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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섭 Dec 04. 2019

회화 없이 외국어 천재 되는 법

분야별 글로벌 창직- 외국어편

외국어 공부 작심삼일의 계절이 돌아왔다. 매년 새해 결심 순위에서 외국어는 빠지지 않는다. 대학생이나 취준생은 물론, 직장인 희망 자기계발 1순위도 외국어 습득이다. 예나 지금이나 외국어에 대한 관심은 지대하다. 부모님은 어린 시절 외국어 서적이 책장 가득 꽂혀 있는 집을 부러워했다. 지금은 당시 소원대로 우리 집에 외국어 책이 한 가득 꽂혀 있다.


누구나 외국어 잘하는 사람을 한번쯤 부러워한다. 요즘은 보통 한 두 가지 외국어는 익힌다. 영어 유치원이나 정규 교육과정, 개인 학원 등 외국어 배울 곳도 많다. 그렇지만 모두가 외국어를 마스터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외국어 학습 목표를 진작에 이뤘지만, 누구에게는 여전히 꿈같은 이야기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 외국어를 잘하는 비결,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 것일까?


대학에서 외국어를 전공할 때, 회화를 자유롭게 하는 사람이 부러웠다. 학과 게시판에 모집 공고를 붙이고 함께 공부할 모임 회원을 찾곤 했다. 외국어 신문을 정기 구독하고 원서를 찾아다녔다. 통학 길이 멀어 중간에 잡은 독서실에서는 졸린 눈을 비비며 공부했다. 자다가도 머리에 단어가 입력될까 싶어 외국어 대사전을 베고 잤다. 그만큼 외국어를 잘하고 싶었다. 하지만 4년 꼬박 매진한 외국어 공부에는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유학 가서 본 입학 외국어 레벨 테스트는 낙제 점에 가까웠다. 당시 흔히 시도하는 방법으로 '외국어 귀' 뚫기를 했다. 휴대용 라디오를 구입해 등하교 때마다 현지어 방송을 들었다. 길거리 신문을 꼬박꼬박 사다 읽었다. 기숙사에서는 밥 먹고 쉴 때도 현지 뉴스를 틀어 뒀다. 외국어 학습을 생활화하고 무의식 중에도 공부하기 위해서였다. 혹자는 이런 방식이 실제 외국어 학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절박함으로 뭐든 했다. 물론 통번역 대학원이었던 만큼 학교 정규 과정도 충실하게 따랐다. 거의 자정을 넘기까지 숙제한다고 수면 부족을 달고 살았다. 특이하게도 간절함에 비해 외국인 친구 사귀고 대화하는 것은 별로 즐기지 않았다. "외국어가 늘려면 원어민들과 회화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은 그때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시간은 고작해야 수업 중간 쉬는 시간이나 점심때 정도밖에 없었다. 일과가 바빴던 것도 있지만 그런 자리가 별로 편하지 않았다. 내향적인 성격이었기 때문이다.


대학원 졸업 후에도 외국어에 쫓기는 일과는 계속됐다. 20대 후반 늦게 들어간 군대를 통역병으로 복무한 것이다. 매일 하는 일이 외국어 공부였다. 1시간 내외 간격으로 나오는 해외 방송을 듣고 실시간 통번역을 했다. 우리나라 안보나 해외 반응 등이 주요 번역 거리였다. 아침부터 근무시간 내내 벙커 안에서 이일만 했다. 다른 훈련도 없었다. 야간 근무라도 걸리면, 밤늦게까지 당번을 섰다. 방송이 많은 언어권은 24시간 교대로 돌아갔다. 유학과 통역병 시기를 이렇게 보내고 사회에 복귀했다. 어느새 언어 능력은 훌쩍 자라 어떤 통역 의뢰도 능숙하게 처리할 수 있었다. 통역 프리랜서 때 만난 의뢰자의 소개로 공공기관 언어 특기자 채용에도 수월하게 합격했다. 이후 맡은 각종 공식 행사나 사절단 수행, VIP 의전 통역 등도 아무런 부담이 없었다. 회화 없이 전문 통역을 수행할 정도로 외국어 마스터에 성공한 것이다.




외국어 마스터 비결은 무엇인가?

한번은 외국어 마스터 학습코칭 세미나를 연 적 있었다. 교육 참가자들과 외국어 공부 비결을 나눴다. 당시, 분명한 학습 목표와 구체적인 달성 수준, 성취 결과 상상하기, 성과자 역량모델링, 동기 유지 등 많은 방법을 얘기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논의의 핵심은 "과연 자기 성향에 맞는 외국어 학습법이 따로 있는가"였다. 대답은 "그렇다"였고, 심지어 회화 없이 외국어 마스터도 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러렀다.


