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독습_그림자 효과(디팍 초프라 외, 학지사)
"와, 대박!" 책을 읽다가 깜짝 놀랐다. 바로 AI 도서 추천기 때문이다. 지난주 도서관에 갔다가 뭔가 싶어서 이용해 봤다. 사실 그때는 좀 실망스러웠다. 챗GPT가 뜨면서 요즘 AI(인공지능)가 난리도 아니디. 그래서 이 추천기도 뭔가 신박한 기능이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무슨 나이, 기분, 관심분야 같은 기본적인 걸 설문식으로 물었다. 항목도 좀 많았다. 별 거 없겠다 싶어 그냥 관두려고 했다. 왜냐면 책을 자동으로 추천해 주는 줄 알았다. 이제껏 읽은 도서대여 목록을 기반으로 말이다. 그런데 누른 시간이 아까웠다. 끝까지 설문을 완료했더니 한 책을 추천해 줬다. '그림자 효과', "이게 무슨 책이지?" 제목이 좀 궁금하기도 하고 찾아봤다. 서가도 잘 안 가는 심리학 쪽인가에 꽂혀 있었다. 나온 지도 좀 오래돼 빛도 약간 바랬다. 그때는 뭣도 모르고 그냥 빌려왔다. 그런데 곧 반납일이 다 돼서 책을 읽다가 깜짝 놀랐다. 바로 요즘 고민하던 주제였기 때문이다. 며칠 전 관련 글도 한편 썼던 터였다. 자아탐구에 관한 내용이었다. 신기방기할 따름이다. AI가 2주 뒤 쓸 글 주제를 어떻게 미리 알고 책을 추천해 줬을까. 그것도 그때는 이 주제에 대해 전혀 생각지도 않았다. 글쓰기 전에는 이 책을 들여다보지도 못했다. 심지어 제목에서 내용을 유추해 볼 수도 없었다.
'그림자 효과'는 디팍 초프라 외 2명이 썼다. 디팍 초프라는 '뉴욕 타임스'의 베스트셀러 저자다. 대표작으로 '성공을 부르는 일곱 가지 영적 법칙', '바라는 대로 이루어진다', '완전한 삶' 등이 있다. 35개가 넘는 언어로 번역된 55권 이상의 책을 썼다. 번역자에 스님이 있어 불교 관련 내용인가 싶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먼저 궁금했다. 과연 이 책에서 말하는 그림자란 뭘까?
그림자는 어리석은 말을 하거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등 잠재적으로는 인간관계를 망가뜨리는 당신 자신을 의미한다. 어리석은 행동으로 자신의 경력을 망치는 당신이 될 수도 있고, 혹은 자신이 술을 계속 마시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술병을 집어 드는 알코올 중독자가 당신일 수도 있다. 달리 표현하자면 그것은 당신이 잘되기를 바라지 않는 당신 안의 또 다른 당신 자신이다.
말이 좀 어렵다. 이 책 자체가 좀 난해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심리학자 칼 융의 그림자 원형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어서다. 이것 때문에 한번은 빙에 탑재된 챗GPT가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괴기스러운 답변들을 쏟아내는 바람에 사달이 났다.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AI를 수정하기도 했다. 이 문장이 그나마 쉬운 개념이다. 그림자란 분노, 두려움, 좌절감, 상처, 외로움 등 마음의 어두운 측면을 말하는 것 같다. 그것 때문에 중독 같은 원치 않는 행동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럼 이런 부정적인 감정이 어떻게 내면에 숨어있는 힘을 찾아준다는 것일까? 이 책의 부제에서 주장하는 바를 한번 다시 살펴봤다.
우리를 진정한 자아로부터 차단시키는 것은 바로 우리의 어두운 측면, 우리 성격의 억압되고 단절된 영역들이다. 사실 수치심으로 감추어진 것이나 두려움으로 부정되어 온 것이 무엇이든, 그것은 우리의 한계로 인해서 만들어지거나 치유되지 않는 과거의 상처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자랑스럽게 느끼고, 우리에게 영감을 주고, 위대한 비전과 목적을 가지고 행동하도록 나아가게 하는 자아를 여는 열쇠를 쥐고 있다. 바로 이것 때문에 우리는 그림자를 탐색해야만 한다. 바로 이것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진정한 본질인 전체적인 자아를 드러내고 되찾아야만 한다. 바로 이것 때문에 우리는 자기 삶의 기초를 살피기 위하여 내면을 들여다 보아야 한다. 여기 감추어진 것은 청사진이고, 견본이고, 진정한 자아의 비전이다.
엄청난 선언이다. 바로 이 그림자를 깊이 들여다보면 진정한 자아의 비전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은 그것을 너무 이루고 싶은데, 못 하게 되자 그 반향으로 내면에 그림자가 진 걸까. 그렇다면 이 그림자만 물리치면 진정한 자아를 찾고, 그 비전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그 방법은 이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그것은 당신의 그림자이기에 오직 당신 내면의 환한 빛을 비추어야만 물리칠 수 있다.
이 말도 너무 멋지다.
그림자에게 빛은 곧 적이다. 하지만 빛에게 그림자란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의 수준 낮은 '그림자 자아'를 무찌르고 승리할 수 있는 빛은 바로 사랑 속에 있다고 말한다. 가장 고차원적인 창조주의 사랑, 그 안에는 어둠도, 고통도, 두려움도 없기 때문이다.
<일독습: 일일 독서 습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일독습'은 100일 동안 한가지 주제에 대한 다양한 장르의 책 100권을 읽고 공부하는 것이다. 나중에 내공을 쌓아 본인 책쓰기 재료로도 쓸 수 있다. 줄이면 1일 1책 읽고 간단 리뷰 쓰기다. 책 1권당 1개 정도 문구나 사례 발췌한다. 공부 주제에 따라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 올리는 것이다. 그 첫 주제는 '1인기업의 홀로서기 공부'로 정했다. 하는 일에 도움이 될만한 내용을 뽑고자 한다. 지금은 그 테스트 버전 리뷰다. 빨리 책을 읽는 방법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보자.
'일독습'에서는 1-2문장이나 사례만 발췌하는데, AI 추천 도서 때문에 좀 더 나갔다. 아래 얼마전 직접 적은 관련 주제 글도 링크했다. 여기도 데미안의 사상을 좀 차용했는데, 칼 융과 데미안의 저자 헤르만 헤세의 생각이 비슷하다. 서신을 주고받으며 자주 왕래했기 때문이다. AI 덕분에 이런 책을 추가로 읽게 될지 전혀 몰랐다. 정녕 AI 도서 추천기는 '사랑'이다.
이 주제로 고민한 이유가 있다. 퇴사 후 쭉 1인기업을 준비해 왔다. 큰 목표도 세우고, 자체 실행법도 만들었다. 그런데 코로나를 겪으며 완전 멘탈이 무너졌다. 그리고 오랫동안 '그림자'의 지배를 헤어 나오지 못했다. 이 책을 보면서 깨달았다. 바로 이 길이 자신이 가야 할 길이다! 맞다. 지금 진정한 자아의 비전을 향해 나아가는 중인 것이다. 그렇기에 그렇게 그림자 자아가 요동을 치고 있다. 이제 이것을 잠재우는 일만 남았다. 그날이 멀지 않았다. 마음속에 환한 빛이 점점 밝아오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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