들에게도 이런 기회는 있다. 자신에게 충분한 권한이 있는 일은 관심 분야를 접목해 새로 만들 수 있다. 그게 아니라면, 부서를 옮기거나 타 부서 업무 지원, 간접 경험 등을 통해 경력을 쌓을 수 있다. 마음만 있으면 의외의 기회를 잡기도 한다. 나 같은 경우도 그렇게 해서 기획팀장이라는 경력을 만들었다. 제안 당시 낯선 업무였지만 흔쾌히 도전했고, 신나는 일 경험을 쌓았다. 향후 비전이 CEO였기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다시 글로 써보는 새해 계획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