이것을 위해 대표적인 성격유형 검사인 MBTI를 참고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심리학용어사전 참고)


이 검사에서는 성격유형을 각각 2개씩 구성된 4개의 선호 경향을 조합해 16가지로 구분한다.

외향(E) / 내향(I) - 정신적 에너지의 방향

감각(S) / 직관(N) - 정보를 인식하는 기능

사고(T) / 감정(F) - 판단하고 의사 결정하는 기능

판단(J) / 인식(P) - 실생활에 대처하는 생활양식


이 성격유형별로 바꾸거나, 자신에게 맞춰야 할 학습 방법이 있다. 원하는 외국어 수준에 이르기 위한 평균 학습 시간 등 필수 요소 관련해서는 불편해도 자기가 학습 습관을 바꾸어야 한다. 반대로 선택 가능한 학습 방법 등은 자신이 편한 강점에 맞추고 굳이 남을 따라 할 필요가 없다. 회화도 이런 경우에 속한다.


예를 들어, 나 같은 경우는 내향(I), 직관(N), 감정(N), 인식(P)이 발달한 INFP의 성격이다. 이런 성격은 감정(F)과 주변 상황인식(P)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미리 계획한 결심대로 꾸준히 학습하기 어렵다. 거기에다 내향형(I)이기 때문에 혼자 있는 시간이 편하다. 그러나 학습목표 시간을 채우기 위해 좀 불편해도 모임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자신의 계획을 선포하는 것이다. 그러면 사람들과의 약속 때문에라도 더 꾸준하게 공부할 수 있다. 반면에, 회화 연습을 위해서는 불편함을 무릅쓰고 무리해 모임에 나갈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회화는 감각(S)이 발달한 사람들에게 더 유리한 언어 학습 방법이기 때문이다. 감각형은 말하고, 듣고, 느끼는 등 오감을 통해 주로 정보를 입수한다. 직접 사람을 만나서 회화해야 더 잘 언어 원리를 익힌다. 구체적인 단어나 실제 상황 등 단편적인 정보를 통해 전체를 깨닫는다. 상향식, 귀납법적 방법이 어울리는 유형이다. 하지만 직관형(N)의 경우는 다르다. 일일이 사람을 만나 한 단어 한 단어 직접 말해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전체 언어 체계를 깨우친다. 방송이나 문서 등만 보고도 적절한 회화 문장이나 단어, 상황을 유추해내는 능력이 발달한 것이다. 하향식, 연역법적 방법에 익숙한 유형이다. 물론 이러한 유형도 사람을 직접 만날 필요가 덜 하다는 것이지 회화 훈련은 필요하다. 언어 능력의 핵심이 듣고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상황별 회화 시뮬레이션이나 연상 등의 방법으로 이러한 과정을 익힐 수 있다.


새해는 꼭 외국어 하나 마스터하고, 계획한 목표를 이루자. 외국어 공부 비결은 의외로 간단하다. 간절함을 가지고 외국어를 생활화하는 것이다. 원하는 경지에 이를 때까지 포기 않고 꾸준히 하는 것이다. 나쁜 습관을 고치고, 자신에게 최적화된 방법을 찾는 것이다.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는 에디슨의 말을 기억하자. 르네상스를 이끈 천재 예술가 미켈란젤로는 "내가 이 경지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노력했는지 사람들이 안다면 결코 멋지다고는 말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했다.

출처 : www.wcifly.com



<외국어 관련 창직 Tip>

외국어 학습코치(성격유형별)되기

외국어 학습코치란 개인별 맞춤형 외국어 마스터 전략수립을 돕는다. 어떤 동기와 목적이 있는지 내면을 살피고 적절한 학습 언어와 방법을 선택하게 한다. 성격유형에 맞는 학습법 발굴과 효과적인 목표 달성을 지원한다. 시간, 비용, 경험, 노하우 등 자신의 외국어 학습 자원을 찾아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로드맵을 제시한다.

외국어 학습코치들은 관련 협회나 강사 운영기관 등에 소속해 활동할 수 있다. 외국어 학습자 개인, 학원이나 교육기관 부속 코칭서비스, 자체 외국어 관련자 모임운영 등을 통해 코칭 수요를 발굴하고 종합적인 학습활동 지원 및 진로개발을 도울 수 있다.

이밖에도, 온-오프라인 특수 주제별 외국어강사, 외국어활용 코디네이터, 개인 맞춤형 학습콘텐츠 제작자 등 다양한 창직 아이템 개발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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